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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CY/Tempus Edax Rerum

살아가야 할 이유(why) "살아가야 할 이유(why)가 있는 사람은 어떠한 방식(how)에도 견딜 수 있다." - 빅터 프랭클 나는 극한의 상황에 처했던 인간들이 남긴 수기(혹은 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이다. 인간이 남긴 대부분의 이야기는 한 인간(평범한 영웅들)이 원하지도, 예기치도 않았던 고난을 겪지만 결국 살아남아 집(?)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우리가 바라는 건 결국 거창한 유토피아가 아니라 지독하게 평범한 일상, 살림살이가 있을 자리에 정돈되어 있고, 가족이 모이는 저녁 나절의 밥상머리다. 이건 일상의 지극히 평범한 나사 하나가 빠지는 순간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교훈이다. 남의 고통을 즐긴다는 오해를 무릅쓴 더러운 유미주의자의 입장에서 히말라야나 안데스의 조난자들의 이야기나 나치 치하 유대인수용소에서 .. 더보기
다마스와 라보에 대한 단상 친구가 운전하는 다마스를 타고 함께 한계령을 넘어 놀러갔던 추억도 있고, 언젠가 이 차를 구입해서 조그만 일인용 캠핑카로 개조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는데 단종된다니 아쉽다.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가 올해말 단종되는데 지금까지 이 차량들을 이용해 먹고 살던 영세상공인들의 대안은 앞으로 오토바이 또는 농기계로 분류되어 도심운행에 제약이 있는 이른바 사발이 오토바이 정도 말고는 없다는 뜻이 된다. 울며 겨자먹기로 이런 류의 장비를 운용해야 하는 영세상인들(예를 들어 세탁소 같은)이 비바람은 물론 폭서와 한파를 고스란히 온 몸으로 견뎌야 한다는 뜻이라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가 이른바 환경오염을 줄여주는 매연저감장치 장착비용 때문에 단종시킨다는 명분도 문제다. 매연저감장치를 .. 더보기
送舊迎新(from 2012 to 2013) 다사다난했다는 말은 너무 진부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입장에서 되돌아보면 언제나 이 말 이상의 말을 찾기가 참 어렵더군요. 지난 한 해 모자라고 서툰 사람의 글을 찾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새해에는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더보기
김동춘 - (서평: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이토록 탁월한 자본주의 문명사 이 선정한 올해의 책(사회과학 부문) :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이토록 탁월한 자본주의 문명사 김동춘(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이 책은 재미있고 유익하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먹을거리, 탈거리, 입을 거리, 즐길 거리에서부터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 미디어, 광고, 여론조사, 애니메이션을 거쳐 전쟁에서 사용되는 총, 21세기 문명의 필수품인 석유, 여행 시 반드시 들르게 되는 호텔, 섹스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을 지탱하게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일상을 지배하게 되었는지를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책이다. 1913년 포드 자동차 공장(위). 헨리 포드(위 오른쪽)는 벨트 컨베이어를 이용해 생산성을 높였다. 이 책이 매우 흥미로운 이유는 오늘 우리 생활에서 극.. 더보기
2012년에 출판된 주목할 만한 중국관계서적들 요 근래에 들어서야 우리나라에서 비로소 '중국학'이 시작된 기분이 든다. 중국 혹은 중국학의 시작의 기점을 어디로 잡아야 할까에 대해 나는 이 분야에 대한 배움이 부족한 사람이라 쉽게 말하긴 어렵지만 아직 중국이 중공이던 시절인 1977년 리영희 선생이 엮은 "8억인과의 대화"를 말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잘 모르는 분들은 이 책을 리영희 선생이 쓴 것으로 아는데 이 책은 라티모어, 갈브레이스, 솔즈베리, 테릴, 뮈르달 등 당대의 석학들이 쓴 것을 리영희 선생이 편역해 옮긴 책이다.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문화대혁명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를 비롯해 비판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 아니라 중공만 존재하던 시절, 이 책이 던진 충격은 엄청났다. 반공이데올로기를 넘어 중국을 좀더 객관적으로(보는.. 더보기
