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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13 켄트 M. 키스 - 그럼에도 불구하고(The Paradoxical Commandments)

그럼에도 불구하고(The Paradoxical Commandments)


- 켄트 M. 키스
(Kent M. Keith, 1949~  )


사람들은 때로 분별이 없고

비논리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사랑하라.


당신이 선을 행할 때도 사람들은

이기적인 의도가 숨겨져 있을 거라고 비난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행하라.


당신이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거짓 친구와 진정한 적을 얻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라.


당신이 오늘 행한 좋은 일은

내일이면 잊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라.


당신의 솔직함과 정직으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하고 정직하라.


가장 위대한 이상을 품은 가장 위대한 사람도

가장 악랄한 소인배에 의해 쓰러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꿈을 품어라.


사람들은 약자에게 동정을 베풀면서도

강자만을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약자를 위해 싸워라.


당신이 몇 년에 걸쳐 공들여 이룩한 것을

누군가 하루밤새 무너뜨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이룩하라.


사람들은 진정으로 도움을 원하지만

막상 도움을 주어도 고마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도와라.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을 내주어도

세상의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The Paradoxical Commandments


by Dr. Kent M. Keith


People are illogical, unreasonable, and self-centered.

Love them anyway.


If you do good, people will accuse you of selfish ulterior motives.

Do good anyway.


If you are successful, you will win false friends and true enemies.

Succeed anyway.


The good you do today will be forgotten tomorrow.

Do good anyway.


Honesty and frankness make you vulnerable.

Be honest and frank anyway.


The biggest men and women with the biggest ideas can be shot down by the smallest men and women with the smallest minds.

Think big anyway.


People favor underdogs but follow only top dogs.

Fight for a few underdogs anyway.


What you spend years building may be destroyed overnight.

Build anyway.


People really need help but may attack you if you do help them.

Help people anyway.


Give the world the best you have and you'll get kicked in the teeth.

Give the world the best you have anyway.


*

인도 캘커타의 마더 테레사 본부에는 미국의 켄트 M. 키스의 이 시(詩)가 붙어 있다고 한다. 국내에 이 시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류시화 시인을 비롯한 인도에 대해 친근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적극적인 소개에 힘입은 바가 크다. 간혹 테레사 수녀의 시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이 시는 미국 정부의 관료 출신이었던 시인 켄트 M. 키스가 나름대로 리더십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한 바를 압축해둔 일종의 계명이다.


“The Paradoxical Commandments”란 말을 고스란히 옮겨보면 "역설적 명령"이라 할 수 있다. 그가 관료 출신의 미국인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그가 이 시로 인기를 얻은 뒤 자기계발을 위한 인기강연자가 되어 같은 제명의 책을 냈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앞선 시의 번역은 내 것으로 당연히 류시화 시인의 번역이 더 유려하고, 감동적이긴 하지만 본래의 시에는 없는 구절도 들어 있고 조금씩 의역하는 과정에서 뉘앙스가 달라진 부분들이 있어 원문을 구해 다시 옮겨보았다. 참고로 류시화 시인의 번역에 의한 시를 옮겨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류시화


사람들은 때로 믿을 수 없고, 앞뒤가 맞지 않고

자기중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용서하라.


당신이 친절을 베풀면

사람들은 당신에게 숨은 의도가 있다고 비난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을 베풀라.


당신이 어떤 일에 성공하면

몇 명의 가짜 친구와 몇 명의 진짜 적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라.


당신이 정직하고 솔직하면 상처받기 쉬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고 솔직하라.


오늘 당신이 하는 좋은 일이

내일이면 잊혀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라.


가장 위대한 생각을 갖고 있는 가장 위대한 사람일지라도

가장 작은 생각을 가진 작은 사람들의 총에 쓰러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생각을 하라.


사람들은 약자에게 동정을 베풀면서도 강자만을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약자를 위해 싸우라.


당신이 몇 년을 걸려 세운 것이

하룻밤 사이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라.


당신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발견하면

사람들은 질투를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롭고 행복하라.


당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세상과 나누라.

