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지은이) / 한겨레신문사/ 2004년 종군기자와 전선기자의 차이 처음엔 그저 "정문태 선생"이라고 하자. 내가 처음 그를 불렀던 호칭이 그러했으니 리뷰를 올린다 하더라도 역시 처음 불렀던 호칭 "선생"을 빼는 것도 이상할 듯 싶다. 나는 그와 몇 년 전 전화통화로 그리고, 이 메일을 통해 만난 적이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지면에 특집으로 "전쟁없는 21세기를 위하여"를 기획하며 그의 글을 싣고자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의 사진들과 그에 담긴 사연을 글로 적는 일종의 "포토에세이" 형태의 글로 급하게 전환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정문태 선생의 깐깐함이랄까, 고집스러움이라는 일종의 자기 검열 덕에 일하기는 힘들었지만 마음은 한껏 고양되는 경험을 했다. "포토에세이"라 하면 자동 연상되는 사진작가는 유진 스미스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더보기
안나 피엔버그 -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 사회복지와 연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배척의 원리는 자유롭게 사귀도록 내 버려둔다면 타락할지도 모를 사람들에게만 적용된다. - 알란 튜링 영국에서 태어나 세 살 때 호주(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한 "안나 피엔버그(Anne Fienberg)"는 이 책을 통해 "남과 구분되는 한 아이"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세기 말엽을 거치며 우리 사회는 연대(solidarity)의식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한다. 그 결과 수많은 시민단체들의 이름에 "XX연대"란 말이 사용되고 있다. 걔중에는 연대란 말의 본디 의미도 모르는 체 그저 유행하는 데로 가져다 붙인 이름들도 많다. 이 책의 주인공 헥토르는 화산이 폭발할 때 '펑'하고 세상에 던져진 아이다. 당연하게도 이 아이에겐 부모가 없다... 더보기
폴 조아니데스 - Sex - Guide to Getting it on/ 다리미디어(2004) Sex - Guide to Getting it on / 폴 조아니데스 지음, 대릭 그뢰스 시니어 삽화, 이명희 옮김 / 다리미디어 / 2004년 7월 바람구두, 섹스책을 사다.... 내가 어쩌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기억이 안 난다. 분명 이 책은 나온지 아직 한 달도 채 안 된 따끈한 책인 걸로 봐서 어딘가 신문 서평을 읽었거나 할지도 모르겠다. 분명 그럴 텐데 기억이 안 난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어쩌면 섹스책이라서 나 스스로 아, 이런 걸 읽어도 될까 하는 묵시가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거다. 게다가 이 책은 내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책도 아니고, 아내가 서점에 나갔다가 "뭐 읽고 싶은 책 없어?"하는 뜻밖의 제의를 받은 덕이다(참고로 울 마눌은 내게 용돈 말.. 더보기
제임스 트위첼 - 욕망, 광고, 소비의 문화사/청년사(2001년) 욕망, 광고, 소비의 문화사/ 제임스 트위첼 지음, 김철호 옮김 / 청년사 / 2001년 10월 1. 광고 - 범죄의 재구성 혹은 당의정?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그런 경험들 - 자신의 인생이 어느 사건, 혹은 순간을 계기로 극적인 전환을 거쳐 질적인 변화에 이르는 - 을 하게 된다. 어떤 맥락에서 보든 나 역시 내 삶의 이력을 때로 매우 극적으로 변환시킨 계기가 되었던 몇몇 사건들을 경험했다. 그 중 몇 가지는 이런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년간 막노동꾼으로 건축현장의 거의 전 분야, 가령 목수로 시작해서 미장이, 벽돌공, 방수공사 일꾼을 전전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대학생이 되었던 것, 대학을 졸업하고 모 광고회사에서 대리까지 승진했다가 어느날 갑자기 때려치우고 지방의 모 시민문화단체로 업종을 전환한 .. 더보기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2009) 나는 SF영화와 좀비물, 그리고 epic(서사시)류의 영화들을 특히 좋아하는 편이다. 긴 글 읽기와 긴 글 쓰기를 선호하는 사람답게 영화도 시리즈물로 계속되길 바란다. 세헤라자데(이야기꾼)에게 매료당한 아라비아의 군주(독자)처럼 천일동안 읽어도 읽어도 물리지 않는 네버엔딩스토리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취향이므로 당연히 "스타워즈", "에일리언", "터미네이터",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같은 영화들은 모두 DVD로 소장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런 영화들은 되도록 극장에서도 보려고 한다. 이번에 개봉된 "T4" 역시 개봉 당일 극장에서 심야영화로 보았다. 영화 감상도 주로 집에서 DVD로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rewind' 기능 때문에) 나의 영화감상 스타일상 웬만한 영화가 아니면 굳이 .. 더보기
