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ERACY/WORK
경제위기와 청년세대의 하위문화 - 루저(loser)문화의 재현 양상과 특징을 중심으로
windshoes
2011. 5. 27. 11:21
경제위기와 청년세대의 하위문화
- 루저(loser)문화의 재현 양상과 특징을 중심으로
니가 들으면 십중팔구 불쾌해질 얘기를 들려주마
오늘 밤 절대로 두 다리 쭉뻗고 잠들진 못할거다
그게 뭐냐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 장기하와 얼굴들, <별일 없이 산다> 중에서
1. 청년세대 루저(Loser)문화 등장의 경제적 배경
분단과 전쟁 이후 1980년대 후반기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자랑하던 한국은 1997년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외환위기를 맞으며 좌초하고 말았다. 이후 살인적인 구조조정과 기업매각 등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부채를 조기 청산하는데 성공한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의 졸업을 선언한다. 그러나 선언 이후 한국의 경제 구조는 외환위기 이전의 상태로는 도저히 돌아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외환위기는 근본적으로 정부와 대기업의 잘못으로 초래된 결과였지만 대중의 금모으기 운동이 상징하듯 고통은 분담되지 않았고, 대부분 중소기업과 가계에 전가되었다.
한국 경제는 수출 4,000억 달러를 돌파하고, 수십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고는 2010년 4월말 현재 2788억7000만 달러로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1)이 되는 등 외견상의 경제지표는 크게 호전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구조는 내수가 더욱 취약해지고, 수출과 대기업에 크게 의존하는 형태로 왜곡되었고, 자본시장의 해외의존도 역시 갈수록 커져 외국자본의 유출입에 따라 한국금융시장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는 위험이 상존하게 되었다. 외환위기를 통해 몸집을 키운 대기업들은 글로벌 판매시장을 개척하는 데서 더 나아가 글로벌 생산기지를 통해 국민경제로부터 더욱 멀어져 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출 100조원, 수익 10조원이란 좋은 성과를 냈지만 이것이 실제 체감경기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국민경제와 괴리된 경제구조는 수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고용불안을 심화시켰고, 대기업에 편중된 정부의 금융지원과 노동정책은 노동안정성을 크게 흔들며 800만 비정규직을 구조화시켜 20대 80의 사회양극화가 심화되었다.
2. 루저들의 표상 :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와 우아친(우리 아들 친구)
지난 2010년 5월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08년을 기준으로 15~24세 청소년 가운데 24.1%가 ‘직업’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답해 ‘공부’(38.5%)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대학에 가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50.9%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라고 답해 취업이 쉽지 않은 세태를 반영했다. 2002년 조사에서는 ‘직업’이 고민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9%에 불과했다.2) 이들 세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모세대의 실직과 빈곤 등을 통해 장기화된 경제위기를 내면화한 세대이다.
한국사회의 높은 교육열과 신분상승의 열망은 해방 이후 절대빈곤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었지만 이후 과열현상까지 띄게 된 자녀교육 광풍은 2008년 현재 대학 진학률이 83.8%에 이르는 ‘대졸자주류사회’, ‘학벌사회’를 만들었다. 부모세대는 자신들이 이룩한 신분을 유지하고, 물려주기 위해 자식세대를 유년 시절부터 조기교육으로 내몰았다.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서 좋은 직업이란 안정적인 미래와 고수익이 보장된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업 성적은 선망하는 직업을 갖기 위한 가장 오래되고, 기본적인 ‘스펙’이었으며, 경제위기 이전까지는 이른바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만으로도 졸업 후 취업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조건을 갖춘 이들을 가리켜 이른바 ‘엄친아(엄마친구아들)’3)라 부른다.
‘엄친아’란 용어는 ‘엄마 친구 아들’의 줄인 말로, 비슷한 뜻의 ‘엄친딸(엄마 친구 딸)’이란 표현도 있다. 이 말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되는 웹툰 <골방환상곡> 8화 「우월한 자」(2005/12/12)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작중에 표현되는 ‘엄친아’는 ‘잘 생겼고, 최고 명문대에 다니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취업난과 무관하게 연봉 2억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인물’로 묘사된다.
한편으로 경제위기의 장기적인 지속은 청년세대와 그들의 부모세대가 동시에 갈망해 오던 ‘엄친아(엄마친구아들)’의 실체와 물질적 풍요를 쌓은 것으로 보이는 부모세대의 허상을 백일하에 드러나게 해주었다. 2007년 기준으로 한국의 연간노동시간은 2,316시간으로 OECD국가 중 1위(연평균노동시간 1,770시간), 2010년 현재 10만 명당 산업재해 사망자수 24명으로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사망률 1위(OECD국가 평균 5.1명에 비해 5배)라는 무시무시한 노동 강도에 시달리지만 그들(엄친아와 부모세대) 역시 언제라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루저(loser)’가 될지 모른다는 열패감에 사로잡혀 있다.5) ‘엄마 친구 아들’ 혹은 ‘우리 아들 친구’들은 부모세대의 요구대로 학원에 가고, 교실에선 친구도 없이 경쟁에 전념한 결과 명문대학에 입학했지만 그들이 꿈꾸었던 안정적인 미래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학벌사회의 전통은 부모세대의 자본이 감당해주는 ‘사교육’을 통해 강화되고,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선망하는 직업을 가짐으로써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경제위기 이후 기업들은 고용을 증대하지 않았고, 설령 취업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구조적으로 취약해진 노동안정성은 정년을 보장하지 않는다.