분노와 비탄의 언어를 틀어 막지마 EBS 다큐멘터리 '킹메이커'의 2부 제목은 '중도층은 중간에 있지 않다'였다. 좌와 우는 물론, 스스로를 중도로 분류하는 유권자들조차 사안별로 자신의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 좌와 우를 넘나드는 선택을 하지만 통계의 착시효과로 인해 중간층으로 비쳐질 뿐이라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는 자신도 '리버럴'에 속하며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 진영논리를 윤리와 혼돈하지 말라며 비판하는 태도 역시 그들이 비판하는 계몽적인 태도와 양비론의 다양한 변주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흔히 진보진영의 계몽적인 태도, 물론 일부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대중을 가르치려 하는(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50-60세대를 저주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선 못마땅하지만 .. 더보기
2012년 대선을 치른 우울한 소회 내가 태어났을 때 대통령은 박정희였고, 내 딸이 태어나고 치른 첫 번째 선거에서 대통령은 박근혜가 되었다. 사실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혈육이 대를 이어 통치자가 되는 것을 이상한(또는 비정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것은 극히 짧은 한 순간이다. 그것을 한반도의 역사로 치환해보면 그 역사는 더욱 더 짧아진다. 2012년 대선을 분석하기에 지금은 너무 이른 시간이지만 몇 가지 지점은 고민스럽다. 우선 나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당선인으로 신분이 바뀌는 상황은 극한의 독재 상황을 겪고 민주화한 공화국이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시선의 한 지점에는 한국이 제3세계(식민 독재를 경험하고 이후 근대화를 추진한 나라) 국가의 외부에 존재한다는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이 작동하는 것.. 더보기
소멸을 꿈꾸는 글쟁이의 삶 - 사진은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직후 연평도에서 만난 눈웃음이 장난 아니었던 멍멍양 ^^ 페이스북은 사람들에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묻는다. 궁금해서 묻는 것도 뭐라고 할 말도 없지만 아무 생각 없는 내게도 생각을 강요하는 측면은 있다. 내가 이른바 매문(賣文)을 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더라? 돌이켜 생각하기도 어려울 만큼 오래된 일도 아닐 텐데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스스로 마음에 염을 세우긴 내 나이 서른이 되기 전엔 결코 내 글을 돈받고 파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었고, 지금은 저 세상 사람이 된 출판평론가 최성일 선생이 출판저널 근무할 때 첫 청탁을 받았던 것이니 제법 오래 전 일이긴 하다. 어쨌든 잘해야 1년에 한두 번이던 것이 1년에 서너 번이 되고, 그것이 언젠가.. 더보기
먼 세월, 먼 세상을 거쳐 다시 내 손에 돌아온 유리병편지 누군가에게 나는 잘 알 수 없는, 유명하지 않은, 따라서 신뢰할 수 없는 저자일 텐데 누군가는 먼저 내 책의 제목에 이끌려서 내 책을 읽었을 테고, 누군가는 개인적 필요에 따라 내 책을 읽었을 게다. 책을 내면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독자의 서평이다. 어쩌면 책이란 미지의 상대에게 띄우는 '유리병편지'이고, 나는 그 '유리병편지'가 언젠가 먼 세월, 먼 세상을 거쳐 다시 내 손에 돌아오길 희망한다. 그리고 이렇게 돌아온 흔적을 내 몸의 일부처럼 반갑게 맞이한다. http://www.garosoogilbooks.com/?p=2086 더보기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언론보도스크랩)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전성원, 인물과사상사(2012)- (언론보도 스크랩) (한국일보) 01. 제민일보(2012년 08월 17일, 금) - 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292906 02. 경향신문(2012년 08월 17일, 금) : 고영득 기자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8171924025&code=900308 03. 한겨레(2012년 08월 17일, 금) : 권귀순 기자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47598.html 04. 한국일보(2012년 08월 17일, 금) : 채지은 기자 - http://n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