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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DVD

로드 오브 워 - 앤드류 니콜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외 출연 로드 오브 워 - 앤드류 니콜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외 출연 “전 세계적으로 5억 5천만 정 이상의 화기가 유통되고 있어. 12명 당 한명 꼴이지. 문제는, 나머지 11명을 어떻게 무장시키느냔 거야.” 영화 의 첫 장면에서 무기밀매상(Private Gunrunners) 유리 오를로프가 자조적으로 내뱉는 대사다. 그가 딛고 서 있는 아프리카의 대지에는 탄피들이 즐비하고, 007시리즈를 알리는 유명한 오프닝 장면처럼 카메라는 총구가 되어 전투의 현장들을 겨냥한다. 마침내 ‘탕’ 한 방의 총성이 울려 퍼지면서 카메라는 빠른 속도로 달려가 역시 AK-47소총을 들고 있는 아프리카 소년병의 머리를 관통해 버린다. 영화에선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아마도 소년의 머리를 과녁 삼아 관통해버린 탄환은 AK소총에서 발.. 더보기
가이 해밀턴 - 공군 대전략 (Battle Of Britain) 공군 대전략 (Battle Of Britain) 감독 : 가이 해밀턴 출연 : 해리 앤드류즈, 마이클 케인, 트레버 하워드, 커드 저진스 제작 : 1969(영국) 서구의 몰락과 나치의 유럽 통합 계획 영화의 시작은 이렇다. 한 대의 허리케인 전투기가 패주하는 영국군과 프랑스 피난민들의 머리 위로 공중제비(소위 "승리의 횡전"이란 비행 포메이션)를 넘으며 멀리 사라진다. 그러자 전차에 올라탄 채 후퇴하고 있던 영국 병사 하나가 쓰디쓴 입맛을 다시며 말한다. "저게 어디서 사기를 쳐." 1940년 6월 5일 아침 몇 명의 독일군 장교가 프랑스의 덩케르크 해안 근처를 산보하듯 거닐었다. 그곳에 독일의 전격전에 휘말려 패전하며 간신히 프랑스에서 철수한 영국군 장비와 미처 후퇴하지 못하고 전사한 영국군 시체들이 .. 더보기
테렌스 맬릭 -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테렌스 맬릭 -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나는 테렌스 멜릭이 어째서 거장으로 추앙받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어쩌면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 싶다. 이유는 이제서야 "씬 레드 라인"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씬 레드 라인" 2편 모두 극장에서 보았다. 나중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비디오로도 몇 번 더 보았다. 물론 좋았단 뜻은 아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최소한 "씬 레드 라인"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극장에서 "씬 레드 라인"을 보았을 때 나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감을 잡지 못했다. 무슨 까닭에서인지 나는 이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테렌스 멜릭은 "황무지", "천국의 나날들" 단 두.. 더보기
빔 벤더스 - 파리 텍사스 (Paris, Texas) 파리 텍사스 (Paris, Texas) 감독 : 빔 벤더스 출연 : 해리 딘 스탠튼, 나스타샤 킨스키, 딘 스톡웰, 오로르 클레망 제작 : 1984 프랑스, 독일, 145분 종종 어떤 영화들은 풍설이다. 실제 영화를 본 사람보다 보지 않은 이들이 더 많은 전설을 남기고 현혹된다. "파리 텍사스" 이 영화 역시 그런 영화일까. "파리 텍사스"와 "퍼펙트 월드"는 나에겐 좀 각별한 영화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성인 주인공들보다는 그 영화의 아역들에 좀더 감정이입되기 때문이다. "파리 텍사스"에서는 트래비스(해리 딘 스탠튼)의 아들 헌터에게, "퍼펙트 월드"에서는 버치(케빈 코스트너)에게 납치된 필립에게 감정이입이 이루어진다. 이 영화들은 마치 "전원일기"에서 주워기른 막둥이 아들로 등.. 더보기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 (Dogfight, 1991)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 (Dogfight) 감독 낸시 사보카 출연 리버 피닉스, 릴리 테일러 제작 1991 미국, 89분 낸시 사보카 감독은 뉴욕 주립대를 졸업하고, 단편 영화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나름대로 인정받는 여성 인디 감독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녀의 영화 중에서 내가 본 것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낸 하룻밤(Dog Fifht)" 한 편에 불과하지만, 이 영화의 잔잔한 시선은 오래도록 날 사로잡았다. 낸시 사보카 감독의 시선 속에 담긴 리버 피닉스는 멋진 반항아도 아니었고, 청춘 스타가 아닌 젊은 배우, 조금은 으쓱대고 싶고, 조금은 내성적인 그런 평범한 청년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이 청춘의 아이돌이나 소녀 팬들의 히어로로서의 리버 피닉스가 아닌 내가 알고 있는 한 가장 그럴 듯한, 배우.. 더보기