‘토폐인(토익이 만병통치약인 줄 알고 토익만 공부했다가 취업도 못하고 폐인이 된 족속)’, ‘낙바생(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듯이 어려운 관문을 뚫고 취업한 사람)’, ‘38선(민간 사기업 체감 정년 38세)’,‘ 조기(조기퇴직자)’,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가 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사오정(사기업 정년은 45세)’, ‘오륙도(사기업에서 56세까지 다니면 도둑놈)’ 등의 신조어들은 이들이 겪고 있는 취업과 노동조건의 악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사회적 양극화가 구조화되면서 이른바 사회적 열패자를 지칭하는 ‘루저(loser)’가 일반화되었다.
3. 대중문화 속에 표상되는 루저문화
- “그런 편견을 버려! 그건 나를 두 번 죽이는 거야.”
입시경쟁, 취업경쟁, 신분상승경쟁에서 자발적으로든, 사회구조에 의해서든 도태되거나 소외된 취업실패자(청년실업현상)들이 일반화되면서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로서 루저문화는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2007), 임정연의 『스끼다시 내 인생』(2006),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2003) 등의 문학작품은 물론 상업화된 대중문화 속에 여러 형태로 표상되고 있다. 특히 상업화된 대중문화 속에 가장 두드러진 양상으로 드러나는 것은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TV의 버라이어티 예능토크쇼, 리얼 버라이어티 쇼 등의 연예 프로그램이다.
1)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성공 비결
TV의 등장 이래 어느 사회든 ‘찌질이’ 혹은 사회적 루저로 분류되는 바보 캐릭터는 항상 존재해 왔다. 1960년대 배삼룡의 ‘비실비실 삼룡이’, 1970년대의 ‘못 생겨서 죄송한 이주일’, 1980년대 심형래의 ‘영구’, 1990년대 이창훈의 ‘맹구’가 대표적인 찌질이 캐릭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고, 또한 이들은 당대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적 아이콘으로 표상되어왔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배삼룡은 ‘도시화되어가는 한국의 촌뜨기, 공업화되어가는 세상의 농사꾼, 서구화되어가는 서울의 바지저고리, 근대화되어가는 한국 사회의 모든 변화의 국면에서 언제나 시대에 뒤처진 낙오자’6)로 변신해 대중을 웃기고 울리는 당대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한국의 대중문화에는 이처럼 한 사람의 단일한 상징으로 존재할 만큼 부각된 찌질이 캐릭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무수히 많은 연예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찌질이 캐릭터를 표방하는 <무한도전>, <1박2일>, <천하무적야구단>, <남자의 자격> 등과 같은 프로그램이 출현하여 루저들의 무한도전기로 인기를 얻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국민MC’로 불리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재석이지만 개그맨 시절의 그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다. 문화평론가 이종범은 “촌스러운 외모로 카메라 울렁증이 심하던 유재석은 메뚜기를 닮았다는 것만 강조한 채 그저 그런 개그맨에 불과”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시조라 할 수 있는 <무한도전>의 메인 MC를 맡기 전부터 MC가 되기 위해 준비해 왔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백조’처럼 피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7)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대명사가 된 <무한도전>이지만 메인MC를 맡은 유재석을 비롯해 나머지 출연자들 역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이들이었다. <무한도전>의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호명하는 별명을 살펴보면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출해낸 캐릭터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유재석의 별명은 그의 외모를 빗댄 ‘메뚜기’, MC로서의 출연자들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과 배려로 인해 만들어진 ‘유반장’ 등이 있고, 박명수는 출연진 가운데 고령이고, 상대적으로 약한 체력으로 인해 ‘찮은이형, 하찮은 몸, 아버지’ 등으로 불리고, 역시 그의 신체적 약점인 머리숱과 관련해 ‘흑채개그맨’ 등이 있다. 8년여의 혹독한 무명 시절을 거친 정준하는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채 주변부만 겉돈다는 뜻의 ‘쩌리짱’8), 식탐, 대식 등과 관련해 ‘식신, 뚱뚱보, 동네바보’, 하동훈(하하)는 오늘날 루저의 대표적인 신체적인 조건 중 하나로 지목되는 작은 키에 빗댄 ‘단신, 꼬마’, 개그맨으로 비교적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정형돈은 ‘어색한 뚱보, 건방진 뚱보’, 변화한 시대 분위기를 타면서 뭔가 부족하고,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싼티테이너’9)의 대명사가 된 노홍철은 ‘외국인, 돌+아이, 퀵마우스, 노찌롱10)’ 등의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도 과거의 바보 캐릭터처럼 실수하고, 분위기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해서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주눅 들거나 움츠러드는 대신 도리어 버럭 소리를 지르고, 성질을 부리며 자기 나름의 논리를 당당하게 주장한다는 점에서 자기표현에 능숙한 청년세대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무한도전>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얻은 <1박2일>, <천하무적야구단>, <남자의 자격>, <오빠 밴드>11) 등은 대부분 <무한도전>처럼 루저 캐릭터들을 활용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주요 출연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중들의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이 맞긴 한데 어딘지 모르게 ‘찌질’하다. 전성기는 한참 전에 지났고, 나이 때문인지 체력은 저질이며 외모도 썩 훌륭하지 않다. 모아놓으면 다 큰 어른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속이 좁으며 자주 투덜댄다. ‘오합지졸’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12) 물론, <1박2일>의 이승기 같이 ‘엄친아’ 캐릭터인 출연자도 있지만 <1박 2일>에서 그는 ‘범생이’이자 귀여운 막내 동생으로 도리어 ‘찌질한’ 형들의 괴롭힘과 놀림을 받는 캐릭터이다. 야생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캠핑이 테마인 프로그램에서 이승기는 언제나 형편없는 요리솜씨로 동료들의 놀림감이 되곤 한다. 이처럼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과거처럼 대중이 스타를 따라가려는 것이 아니라 좀더 대중적으로 보이려고 애쓰는 스타들, 다시 말해 ‘스펙’이란 측면에서 완벽하지 못하고, 어딘가 모자라지만 대중에게 호감을 주는 연예인이 스타가 된다는 것이다. 이들 루저 캐릭터의 연예인들은 마치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잘나고 멋진 사람만 스타가 된다는 “그런 편견을 버려! 그건 나를 두 번 죽이는 거야”라는 루저들의 소망을 담아내고 있다.
