聖 찰리 채플린

- 황지우

영화 <모던 타임즈> 끝 장면에서 우리의 ‘무죄한 희생자’,
찰리 채플린이 길가에서 신발끈을 다시 묶으면서, 그리고
특유의 슬픈 얼굴로 씩 웃으면서 애인에게
“그렇지만 죽는다고는 말하지마!”하고 말할 때
나는 또 소갈머리 없이 울었지

내 거지 근성 때문인지도 몰라; 나는 너의 그 말 한마디에
굶주려 있었단 말야:
“너, 요즘 뭐 먹고 사냐?”고 물어 주는 거


*

누군가 작은 관심만 가져주어도 온 신경이 다 곤두서는 것은 알량한 자존심이 마음 속까지 치장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누군가를 속일 수는 있어도 나를 속이지 못하는 것은 마음이 너무 악한 까닭입니다. 눈이 맑고 순수한 사람을 보면 마음은 편해지지만 그 뒤켠에 두려움이 드는 까닭은 그대의 눈동자가 거울같아서 일겁니다.

"너, 요즘 뭐 먹고 사냐?" 이 한 마디에 속절없이 무너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작은 관심만으로도 나는 그렇게 속절없습니다. 마음 참 많이 무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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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