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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4 세계 500대 브랜드 사전 - 토리 차르토프스키

세계 500대 브랜드 사전 
(Die 500 bekanntesten Marken der Welt, 2004)
- 토리 차르토프스키 | 박희라 옮김 | 더난출판사(2006)



혜화동 대학로로 나와요 장미빛 인생 알아요 왜 학림다방 쪽 몰라요 그럼 어디 알아요 파랑새 극장 거기 말고 바탕골소극장 거기는 길바닥에서 기다려야 하니까 들어가서 기다릴 수 있는 곳 아 바로 그 앞 알파포스타칼라나 그 옆 버드하우스 몰라 그럼 대체 어딜 아는 거요 거 간판좀 보고 다니쇼 할 수 없지 그렇다면 오감도 위 옥스퍼드와 슈만과 클라라 사이 골목에 있는 소금창고 겨울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라는 카페 생긴 골목 그러니까 소리창고 쪽으로 샹베르샤유 스카이파크 밑 파리 크라상과 호프 시티 건너편요 또 모른다고 어떻게 다 몰라요 반체제인산가 그럼 지난번 만났던 성대 앞 포트폴리오 어디요 비어 시티 거긴 또 어떻게 알아 좋아요 그럼 비어 시티 OK 비어시티... 


함민복, 자본주의의 약속, <전문> 

함민복의 시 <자본주의의 약속>은 자본주의 시대의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서민들의 삶 속에 자본주의란 체제가 얼마나 깊숙이 침윤해 들어와 있는지 각종 상호와 브랜드(Brand)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잘 보여주고 있다. '브랜드 파워'니, '국가 브랜드'니 해서 요즘 어딜 가든 '브랜드'란 말을 듣는다. 위키백과에는 "브랜드(Brand)는 어떤 경제적인 생산자를 구별하는 지각된 이미지와 경험의 집합이며 보다 좁게는 어떤 상품이나 회사를 나타내는 상표, 표지이다. 숫자, 글자, 글자체, 간략화된 이미지인 로고, 색상, 구호를 포함한다. 브랜드는 특히 기업의 무형자산으로 소비자와 시장에서 그 기업을 나타내는 가치를 나태낸다. 마케팅, 광고, 홍보, 제품 디자인 등에 직접 사용되며, 문화나 경제에 있어 현대의 산업소비 사회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라고 정의하고 있다.  

영화 <기사 윌리엄>에서는 평민 출신인 윌리엄이 기사들만 출전할 수 있는 마상 창시합에 참가하기 위해 가짜 귀족 행세를 하다가 들통이 나가 영국 왕의 특별한 혜택으로 결국 귀족 작위를 받는다는 해피 엔딩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취업을 위한 필수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른바 '스펙(spec)'을 채우기 위해 안간힘인데, 윌리엄 역시 마상창시합에 출전하기 위한 기초 스펙을 채우기 위해 반드시 '귀족'이란 스펙을 채워야만 했기 때문이다. <기사 윌리엄>은 14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 역사적 고증에 충실한 작품이라기 보다는 한 편의 경쾌한 팩션을 읽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여성이지만 갑옷 장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케이트(로라 프레이저)'가 윌리엄을 위해 만들어준 갑옷에 '나이키'를 연상시키는 로고를 각인하는 장면 등이 특히 그렇다. 

그렇다면 '상표(브랜드)'는 언제부터 생겼을까? 어떤 이들은 자신의 소유물인 가축에 낙인을 찍는 것이 브랜드의 시초라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가축의 낙인은 생산품(products)이란 의미가 아니라 소유물(property)의 개념이므로 브랜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다시 말해 브랜드란 소유물이 아닌 생산품의 표징이다. 1266년 영국에서 상표권과 관련한 최초의 법률이 정해졌는데, 상표가 보호해야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들어와서의 일이다.  

오늘날까지 청바지의 대명사인 '리바이스(Levis)'는 오랫동안 경쟁업체들이 자사 제품을 모방하는 통에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청바지(blue jeans)'는 미국의 황금광 시대, 광부들의 모직 바지가 쉽게 닮는 것에 착안한 '레비 스트라우스'가 돛과 포장마차 텐트 천으로 만든 바지가 청바지의 원조다. 하지만 대개의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처럼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청바지는 처음 만들어졌던 청바지의 천이 아니라 '데님'이란 천을 이용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입고 있는 청바지는 광부들이 입던 바지에 비해 부드럽고 잘 닳는다.  