2) 루저들의 반란 - 인디밴드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이 물질적 풍요 속에 성장하며 기성세대의 문화와 결별하고 자신들만의 문화를 일구어가겠다고 선언했다면 2000년대 후반에 등장한 인디밴드의 서태지라고 평가받는 <장기하와 얼굴들>은 풍요가 거품처럼 사라진 시대, 88만원 세대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들이 서태지에게서 물려받은 음악성이 있다면 자기 세대의 정체성과 자의식을 노래에 담아낸다는 점이다. 20세기 말 밀리언셀러 음반들을 연이어 탄생시키며 연예기획사의 매니지먼트 사업을 출범시키는 계기가 된 서태지 이후에 등장했지만 장기하의 노래들은 도리어 과거 가난했던 시절(1970년대), 풋풋한 가수의 수공업 작업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들린다. 장기하를 대중에게 널리 알린 싱글앨범 「싸구려 커피」는 최신 트렌드에서 벗어나 30년쯤 전의 <산울림> 시절로 돌아간 듯 단조로운 리듬과 소박한 연주가 담겨 있다. 그러나 장기하 특유의 유유자적(悠悠自適)한 보컬에 실려 전달되는 가사는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노동이 일상화된 당대 백수청년의 ‘꼬찔꼬질’한 일상을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롯한 인디밴드들은 홍대를 중심으로 시작해 어느덧 기성 가수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유머러스한 멜로디에 패배자로서의 자기정체성을 풍자적이고 비관적인 가사에 담아내고 있다. 가수 이장혁은 「스무살」이라는 곡에서 “내가 알던 형들은 하나 둘 날개를 접고 아니라던 곳으로 조금씩 스며들었지. (중략) 귀찮은 숙제 같은 그런 나를 보면서 더 이상 어떤 말도 넌 하기 싫었겠지.(중략) 밖으로 밖으로 널 잡고 싶었지만 안으로 안으로 나는 취해만 갔어”라거나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은 「시실리아」란 노래에서 “내 사랑 시실리아. (중략) 함께 가줘요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내가 쏘리라”라고 노래한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스끼다시 내 인생>이란 노래에 “스포츠 신문 같은 나의 노래. 마을버스처럼 달려라. 스끼다시 내 인생”이란 가사를 집어넣었다.13)
4.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로 뿌리내린 루저문화의 특징
대중문화 속에 표상되는 루저문화는 청년세대, 루저들 스스로의 목소리이기 보다는 자신은 명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자발적으로 인디밴드를 선택한 장기하나 주류에 이미 편입되었다고 할 수 있는 연예인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리되는 경향이 강하다.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로서 그들 자신이 주체적으로 형성하는 루저문화의 본령은 값싼 초고속인터넷 망을 이용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주로 형성된다. 어려서부터 취업경쟁에 대비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외국어연수를 받는 등 높은 스펙을 쌓았지만 정작 사회에 나와서는 쓸모없는 잉여인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사회와 접촉가능한 면은 주로 인터넷 공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청년세대에게 제2의 현실이 된 온라인공간은 자기표현과 연출을 통해 현실 보다 나은 자신을 드러내는 최적의 공간이다. 이들은 미니홈피, 블로그, 카페, 트위터 등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가치를 드러낸다. 그 중에서도 DC인사이드는 청년세대 하위문화의 성지(聖地)라 할 수 있다.
1) 셀프홀릭(Self-Holic)
청년세대는 핵가족 시대의 귀한 자식으로 태어나 부모세대의 경제적 혜택 속에서 성장했지만,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타인과의 유대, 사회적 공동체 의식을 습득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했다. 학창시절 봉사활동마저 대학진학을 위한 수행평가 점수의 일환으로 경험한 이들에게 사회는 경쟁의 장이며, 주변의 친구들은 잠재적 경쟁자였다. 어려서부터 가족의 기대와 희생을 통해 ‘주목받는 삶’으로 성장한 청년세대의 주요 관심사는 ‘오직, 나를 위해, 좀 더 나은 나를 위해(for me, better me, only me)’이다. 이들은 부모세대가 획득한 경제적 풍요와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유년기부터 훈련받아온 세대로 스펙을 쌓고, 자기계발을 해왔다. 이들은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의식 속에 자기표현에 충실하고, ‘셀카(셀프카메라)’와 같은 자기연출을 하나의 유희로 즐긴다.
