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SY/한국시
김영승 - 아방가르드
windshoes
2010. 12. 14. 09:23
아방가르드
- 김영승
아무도 없는 곳
그게 유토피아고
아방가르드다
오늘은 청명(淸明)이고 내일은 한식(寒食)
공주횟집 진열장엔 산낙지 15,000원이라고
써 있다
나는 나의 심야(深夜)산책을 재개(再開)하고
걷고 또 걸어서
연수성당 뒷길
여성회관 옆 조일사 건물을 훤히
쓰윽 한 번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그 2층 짜리 낡은 건물 옥상엔
역시 아무도 없다
불량(不良) 청소년들도
오지 않는
적막강산(寂寞江山)
― 그렇다고 산낙지가 어떻게 한 접시에 15,000원이냐?
낙지 한 마리 없는 옥상(屋上)은
칠흑의 심해(深海)
멀리 아파트가 인공어초(人工魚礁) 같고
여자(女子)들은 다 아전인수(我田引水)
발버둥을 치고 있다
출처 : 문학들, 2008년 가을호(통권 13호)
*
김영승 시인의 <아방가르드>는 첫 구절만으로 이미 시가 되었다. 그러므로 뒷이야기는 묘사지만 묘사가 아니라 진술이다. 인공어초, 칠흑 같은 심해에 살면서도 제 논에만 물 대려는 것이 어디 여자들뿐일까. “아무도 없는 곳/ 그게 유토피아고/ 아방가르드다”
- 김영승
아무도 없는 곳
그게 유토피아고
아방가르드다
오늘은 청명(淸明)이고 내일은 한식(寒食)
공주횟집 진열장엔 산낙지 15,000원이라고
써 있다
나는 나의 심야(深夜)산책을 재개(再開)하고
걷고 또 걸어서
연수성당 뒷길
여성회관 옆 조일사 건물을 훤히
쓰윽 한 번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그 2층 짜리 낡은 건물 옥상엔
역시 아무도 없다
불량(不良) 청소년들도
오지 않는
적막강산(寂寞江山)
― 그렇다고 산낙지가 어떻게 한 접시에 15,000원이냐?
낙지 한 마리 없는 옥상(屋上)은
칠흑의 심해(深海)
멀리 아파트가 인공어초(人工魚礁) 같고
여자(女子)들은 다 아전인수(我田引水)
발버둥을 치고 있다
출처 : 문학들, 2008년 가을호(통권 13호)
*
김영승 시인의 <아방가르드>는 첫 구절만으로 이미 시가 되었다. 그러므로 뒷이야기는 묘사지만 묘사가 아니라 진술이다. 인공어초, 칠흑 같은 심해에 살면서도 제 논에만 물 대려는 것이 어디 여자들뿐일까. “아무도 없는 곳/ 그게 유토피아고/ 아방가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