어쨌거나 리바이스는 경쟁업체들의 모방을 따돌리기 위해 천을 데님으로 바꾸고, 인디고 염료를 이용하는 등 여러 궁리와 시도를 했지만 경쟁업체들은 리바이스를 따라했다. 결국 리바이스는 바지의 주머니에 구리 리벳을 박아 주머니를 고정시키는 기술에 특허를 냈고, 경쟁업체들은 더이상 리바이스의 기술을 흉내낼 수 없었다. 그러나 특허에는 시효가 있다. 리바이스의 구리 리벳 특허는 20세기가 되기 전에 이미 끝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청바지 회사도 생산량이나 매출실적에서 리바이스를 능가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특허에는 시효가 있지만 상표권에는 시효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브랜드(상표)가 지닌 진정한 힘은 시효 만료 없이 스스로가 만들어낸 브랜드의 가치, 파워에 따라 자본의 수익을 가능하게 만든다는데 있다. 토리 챠르토프스키가 지은
"세계500대 브랜드 사전"은 사실 매우 간단한 발상에서 출발한 책이다. 영문 알파벳에 따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500대 브랜드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말 그대로 브랜드 사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전'이란 필요한 사람의 실용성이란 측면에선 모든 책 가운데 으뜸이지만, 필요 없는 독자에게 이보다 지루한 책은 세상에 또 없는 법이다. 또 모름지기 사전이란 수록된 색인의 개수에 의해 좌우되는 법인데 세계에 브랜드가 어디 500개밖에 없겠는가? 그런 차원에서 생각하자면 이 책은 사전으로 읽기엔 색인이 너무 적고, 재미로 읽기엔 사전이라서 딱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세계 500대 브랜드 사전""현대인이 꼭 알아야 할 브랜드 이야기"란 부제에게 걸맞게 엄선된 500대 브랜드로 충실하게 채워져 있기 때문에 비록 이 책에서 다루고 있지 않은 몇몇 브랜드들로서는 아쉽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 수록된 브랜드들 중 어느 하나를 빼고 이 브랜드는 반드시 들어가줘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하기 어려울 만큼 높은 충실도를 보인다. 그렇다면 사전이 지닌 서술의 딱딱함이 문제가 되어야 하는데, 저자의 높은 공력 덕분인지 책을 모두 읽어내는데 하루의 시간도 필요치 않을 만큼 술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A: Adidas에서 Z: Zippo까지 이 책은 그 브랜드와 그 브랜드의 상품들이 어째서 세계 500대 브랜드 안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네슬레(Nestle)'의 경우, 이 브랜드가 어떻게 해서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1초당 약 3천 잔의 네스카페가 소비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되었는지 그 역사적 유래부터 현재에 이르는 과정을 사전이라는 분량의 한계 안에서 최대한 충실하게 담아낸다
(네슬레는 세계 최초로 인스탄트 커피를 상품화한 회사다). 내가 특히 재미있게 읽은 브랜드들은 Apple, Boeing, Chiquita, Citibank, CNN, De Beers, Diners Club, Disney, Dunlop, Esso, Ford, Gatorade, Google, Hilton, IBM, Intel, Jeep, Kalaschnikow(음, 왜 끝이 'w'로 표기된 거지? 독일어 표기라 그런듯), Levi's 등이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AMSUNG, LG, HYUNDAI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굳이 이런 책(경영이나 마케팅)을 읽어야 할까?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특히, 현대 사회를 소비 자본주의 사회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은(나를 포함해서) 이런 부류의 책들을 눈 아래로 깔고 보거나 과소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두 발을 땅에 딛고 세상을 보고자 한다면 최소한 자신이 비판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이름(브랜드) 정도는 알고 나설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의 필자가 소개하고 있는 'Chiquita(치키타)' 브랜드의 첫 단락을 살펴보자. 

이 유명하고 악명 높은 바나나기업만큼 기업의 역사 내내 악명을 떨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기업은 중부 아메리카에서 수십 년 동안 국가 안의 국가로 군림해왔다. 유나이티드 프루츠 컴퍼니United Fruits Company의 경영자들은 기업의 정책에 따라서 대통령을 권좌에 올려놓았다가 다시 끌어내리곤 했다. 그렇게 호의적이지못한 '바나나공화국'이라는 말은 유나이티드 프루츠의 일 처리 방식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중남미의 독재자들은 미국의 비호 아래 어떤 짓이든 저지를 수 있었다. 그러나 원주민들이 '녹색의 교황'이라고 불렀던 이 전지전능한 바나나 회사를 손봐주려고 할 때에는 그들도 불안감에 떨지 않을 수 없었다. 기업의 경영진 및 주주 중에는 앨런 덜레스(1953-1961년까지 CIA국장), 그의 형 존 포스터 덜레스(1953-1959년까지 미 국무장관) 같은 명망이 높은 일련의 고위 미국 정치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본문 88-89쪽> 

부끄럽지만 나는 유나이티드 프루츠 컴퍼니와 바나나 공화국에 대해 몇 차례의 글을 쓴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키타'가 이 기업의 브랜드인 줄 몰랐다. 혹시 '코스트코'나 다른 수입식품 매장에 갔을 때 중남미 전통 복장을 입고 있는 작은 소녀, 치키타를 발견하시거든 물품을 구매할 때 한 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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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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