대중문화 역시 이들의 욕구를 충실히 반영한다. 2009년 인기를 얻은 노래들은 “난 변했어. 넌 내게 매달릴 거야”(브라운 아이드 걸스, Abracadabra), “나도 어디서 꿀리진 않아. 아직 쓸만한 걸. 죽지 않았어.”(지드래곤, Heartbreaker), “난 남자 울리는 bad girl, 이젠 눈물 한 방울 없이 널 비웃어.”(2NE1, I don't care), “날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싫진 않아, 나는 예쁘니까.”(씨야, 여성시대)14)와 같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당당한 자기애’를 과감히 표현하고 있다.
2)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는 이전의 어느 세대보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이해가 높고, 보다 높은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면서 얻은 전문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50만 개 이상의 광고, 20만 개 이상의 이메일과 인스턴트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휴대폰과 비디오 게임에 각각 1만 시간 이상을 사용하고, TV를 2만 시간 이상 시청한 세대다. 청년세대에게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공간은 후천적인 학습의 공간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몸에 밴 본능처럼 편안한 공간일 수밖에 없다. 이들 세대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트위터 등을 활용하며 전문가들을 능가하는 탁월한 정보수집 ․ 가공 ․ 유통 능력을 자랑한다.
한국 사회에서 종종 커다란 이슈가 되는 사건들은 2009년의 미네르바 사건15)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주류언론과 정부의 발표를 넘어서는 네티즌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미네르바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한 달 전에 예측하며 ‘온라인 경제 대통령’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주류언론은 ‘미네르바’란 인물로 알려진 ‘박대성’이 구속되자 그가 실제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 까닭은 잘 알려진 대로 미네르바가 그간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경제전문가로서의 학벌, 학력, 경력을 갖추지 못한, 다시 말해 그들의 예상보다 격이 떨어지는 공고 졸업의 전문대 학력이 고작인 청년백수였기 때문이었다.
3) 냉정과 열정의 극단을 오가는 루저문화
세계적으로 구조화된 경제위기의 일상화는 청년(대학생)들의 미래를 예비노동자에서 잠재적 실업자로 만들었다. 최근 2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잉여인간(剩餘人間)’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 말은 ‘쓰고 남는 인간, 남아도는 인력’이란 뜻이다. 장기하의 노래 속 주인공은 경제능력이 없어 ‘싸구려 커피’를 마시고, 하루 종일 바깥출입도 없이 ‘축축한 이불’ 속을 뒹구는 존재로 표상된다.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외출이란 곧 지출과 동의어로, 얼마 전 유행했던 광고 카피처럼 ‘집 떠나면 개고생’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마음고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청년백수로 지내는 이들 대부분은 대학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있는 고등교육 이수자들로, 대학 졸업 후 한두 해는 취업의 관문을 뚫어보기 위해 노력하지만 취업재수생, 삼수생이 양산되면서 취업과 미래에 대한 투자를 포기한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을 가리켜 세상은 ‘캥거루족’이라 부른다. 자발적 외톨이가 되어 주요 생활 근거로서 부모세대의 경제적 도움 없이는 자립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인 ‘캥거루족’들은 부모세대(이른바 ‘386세대’)에 대해 이중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 육체적 ․ 연령적으로는 이미 성인이 되었지만 경제적인 자립을 성취하지 못한 청년세대는 부모세대의 경제력(풍요=유능)과 자신(실업=무능)을 끊임없이 대비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대 80의 양극화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취업의 관문을 통과해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사이의 간극을 더욱더 깊고 넓게 만들어가고 있으며 한편으론 자신들에게 보금자리를 선사하고 있는 부모세대가 점차 노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부모세대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자기계발에 열중했던 만큼 취업실패의 원인 역시 자신일 수밖에 없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가 노래하듯 ‘몇 년간 세숫대야에 고여 있는 물’로 자신의 인생이 썩어가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이거는 뭔가 아니다’ 싶어지는 분노가 쌓이지만 이런 분노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 이들이 온탕과 냉탕 사이를 오가는 동안 청년세대의 감수성은 한편으론 같은 사회적 약자, 소수자, 루저에 대한 연대와 동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팬덤(fandom) - 때때로 이와 같은 팬덤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찬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을 구축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보다 못한 루저에 대한 과도한 공격성을 표출하기도 하다. 청년세대의 팬덤은 이전 세대의 ‘오빠부대’ 수준을 넘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홍보에 직접 나서는가 하면 자신들이 판단하기에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사안(예를 들어 불공정계약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인권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적극적이고, 집단적인 대처에 나선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이들은 ‘된장녀, 개똥녀, 루저녀, 개념녀’ 등 사회적 이슈가 된 일반인(특히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여성이 주요 대상)의 개인 신상을 인터넷을 이용해 낱낱이 파헤쳐 공개하는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때로는 비판의 방향을 상실16)하거나 그 도가 지나쳐 흉악범들의 팬카페(살해짱 유영철 팬카페, 연쇄살인범 강호순 팬카페, 유괴살인범 김길태 팬카페 등)를 만들어 이들을 찬양하는 형태를 엇나가기도 했다.
