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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정현종 - 말하지 않은 슬픔이 말하지 않은 슬픔이 - 정현종 말하지 않은 슬픔이 얼마나 많으냐 말하지 않은 분노는 얼마나 많으냐 들리지 않는 한숨은 또 얼마나 많으냐 그런 걸 자세히 헤아릴 수 있다면 지껄이는 모든 말들 지껄이는 모든 입들은 한결 견딜 만하리. * 정현종 시인의 이 시는 딱 요즘 내 맘 같다. "당신은 내게 평생 말해도 다 말할 수 없을 거야."라고 오래전 그 사람은 내게 말했었지. 그 말 앞에선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많은 말들을 당신에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대는 들어줄 수도 있는 사람이었겠지만 더이상 듣지 않겠노라는 그 완강한 선언 앞에 말은 시들어버렸다. 말하지 못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사이엔 도도한 강물이 흐른다. 넘어설 수 없는... 그 앞에도 여전히 나불대는 수많은 입들이 있을 것.. 더보기
정현종 -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정현종 그래 살아 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 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 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 "그래 살아 봐야지"란 의미심장한 독백으로 시작하는 은 '공'이 지닌 탄력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역전이 울림으로 다가온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는 1년에 한 차례씩 초등학생부터 어머니들까지 참가하는 전국백일장을 개최하고 있다. 백일장을 개최할 때마다 대략 5천에서 6천 명 정도되는 참가자들이 주어진 주제로 시나 산문을 작성하는데 내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수상.. 더보기
정현종 - 고통의 축제.2 고통의 축제 ․ 2 - 정현종 눈 깜박이는 별빛이여 사수좌인 이 담뱃불빛의 和唱을 보아라 구호의 어둠 속 길이 우리 암호의 가락! 하늘은 새들에게 내어주고 나는 아래로 아래로 날아오른다 쾌락은 육체를 묶고 고통은 영혼을 묶는도다 시간의 뿌리를 뽑으려다 제가 뿌리 뽑히는 아름슬픈 우리들 술은 우리의 정신의 화려한 형용사 눈동자마다 깊이 망향가 고여 있다 쾌락은 육체를 묶고 고통은 영혼을 묶는도다 무슨 힘이 우리를 살게 하냐구요? 마음의 잡동사니의 힘! 아리랑 아리랑의 청천하늘 오늘도 흐느껴 푸르르고 별도나 많은 별에 愁心내려 기죽은 영혼들 거지처럼 떠돈다 쾌락은 육체를 묶고 고통은 영혼을 묶는도다 몸보다 그림자가 더 무거워 머리 숙이고 가는 길 피에는 소금, 눈물에는 설탕을 치며 사람의 일들을 노래한다 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