아비정전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아비정전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감독 왕가위 출연 장국영, 유덕화, 장만옥 제작 1990(홍콩)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 대. 평생에 꼭 한 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염훙잉(유가령)과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아비(장국영)'는 전신 거울 앞에서 혼자 속옷 바람으로 맘보춤을 춘다. 그리고 내뱉는 한 마디. 그게 위에 적힌 대사다. 아비, 우리는 노신(魯迅)의 소설 『아큐정전(阿Q正傳)』을 알고 있다. 신해혁명(辛亥革命)을 전후한 농촌을 배경으로, 이름 석자도 명확하지 않아 그저 '아Q'라고 불러야 하는 한 날품팔이 농민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작가는 혁명당원을 자처했으나 나중엔 도둑으로 몰려 허무하게 죽어가는 아Q의.. 더보기
왕가위 - 중경삼림(重慶森林) 중경삼림(重慶森林) - 감독 : 왕가위 출연 : 임청하, 양조위, 왕정문, 금성무 등 '해가 뜨면 사랑이 끝난다'라는 노래가 있다. 내 심정이 지금 그렇다 어떻게 메이를 잊지? 난 혼자 약속을 했다 바에 제일 처음으로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했다. 란 잡지가 정확하게 언제 창간되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에 내가 몰입하게 된 것은 실연과 함께였다. 7년을 사귀던 여자와 헤어졌을 때 나는 미친듯이 영화를 보았다. 엔 이런 대사가 있다. "실연당한 후 달리기를 시작했다. 한참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땀이 흐른다. 수분이 다 빠져 나가버리면 눈물이 나오지 않을거라 믿기 때문이다." 연애를 해 본 사람들은 안다. 실연당했을 때 가장 견딜 수 없는 건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거다. 그래.. 더보기
콘스탄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 콘스탄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랄프 파인즈 외 출연 / 2006년 개봉 혹시 이 영화의 포스터나 광고용으로 제작된 홍보 필름에 속지 마시길... 나 '저스틴(랄프 파인즈)'은 평범한 영국인이다. 그것도 아주 평범한 보통 사람이다. 대개의 영국인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취미로 작은 정원을 가꾸길 즐겨한다. 그러나 어떤 면에선 평범하지 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일단 나 '저스틴'은 외교관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영국의 시민들은 영국의 외교가 구 시대적이며, 제3세계의 인권이나 빈곤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른다고 비판하지만 나는 그저 내게 맡겨진 소임을 다할 뿐이다. 외교관이라 하지만 차라리 샐러리맨이란 생각으로 바라봐주면 고맙겠다. 때때로 .. 더보기
이소룡 -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사망유희 이소룡 박스 세트 [dts] -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사망유희 - (5disc) 이소룡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3년 2월 동양의 맨몸은 어떻게 서양의 총탄을 넘어서려는가? 우리는 '이소룡' 세대인가? 종종 '우리'란 말에 염증이 날 때가 있다. '우리나라, 우리 민족, 우리 가족, 우리 식구, 우리 학교' 마치 이 때의 '우리(we)'는 '우리(cage) 혹은 요새(fortress)'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서부 개척 시대의 백인들이 요새를 세우고, 요새 밖의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을 적대시하고, 배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때로 "우리"란 말은 그 자체로 폭력일 수 있다. '우리는 이소룡 세대인가?'란 말은 '우리+세대'란 구분에 의해 문화적 결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 더보기
올리버 스톤 - 살바도르(Salvador) 살바도르 (Salvador) 감독 : 올리버 스톤 출연 : 제임스 우즈 제작 : 1986 영국, 미국, 122분 올리버 스톤의 실질적 감독 데뷔작 올리버 스톤의 감독 데뷔작은 1981년의 공포영화 이었지만, 그를 할리우드의 이단아, 숨겨진 뇌관으로 만든 데뷔작은 였다. 이 영화가 중요한 것은 그가 앞으로 펼쳐나갈 작업들과 그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문제작이었기 때문이다. 올리버 스톤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들을 조망함으로써 가장 미국적인 감독이자, 미국적이지 않은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올리버 스톤은 미국 현대사의 명암을 정공법으로 파고드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그가 처음부터 그런 감독은 아니었다. 그의 데뷔작인 은 컬트적인 구성이 돋보이긴 했으나 소수의 마니아들에게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