5. 루저들의 마지막 비상구를 희망하며
루저문화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든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국경제가 최고의 활황을 누리던 1980년대에도 루저들은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루저들은 실패 뒤에도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데 비해 현재의 루저들에겐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기 어렵다. 현재의 장기화된 경제위기와 청년실업, 비정규직, 양극화 문제는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 전환 없이는 해소될 수 없기 때문이다.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로서 루저문화는 기존 사회의 권위에 일정하게 도전하는 경향과 안착하려는 경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루저문화가 자신들을 루저로 만드는 현실적인 토대에 주목하여 발전적인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면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는 새로운 문화와 현실을 창조하는 동력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그것만이 루저들의 마지막 비상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金融危机与青少年一代的亚文化
- 以败者(loser)文化的表象及特征为中心
跟你说点你听了十有八九会不爽的事情
保证你今晚不能舒展两腿就睡着
要问是什么 也就是我无所事事的活着 无所忧虑
我无所事事 没什么忧虑
- 选自张基河和那些脸, “无所事事的活着”歌词
1. 青少年一代败者文化出现的经济背景
朝鲜战争及南北分裂后,直至上个世纪80年代初,韩国的经济持续增长。然而1997年,在亚洲金融风暴的冲击下,韩国遭遇了史上最大的外汇危机。此后,金大中政府通过一系列经济结构调整和制度改革,提前偿还了国际货币基金组织(IMF)的借款,宣告了金融危机在韩国的结束。尽管如此,韩国的经济结构却再难恢复至金融危机前。1997年的金融危机虽然由政府与大财阀企业的过失而引发,其恶果却像民众聚金运动所显示的一样被转嫁到中小企业和普通民众身上。
今日韩国的经济状况看上去大大好转:不仅出口额突破4,000亿美元,彼时不过几十亿的外汇储备到2010年4月也增至2788亿7,000万美元,是世界第六大外汇储备国。但金融危机以后,韩国的经济结构却呈现出内需弱化、过分依靠出口与大企业的畸形状态,而资本市场对外资的依赖程度也越来越高,外资的流入与流出甚至可以动摇韩国金融市场的根基。金融危机中发展壮大起来的大型企业借助全球化生产基地,大力开拓全球销售市场,却也与国民经济越走越远。如三星电子这样全球知名的韩国企业虽创造出销售额高达100兆亿、盈利达10兆亿韩元的惊人成果,在改善普通老百姓实际感受的经济状况上却并多大建树。这便是韩国社会的现状。与国民经济相关的经济结构即使在出口业好转的情况下,仍不能避免雇佣危机的深化;政府倾斜于大企业的财政资助与劳动政策动摇了韩国劳动市场的稳定性,造成800万人次非正规职大军的存在以及韩国社会20比80的两极分化。
2. 败者的表象 : 母友儿(母亲友人的儿子)与 我儿友(我儿子的朋友)
据2010年5月4日韩国统计厅发布的《2010青少年统计》记载,以2008年为准,年纪在15-24岁间的青少年中,有24.1%的人回答“就业”是他们最大的苦恼,仅次于“学习”(38.5%)选项。而当被问到上大学的理由时,50.9%的青少年回答“是为找份好工作”,充分显示出韩国当下严峻的就业形势。而2002年的同类问卷调查中,以“就业”为最大苦恼的青少年应答者比例不过才6.9%。这一代是亲身经历并体验1997年金融危机后父母失业与贫困,并已将长期的经济危机内化的一代。
韩国社会对教育的关注与人们对身份上升的渴求曾是解放后普通民众摆脱绝对贫困的驱动力。但随着教育风潮越演越烈,父母对子女教育的投入与支出节节攀升;截止2008年,韩国的大学入学率高达83.8%,如今的韩国社会已成为“大学生主流社会”,成为讲求大学出身的“学阀社会”。父母一代为了守住自己辛苦创下的基业并将之传承给子女,从幼年起便对子女实施早期教育。金融危机后,韩国社会所谓的好职业就是指收入高且稳定的公务员或大型企业员工,而学业成绩则是获取理想职业最基本的评选条件。金融危机前,据说只要进入名牌大学就等于是为毕业后的就业找到了保障。具备如此条件的人,被称为是“母友儿”。
