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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사회과학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지은이) / 한겨레신문사/ 2004년 종군기자와 전선기자의 차이 처음엔 그저 "정문태 선생"이라고 하자. 내가 처음 그를 불렀던 호칭이 그러했으니 리뷰를 올린다 하더라도 역시 처음 불렀던 호칭 "선생"을 빼는 것도 이상할 듯 싶다. 나는 그와 몇 년 전 전화통화로 그리고, 이 메일을 통해 만난 적이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지면에 특집으로 "전쟁없는 21세기를 위하여"를 기획하며 그의 글을 싣고자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의 사진들과 그에 담긴 사연을 글로 적는 일종의 "포토에세이" 형태의 글로 급하게 전환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정문태 선생의 깐깐함이랄까, 고집스러움이라는 일종의 자기 검열 덕에 일하기는 힘들었지만 마음은 한껏 고양되는 경험을 했다. "포토에세이"라 하면 자동 연상되는 사진작가는 유진 스미스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더보기
폴 조아니데스 - Sex - Guide to Getting it on/ 다리미디어(2004) Sex - Guide to Getting it on / 폴 조아니데스 지음, 대릭 그뢰스 시니어 삽화, 이명희 옮김 / 다리미디어 / 2004년 7월 바람구두, 섹스책을 사다.... 내가 어쩌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기억이 안 난다. 분명 이 책은 나온지 아직 한 달도 채 안 된 따끈한 책인 걸로 봐서 어딘가 신문 서평을 읽었거나 할지도 모르겠다. 분명 그럴 텐데 기억이 안 난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어쩌면 섹스책이라서 나 스스로 아, 이런 걸 읽어도 될까 하는 묵시가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거다. 게다가 이 책은 내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책도 아니고, 아내가 서점에 나갔다가 "뭐 읽고 싶은 책 없어?"하는 뜻밖의 제의를 받은 덕이다(참고로 울 마눌은 내게 용돈 말.. 더보기
최장집 -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2002)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 폴리테이아 총서 1/ 최장집/ 후마니타스(2002년) 교수, 지식인 최장집 선생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불행히도 그의 학문적 업적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불행이다. 그는 지난 김대중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위원에 위촉된 뒤 일부 보수 언론과 여론에 떠밀려 때 아닌 사상검증 열풍에 시달렸다. 과연 최장집 선생은 그런 사상검증을 받아야 할 만큼 위험한 지식인이었던가? 최소한 내가 알고 접해본 그의 저서들에서 사상 검증의 필요성을 느끼게 할 만한 대목은 없었다. 오히려 좌측에 서 있는 지식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는 너무나 온건한 지식인이다. 그런데도 그는 사상 검증이라는 말도 안되는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어.. 더보기
기시다 슈 - 성은 환상이다/ 이학사/ 2000 성은 환상이다/ 기시다 슈 지음, 박규태 옮김 / 이학사 / 2000년 11월 가끔 성에 관한 무수한 담론들을 접할 때마다, 보다 정직하게 말해 20세기를 '미국의 세기', '이념의 세기', '대중의 세기'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보다 본질적으로 말하자면 20세기는 누가 뭐래도 '성의 세기'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20세기 자본주의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이 세기에, '자본주의 체제가 획득한 성의 습속' 역시 에이즈 전파 속도처럼 전세계를 평정하고 있다. 그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 성은 일상의 이면에서 표면으로 떠올랐고, 말초적인 성(sex)으로부터 학문적인 접근 방식의 성에 이르기 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담론들이 있다. 그럼에도 성담론은 여전히 일반인의 접근을 가로막는 형태(말초적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