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의 사랑

- 김경미

똥 빼고 머리 떼고 먹을 것 하나 없는 잔멸치
누르면 아무데서나 물 나오는
친수성
너무 오랫동안 슬픔을 자초한 죄
뼈째 다 먹을 수 있는 사랑이 어디 흔하랴

* 요 근자 들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성 시인은 김경미...
시는 '묘사'라고 배웠지만, 시의 묘미 중 하나는 분명 '진술'.
진술이야말로 시의 진경이기도 하다.
다만, 조심할 것 한 가지는 '진술하되 진부하지 않을 것!'

"뼈째 다 먹을 수 있는 사랑이 어디 흔하랴"

어디 멸치 같은 사랑만 그러하랴.
사랑이라 이름 붙은 것들은 죄다 그 모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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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