“母友儿”是“母亲友人儿子”的缩略语,与其意思相近的还有“母友女”(母亲友人之女)。这个用语最早出现在韩国门户网站NAVER上的网络漫画《小屋幻想曲》第8集“优越者”(2005/12/12)中,作品里的“母友儿”被描绘成“人长得帅,念一流名牌大学,孝敬父母,不受就业难影响获得年薪2亿韩元职位”的出色人物。而与此相对的用语则是“我儿友”(我儿子的朋友)。这个用语最早也出现在《小屋幻想曲》中,第200集“原因”里“我儿友”被描绘为导致“头脑聪明的我家儿子不用功念书的原因”,是“将我聪明的儿子拖向堕落的罪恶根源”。为了子女成功而牺牲自我的韩国父母在子女不尽如人意时,常会用自己(或假想)的朋友子女为例来教训并鼓励子女,而上述这些用语正体现了不成功的子女一代(败者)在父母的这种比较里所承受的压力。韩国的父母在对子女就高考与就业进行强调时,无形之中让子女把朋友当作为潜在的竞争者,也因此妨碍了青少年在成长中,学会发展正常的社会关系网络。这些不过十七、八的青少年,在高考竞争中失利便大批地沦为社会定义的败者(loser)。
但另一方面,长期持续的经济危机也让父母与子女都渴求的“母友儿”实体与父母们积累物质财富的幻想赤裸裸地表现出来。以2007年数据为准,韩国的年劳动时间为2,316小时,居所有经济合作与发展组织(OECD)国家(平均年劳动时间为1,770小时)之首。2010年的韩国每10万人中就有24人在工业灾难中丧失,是OECE国家中工业灾难死亡率最高(为OECD国家平均值5.1人的5倍)的地方。这些数据显示的韩国劳动强度虽高,他们(“母友儿”与父母一代)却仍处于不知何时就会因为结构调整而成为“败者”的恐慌中。“母亲友人之子”和“我儿子的朋友”遵循父母要求,出没于各种补习学院,在没有朋友只有竞争的教室里苦读并最终考取名牌大学,然而他们所梦想的安稳的未来却依然得不到保障。学阀社会的传统则通过以父母资金为支撑的“私教育”得到强化,并因年轻的一代从名牌大学毕业后能够获取理想职业的机制而得到维持和延续。但是,金融危机以后的韩国企业却不曾大量招聘,即使就业成功,结构上愈发恶化的劳动稳定性也无法保障正常的退休年纪。
“托废人(以为托业考试是求职的万能灵药便只专注于此却最终因找不到工作而颓废的人)”、“骆针生(如骆驼穿过针眼一样艰难就业的人)”、“38线(民营私企的退休年纪通常为38岁)”、“早期(早期退职者)”、“李太白(与“二殆白”同音,指20多岁的年轻人近一半是没有职业的“白手”)”、“二九白(20多岁的年轻人90%是没有职业的“白手”)”、“十将生(10来岁便要考虑将来会找不到工作)”、“沙悟净(与“四五停”同音,指私人企业的退休年纪为45岁)”、“五六盗(在私人企业工作至56岁的人简直是强盗)”等近来出现的流行语充分体现出他们的就业压力与恶化的工作环境和条件。1997年金融危机以后,韩国经济、社会的两极分化让社会所谓的“败者(loser)”成为一种普遍现象。
3. 大众文化中呈现的败者文化
- “放下那种偏见!那等于是两次将我杀死。”
在高考竞争、身份上升的竞争中,无论是因为自身原因还是因为社会结构被淘汰或边缘化的就业失败者(青少年失业现象)越来越普遍,败者文化作为青少年的亚文化现象不仅出现在金爱兰(音译)的《唾液聚集》(2007)、林贞妍(音译)的《下酒菜 我的人生》(2006)、朴岷圭(音译)的《Sammi Superstars的最后一个球迷俱乐部》(2003)等文学作品中,也以多种形式在商业化的大众文化中屡屡登场。而在商业化的大众文化中最明显的败者现象则主要集中出现在无线与有线电视台推出的各种脱口秀及综艺类(real variety)娱乐性节目中。
1) 综艺类娱乐节目的成功秘诀
自从电视出现在人们的生活中,无论哪个社会的电视屏幕上都不难发现“窝囊废”或是被社会当作失败者的笨蛋人物形象。韩国上个世纪60年代裴三龙的“踉踉跄跄的三龙”、70年代“长得对不起观众的李周逸”、80年代沈炯来的“营九”、90年代李沧勋(音译)的“盲九”等最具代表性的窝囊废形象深受普通民众的喜爱,成为反映各时代氛围的重要文化元素。例如,不久前离世的裴三龙就以“城市化进程中的韩国下泥巴人、工业化进程里的村农、越来越西化的首尔的草包、朝向近代化发展的韩国社会所有变化中总是为时代落下的落伍者”形象让观众时而捧腹大笑,时而心酸流泪,是当代最耀眼的大众文化偶像。但21世纪的韩国大众文化中,却再也找不到这样以一个人为象征的窝囊废形象,取而代之的是“无限挑战”、“2天1夜”、“男人的资格”等若干人同时以窝囊废形象登场的娱乐节目,通过展现败者的挑战经历而为观众喜爱。例如目前在韩国有着“国民MC(主持人)”之称、人气如日中天的刘在锡曾度过一段几乎没什么知名度的喜剧演员生涯。文化评论家李钟范(音译)在评价刘在锡时称,虽然他“长得又土、在镜头前又紧张,只是强调跟蚱蜢长得像”,但却在担任被称为综艺类节目始祖的“无限挑战”主持人之前就为能担纲主持人而不断努力,在大众看不到的地方付出了大量心血。“无限挑战”如今是韩国家喻户晓的综艺类节目的代名词,但以主持人刘在锡为首的所有演员却都有段没什么名气的过去。从“无限挑战”演员在节目中的绰号大致就能了解他们在节目中是个什么形象。首先,刘在锡因外貌被人称为“蚱蜢”,又因身为主持人而照顾并了解其他演员,所以获得“刘班长”的称号。朴明洙是所有演员中年纪最大的,体力相对最差,因而被称为“恹恹兄”、“奄奄之身”、“爸爸”;而他稀疏的头发也为其带来“黑彩(生发剂)演员”的绰号。郑俊浩曾有段8年多的无名经历,因总是游荡在主流之外而被朴明洙叫作“陪衬头”,又因为贪吃、能吃,他也被人称为“食神”、“胖嘟嘟”或“小区傻蛋”。河东勋(HAHA)个子矮,而这是当今社会最明显的败者特征之一,他也因此被叫作“小个子”、“小孩儿”。入行喜剧表演已有不短时间却没有什么建树的郑型墩被人称为“别扭的胖子”、“傲慢的胖子”;喜欢追赶潮流却不能获得正面效果的卢洪哲则成为“劣质娱乐人”的代名词,拥有“外国人”、“疯子(偶)像”、“快嘴”、“卢基笼”(音译)等绰号。这几个演员虽然也都像过去屏幕上的笨蛋形象一样,会因犯错或是说些与气氛不符合的话而挨批,但却不会因此就心虚或退让,反而会更大声、更理直气壮地表明自己的观点和立场,正体现着青少年一代善于自我表现的特点。