필리파 피어스 - 아주 작은 개 치키티토 아주 작은 개 치키티토/ 필리파 피어스 지음, 앤터니 메이틀런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시공주니어문고 3단계 20/ 1999년 나는 를 읽고 라는 장현수 감독의 영화가 생각났다. 젊은 날의 배종옥,정보석,강석우가 주연을 맡았던 이 영화는 어두운 뒷골목 생활을 배경으로 그려진 영화의 한 전형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세상에 대한 저주와 증오로 똘똘뭉친 물새(정보석), 잃어버린 과거와 절박한 현실 속에서 독기와 위악이라는 갈등과 내면의 모순을 해결할 길 없는 지숙(배종옥), 생활의 여유 속에 자부심 강한 정민(강석우)라는 전형적인 삼각구도의 틀 속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그리고 몇몇 대사는 나에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것이기도 했다. 정민과의 .. 더보기
이명석 -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편력기/ 홍디자인/ 1999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편력기 / 홍디자인 / 1999년 가끔 TV식, 비디오식 영화작명 법을 보면 유명 배우의 이름을 앞에 들이대면서 "누구누구의 어쩌구"하는 제목의 작품들이 있는데, 이런 제목의 영화는 십중팔구는 개판이었다. 오죽 내용에 자신이 없으면 그런 식의 작명법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 했겠는가? 그런 점에서 는 그런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의혹으로부터 행복한 경계 긋기에 성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이 책은 제목으로부터 책 내용에 대한 절반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이명석"이라는 한 개인의 만화읽기에 관한 책이며, 다른 어느 나라도 아닌 세계최대의 만화왕국 일본의 만화에 대한 것이다. 이제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가 유.. 더보기
조홍섭 옮겨엮음 - 현대의 과학기술과 인간해방/ 한길사 / 1984년 1월 현대의 과학기술과 인간해방 조홍섭 옮겨엮음 / 한길사 / 1984년 1월 조홍섭 선생이 옮기고 엮은 이 책 "현대의 과학기술과 인간해방"은 지금의 세태로 보면 다소 촌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는 "민중을 위한 과학기술론"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이 처음 나온 것이 지난 1984년의 일임을 상기해보면 촌스럽다고 탓할 일은 아니다. 이전에도 첨단을 달리는 과학기술에 대한 시민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단 생각을 계속 해왔으나 최근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소동을 겪으며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탓할 것이 아니라 나 자신부터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음을 절감하게 되었다. 내 아는 어떤 이는 황우석 박사 덕분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온국민들이 오랫동안 손놓아왔던 생물 공부는 이참에 충분하게 했으니 그것만은 황우석 박.. 더보기
카트린 칼바이트 - 20세기 여인들 : 성상, 우상, 신화 20세기 여인들 - 성상, 우상, 신화/ 카트린 칼바이트 지음, 장혜경 옮김/ 여성신문사/ 2001년 아마도 이 책 "20세기 여인들"은 책이 나오자마자 구해서 읽었던 것 같다. 독일의 여성 저널리스트 카트린 칼바이트를 비롯해 11명의 작가가 선정하고 집필한 20세기를 살아간 55인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55명의 여성을 다루다 보니 그 분야가 정치, 정치, 페미니즘, 문학, 영화, 예술, 스포츠를 비롯한 폭넓은 것이 되었다. 총 11개로 분류된 분야별 여성 중에서 엄밀하게 말하면 사람이 아닌 존재들도 끼어 있는 것이 이채로왔다. 나는 그 분류가 이 책이 의도하고는 특별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별도로 소개해보자면, 그것은 남근 중심 사회의 창조된 여성성을 대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것들을 한데 묶.. 더보기
김봉석, 김의찬 - 18禁의 세계(씨엔씨미디어, 2000년) 18禁의 세계 김봉석, 김의찬 지음 / 씨엔씨미디어 / 2000년 3월 이 책에 대해 리뷰를 한 번 써보리라 마음 먹은 건 상당히 오래전 일인데, 생각보다 책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 책의 제목을 "13금의 세계"로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어제 저녁에도 다시 붙잡고 읽었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에도 이 책을 검색할 때 "13금의 세계"로 했으니 쉽사리 찾아질리가 없다. 어쩌면 은연 중에 나는 "18금"을 좀더 낮춰 13금만 존재하는 세계에 살고 싶은 건 아닐까? TV를 시청하다보면 종종 나이제한 표시들을 볼 수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시청대상이나 관람대상을 제한하는 방식의 나이별 등급이 있는데,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보호하려는 이유에서라고들 한다. 이 책은 그러니까 보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