언제나 부족해 보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라



사실, 켄트 M. 키스의 저 글귀는 감리교파를 창시한 요한 웨슬리의 선언적 글귀와 통하는 바가 있다. 개인적으론 키스의 장황한 말(어찌보면 시라고 하기엔 좀 그런)보다 더 압축적이라 좀더 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선을 행하라.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가능한 모든 장소에서,
가능한 모든 때에,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순간까지


Do all the good you can,

By all the means you can,
In all the ways you can,
In all the places you can,
At all the times you can,
To all the people you can,
As long as ever you can.

- 요한 웨슬리(1703-1791)



켄트 M. 키스와 요한 웨슬리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엇보다 강한 실천에 대한 주장이다. 웨슬리에 비해 켄트 M. 키스의 주장이 더 졸렬해 보이는 까닭은 물론 그가 웨슬리와 달리 현실주의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켄트 M. 키스의 시 "The Paradoxical Commandments"에 나오는 "사람들" 즉 "People"은 그의 시에도 등장하듯 "분별이 없고 비논리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로, 다시 말해 우리가 흔히 '고급과 저급', '리더(엘리트)와 대중'으로 구분할 때의 그 '사람들(mass)'이다. 켄트 M. 키스가 하고 있는 말들은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지만 그의 시가 어딘가 모르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까닭은 그가 교훈을 전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내가 아니라 다시 말해 '사람들'이 아니라 '리더(엘리트)'이거나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당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켄트 M. 키스는 이 시의 청자들이 옳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불편하다.


그가 말하는 그 사람은 '선을 행할 때도 사람들에게 이기적인 의도가 있을지 모른다고 오해받는 존재', '좋은 결과를 얻으면 시기받는 존재', '과거에 좋은 일을 한 적이 있지만 그 공적은 잊혀진 존재', '솔직하고 정직하지만 그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는 존재', '위대한 이상을 품었음에도 악랄한 소인배에 의해 공격받는 존재', '자신이 소수의 약자를 위해 싸운다고 믿는 존재', '도움을 바라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만 고마워하지 않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존재', '최선을 다해도 비난 받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켄트 M. 키스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든다기 보다 가장 좋은 예라고 생각이 들어 굳이 이야기하자면 시인의 주장에 가장 근접한 대상은 어쩌면 '미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미국인들 스스로 생각하는 '세계 속의 미국'에 대한 이미지로서 말이다.


켄트 M. 키스와 웨슬리의 선언적인 경구에는 모두 ‘선하다’,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정언명령이 뒤따른다.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정언명령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추구해야 할 당연한 과제이지만 문제는 우리가 그 '선함(Good)'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선(Good)”이 과연 무언지 알아야만 한다는 전제가 있다. 선언의 매력은 단순함과 추상성에 있지만 현실은 언제나 디테일하기 때문이다. 국제관계와 사회에서 '평화'와 '인권'이 그러하듯 개인간의 관계에서도 '사랑'과 '자비'가 언제나 선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나 '인권', '자유'와 '평등'이 세상 모든 분쟁과 전쟁의 표면적인 원인이듯 세상의 모든 악은 언제나 선의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세상살이가 선과 악의 단순이분법으로 구분되기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판단이 항상 옳을 수도 없다.


그래서 '꾸란'의 선지자는 그 어떤 자비보다 더 중한 것은 겸손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른다. 공자, 역시 가장 중요한 미덕은 '겸양'이라 했는데, 누군가 공자에게 만약 평생 동안 한 마디만을 새겨야 한다면 어떤 말이냐는 물음에 그는 "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 했다. 풀어보면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말 속에 내포된 뜻이야 여러 가지이지만 요약해보면 '자기 반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란 것이다. 나는 이 두 가지 미덕이 인간 관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공자는 '자아'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타아'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다. 불교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하여 '자아'중심적인 '주관'주의라면 공자는 '객관'을 추구한다. 공자가 이야기한 겸양이란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켄트 M. 키스의 시를 읽으며 문득 '바르게 산다는 것'과 '겸손' 사이에 발생하는 '긴장(tension)'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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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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