与“无限挑战”齐名的“2天1夜”、“天下无敌棒球队”、“男人的资格”、“哥哥乐队”等娱乐节目也都通过演员刻画的败者形象而受到观众喜爱。参加演出这些节目的演员虽然确实是人们喜爱并崇拜的艺人,但却在某个方面让人有种“窝囊”的感觉:他们的事业巅峰期早已成为历史,或许因为年纪大了体力又不济;要是这些人都聚在一起,互相之间总是小气地斗嘴,让人难以相信这是一群成年人,却自然联想到“乌合之众”。虽然“2天1夜”里也有李胜基这样的“母友儿”,但他在节目中却是被“窝囊废”哥哥们欺负的“模范生”和最小的弟弟。这些深受观众喜爱的娱乐节目有个突出的共同点,那就是明星不再像过去那样高高在上的只能让人仰视,反倒是那些具有亲合力、在某一方面有缺陷因而不那么完美的艺人更受观众追捧。这些兼具败者特点的艺人的存在就好像是喊出了败者们“放下那种(以为明星都是完人的)偏见!那等于是两次将我杀死。”的心声。
2) 败者的叛乱 – 独立乐队
上个世纪90年代的“徐太志和孩子们”曾高声宣扬要与物质丰裕的旧时代文化决裂,开创属于自己的文化。2000下半年出现在韩国乐坛的“张基河和那些脸”有着独立乐队的徐太志之称,被评价为是物质富裕如泡沫般破灭后的“(月薪)88万元一代”的代言人。如果说他们与徐太志的音乐有一脉相通的地方,那就是在音乐里充分体现着自己那一代的特性与自我意识。20世纪末的徐太志曾连续发行数张销量过百万的唱片,并成功转型向娱乐企划业发展。张基河虽出现在徐太志之后,他的歌却有过去经济条件困难时(20世纪70年代)期歌手的青涩感。张基河最广为认知的专辑《廉价咖啡》与现代的流行曲风截然不同,却有着30年前“山鸣”乐队一般单调的节奏与质朴的旋律。张基河独特的嗓音和他满不在乎的神情,将直白书写青少年失业与非正规职劳动现状的歌词到位地传达给了每个听众。
像“张基河和那些脸”一样的地下乐队通常以弘大为中心开始他们的表演生涯,经过一些时间的历练便能在民众中获得不亚于主流歌手的声望。他们的音乐旋律幽默,歌词内容则多是对作为失败者的自己的嘲讽。歌手李长赫(音译)在名为《二十岁》的歌里唱道,“我认识的哥哥们一个个都收起翅膀,悄无声息地走进那些他们曾不以为然的地方……看着犹如解不开的难题的我,你已厌烦得说不出话了吧……我想要走出去抓住你,却渐渐醉倒在这里面”。“飞蛾明星香肠俱乐部”(乐队)在《西西里》写道,“我的爱,西西里……一起去吧,乐天利!烤肉汉堡,我请客”。“月光妖精站前满垒全垒打”(歌手)也在《下酒菜 我的人生》中唱道, “体育新闻般的我的歌,像小区巴士一样飞奔吧,下酒菜一样,我的人生”。
4. 青少年亚文化—败者文化的特点
出现在大众文化里的败者与其说是青少年或失败者们自己发出的声音,不如说是通过毕业于名牌大学社会学专业后自发选择独立乐队的张基河,以及那些已经融入主流的艺人所间接呈现的表象。以青少年一代为主体的败者文化则主要形成于廉价因特网上的各种网络社区。对那些从小就为了能在激烈的就业竞争中取得优势而参加各种资格证考试或外语进修,但到真正进入社会时还是无法证明自己价值而沦为多余者的青少年来说,网络是他们接触社会的最主要渠道。在这个无异于第2现实生活的空间里,他们尽情地表达自我,从而展现出比现实更好的自我。主页、博客、社区、推特等都是他们展现自己色彩、表达自我价值的渠道。其中,DC Inside称得上是青少年亚文化的圣地。
1) 自我沉迷(Self-Holic)
如今的青少年一代是每个小家庭珍贵的宝贝,集父母恩宠于一身;但同时,他们从小就对激烈的竞争耳濡目染,缺乏构建与他人的关系、培养社会共同体意识等方面的经历,哪怕是学生时代的志愿者活动也是为了换取学分的手段。对他们来说,社会就是一个角斗场,身边的朋友都是潜在的竞争者。他们的生活从小就因父母的期待与奉献而成为“备受关注的生活”,“为了自己,为了更好的自己,只为自己 (for me, better me, only me)”是他们人生的哲学。为了守住父母一代创下的基业,青少年们自小就接受各种训练来提升自己的资历。在他们的世界里,“我”是意识的中心,所有的自我表达都以此展开。“自拍”就是他们最喜爱的自我展示的游戏。
大众文化当然也充分体现着他们的要求。2009年的热门流行歌曲中,“我变了,你会离不开我”(褐眼女孩,Abracadabra),“我在哪里都不退缩,还是有些用处的,没被打倒”(G-dragon, Heartbreaker),“我是让男人哭泣的坏女孩,如今不掉一滴眼泪嘲笑你”( 2NE1, I don't care),“我不讨厌人们看我的眼神,因为我漂亮”(see ya, 女性时代)等歌词都体现了如今年轻一代不理会他人看法,“光明正大的自恋”情感。
2) 数码土著民(digital native)时代
