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것
-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
제이 월재스퍼 (엮은이) | 박현주 (옮긴이) | 검둥소 | 2013-02-28 | 원제 All That We Share (2010년)
미국의 발명가이자 철학자인 벅민스커 풀러는 "존재하는 현실과 싸우는 것으로는, 결코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뭔가를 변화시키기 위햐서는, 현존 모델을 쓸모 없게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세워라"라고 말했다.
정확히 요즘 한국의 현실을 말하는 듯 하다.
"우리교육"에서 서평을 부탁해서 읽고 있는데, 제목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개럿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이란 오래되었으나 현재까지 보수주의, 신자유주의 논자들의 강력한 근거가 되는 사회과학 논문이었다.
1968년 12월 13일자 『사이언스』에 실렸던 하딘(G. J. Hardin)의 논문은 개인주의적 사리사욕 추구는 결국 공동체
전체를 파국으로 몰고 간다는 주장을 모두에게 공유되고 개방되어 있는 목초지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다. 일종의 게임이론인
셈인데...
소치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저마다 가능한 한 많은 소를 키우려고 할 것이다. 공유지에 내재된 논리는
비극을 낳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소치는 사람들이 합리적인 사람들이라면,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암암리에 혹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들 각자는 “나의 소를 한 마리씩 더 늘려 가면 나에게 얼마나 효용이 생길까?”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이처럼 개인주의적 사리사욕의 추구가 결국 공동체 전체를 파국으로 몰고 간다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어 주인이
없는 한 목초지가 있을 경우(외부효과) 비용을 들이지 않기 위해 마을 사람들 모두 이곳에 소를 방목하여 풀을 먹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 목초지는 황폐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소유권 구분 없이 자원을 공유할 경우 나타나는 사회적 비효율의 결과를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가 경제활동에 개입해 통제하거나 개인에게 소유권을
줘 개인이 관리하도록(사유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은 우리에게 남을 희생시켜서라도 끊임없이 자기 이익과 권리의
극대화를 추구할 경우, 결과적으로 자신을 포함한 공동체 전부가 피해를 입게 된다는 교훈을 준다. 하딘이 처음 이런 논지를 펼칠
때의 본 뜻은 '사유화(우리나라의 경우엔 '민영화'라는 언어 유희로 포장되고 있으나)' 보다 공동체의 효율적 관리에 방점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신자유주의자들의 사유화 정책의 강력한 이론적 논거가 되었다.
이 책 "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것
-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그것에 대한 약간은 때늦은 백신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책을 읽으며 내가 느끼는 문제점 중
하나는 싸이의 말춤, 시건방춤 처럼 이런 논리를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좀더 쉬운 말로 딱 집어주는 그럴 듯한 슬로건이
필요하다는 거다. 지난 선거에서도 그렇고, 번번이 한국의 진보는 이 부분을 잘 하지 못한다. '저녁이 있는 삶'이 주었던 인간미와
매력, 그리고 손쉬운 이해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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