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우(鬪牛)처럼
Como el toro


- 미겔 에르난데스(Miguel Hernandez)


투우(鬪牛)처럼 죽음과 고통을 위해
나는 태어났습니다.
투우처럼 옆구리에는 지옥의 칼자국이 찍혀 있고
서혜부에는 열매로 남성(男性)이 찍혀 있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이내 가슴 전부는
투우처럼 보잘 것 없어지고
입맞춤의 얼굴에 반해서
그대 사랑 얻기 위해 싸우겠습니다.

투우처럼 나는 징벌 안에서 자라나고,
혀를 가슴에 적시고
소리 나는 바람을 목에 걸고 있습니다.

투우처럼 나는 그대를 쫓고 또 쫓습니다.
그대는 내 바램을 한 자루 칼에 맡깁니다.
조롱당한 투우처럼, 투우처럼.


출처 : 미겔 에르난데스, 양파의 자장가, 솔

*

"라틴" 하면 어째서 먼저 '태양'이 떠오르는 걸까.
그 뜨거움이 먼저 내 몸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걸까.
그 모든 것이 뜨거울까.

그 이유를 나는 이 시에서 본다.
"그대 사랑 얻기 위해" 싸우겠다는 남자.
"징벌 안에서 자라나", "소리나는 바람을 목에 걸고 있"는 남자.

그 모든 걸 조롱당한 투우처럼,
어쩌면 '조롱'보다는 '농락'이란 말이 더 적합한 번역일 것처럼 보이는
바로 그 조롱당한 투우처럼 자신의 이 모든 소망을
당신 손에 들린 한 자루 칼에 걸 수 있는
.....................
이 모든 게 뜨겁다, 뜨겁다, 뜨겁다 말고 달리 무슨 표현을 찾을 수 있을까.

미겔 에르난데스는 스페인 시인이다.
스페인 내전 때 프랑코의 파시스트 군에 저항한 시인이지요.
그는 결국 사랑하는 이들을 남겨두고 알라칸테의 옥중에서 병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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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