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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3 장영수 - 自己 自身에 쓰는 詩 (1)
  2. 2010.11.12 김형영 - 갈매기
自己 自身에 쓰는 詩


- 장영수


참회는 젊은이의 것이 아닌 것.
죽음은 젊은이의 것이 아닌 것.
젊은 시절엔 살아가고 있는 것이 이미,
있는 세상에 대해 죄악인 여러 날들이
지나가고.

그것은 대개 이 세상 손 안의
하룻 밤의 꿈. 하루 낮의 춤.
그러나 살게 하라. 살아가게 하라.
<젊은 시절을 너는 美化, 美化만 한다>고
말하는 세상에 대해 조금씩 깨어나며
살아가게 하라.


<장영수, 메이비, 문학과지성시인선11, 문학과지성, 1985>

*

시인은 참회는, 죽음은 젊은이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얼마 전 한 젊은이의 죽음을 보았다.
나와 동갑내기 청년이었다. 나는 내가 늙었다고 생각해왔는데, 그의 죽음을 보고 치밀어오르는 분노 혹은 슬픔의 켜켜이 쌓인 두께를 가늠하면서 아직 내가 젊다는 사실을 알았다.

살아가고 있는 것이 이미 죄악인 세상이다.
그렇게 치욕적인 여러 날들이 흘러간다.
가늠할 수 없는 국가라는 긴 함정의 행렬에서 무수한 부비 트랩 사이를 건너야만 우리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리하여 간신히 평온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한국전쟁에서, 4.19에서, 긴급조치에서, 5.18광주에서 국가는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다. 아, 사랑하는 조국! 그대는 나에게 총부리를 겨눈다. 그러나 나는 내 젊은 시절을 미화해야 평범한 국민이 되는가.

말하는 세상에 대해
그대가 말하라.
말하는 세상에 대해
그대가 말하라.
아니다. 이건 아니다.
아니다. 이건 아니라고
그대가 말하라.

조금씩 깨어나며 살아가다오.
이 무참한 세상에 대해........
이 무심한 세상에 대해........
제발, 아니라고 말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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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
갈매기

- 김형영(金炯榮)

새빨간 하늘 아래
이른 봄 아침
바다에 목을 감고
죽은 갈매기


*



지역이 지역인만큼 가끔 아파트 옆 더러운 개천가 담벼락 위에 앉아 있는 갈매기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냥 이 시를 읽고 나도 모르게 약간 서글퍼지면서 그렇게 비오는 날 더러운 김이 무럭무럭 오르는 개천가에 앉아 있는 갈매기가 떠 올랐다. 갈매기 깃털은 왜 더러워지지도 않고, 그런 순백으로 빛나는 건지 말이다.

그래서 시인의 갈매기는 "바다에 목을 감고" 죽나보다.
순백으로 빛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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