在数码土著民时代,人们对电脑和网络的理解以及为增添资历而努力获取的专业知识较以前任何一个时期都高。大学毕业以前,这个时代的人们将接受50万个以上的广告、20万个以上的电子邮件及短信的洗礼,用在手机与电子游戏的时间在1万小时以上,收看电视的时间则在2万小时以上。对青少年一代来说,使用网络空间不是后天习得的能力,却更像是与生俱来的本能。通过网络社区、博客及推特等渠道,青少年一代在搜集、加工与传播信息方面的能力与专家相比也毫不逊色。韩国社会的种种热门话题,如2009年“密涅瓦事件”所显示的一样,除了主流媒体的舆论和政府的公告外,网民也积极参与其中。密涅瓦曾提前一个月准确预言美国雷曼兄弟公司的破产,被网民称作“网络经济总统”。主流媒体在以“密涅瓦”网名活动的朴大成被捕后,宣称其根本不是先知,在韩国社会引起强烈反响。究其原因,不过是因为朴大成并不具备韩国社会普遍认定的经济专家所应具备的学历、学识及能力,而只是一个毕业于专科大学理工专业的待业者。
3) 游走于冷静与热情两端的败者文化
经济萧条的日常化让青年大学生们从未来的预备劳动者,被迫转变为潜在的失业者。新近出现的用语“剩余人”指“用剩的,用不了的人力资源”,在20来岁的年轻人中十分流行。张基河歌曲中的主人公因为没钱,只能喝“廉价咖啡”,整日足不出户,蜷在“湿润的被子”里度日。没有经济来源的支撑,对他们来说外出就等于消费。即使没有不久前某咖啡广告中所说的“出门就遭罪”那么夸张,但他们也知道,难逃精神上的折磨。
青年待业者们大都具有本科或以上学历,毕业后都会花上一、两年时间准备就业。但随着时间的消逝,这些人中不少渐渐沦落为就业复读生、二次复读生,慢慢地就放弃了对未来的投资。人们将这样的青年待业者称为“袋鼠族”。“袋鼠族”自愿与社会脱节,离开父母的经济支援便难以生存,但却对父母一代(所谓的“386一代”)怀有复杂的双重情感。因为这些身体与年龄虽已跨入成人行列,却不能在经济上独立的青少年们总无法回避将父母的财力(富足=能力)与自己(失业=无能)进行比较。20:80的两极分化让骆驼穿针眼般艰难就业并因而得到物质保证的阶层,和在挑战中失败的阶层间的悬殊越来越大。对青少年一代来说,可以当作安稳靠山的父母日渐老去,赡养父母的责任与压力,以及费劲心力还是无法就业的自我怀疑压得他们喘不过气来。
就如张基河歌里所唱,当感到自己的人生像“几年间聚在盥洗池里的水”一般渐渐腐臭时,他们虽然有种“不该是这样”的愤怒,却找不到健康发泄这种愤怒的渠道。青少年一代就这样游走于冷水与热火之间,他们的感受性让他们对同样身为社会弱者、败者及少数群体心时而怀有深切的理解与包容,并通过“痴迷”(fandom)的方式 – 这样的痴迷有时以对社会无法容纳的行为的赞扬形式出现 - 来表达这种理解与包容,时而却又对比自己更不堪的败者进行攻击。少女时代的“迷”比过去的“哥哥部队”更为积极,不仅直接参与宣传自己喜爱的艺人,更将他们认为不当的事情(如不公正的合同条约)直接报告给人权委员会,以群体方式参与各种活动。但另一方面,他们又在网络上查找并公布所谓的“大酱女”、“狗粪女”、“失败女”、“概念女”等引发社会论争的普通人(主要为社会弱势的女性群体)身份,表现出他们极具攻击性的一面。有时,他们甚至还会毫无是非立场的创建罪犯粉丝俱乐部,如杀人王刘英哲(音译)粉丝俱乐部、连锁杀人犯姜浩顺(音译)粉丝俱乐部、诱拐杀人犯金吉泰(音译)粉丝俱乐部等,在网络上赞扬这些罪犯的行为。
5. 寄希望于败者们最后的紧急出口
败者文化存在于任何时代与社会,即使在韩国经济最鼎盛的20世纪80年代,依然有败者的身影。可那时的败者即使倒下还能怀揣希望重新站立起来,如今的环境却让失败者很难对未来再有期待。因为,不改变韩国社会现有结构,便无法解决当前的金融危机、青少年失业、非正规职及两极分化等问题。败者文化作为青少年的亚文化,带有挑战权威与渴望安稳两种倾向。败者文化若能引导青少年一代关注衍生败者的现实环境,并进而推动他们寻求自身发展,则这种亚文化就可能成为创造新文化与现实的推动力。这也许便是败者们可梨生的最后一个紧急出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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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정훈, <머니투데이>, 2010.5.4일 입력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0050321031464137&type=1
2) 이들 청소년세대는 경제위기를 내면화하면서 학교 내 학업경쟁과 스펙 쌓기에 골몰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취업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 역시 간파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부모가 자녀를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98.4%가 대학 교육비를, 86.7%가 결혼 비용(혼수 및 신혼집 마련)을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고, “청소년의 72.2%는 미취업 성인 자녀의 용돈도 부모가 대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답했다. 유승호, <한국경제신문>, 2010.5.7일 입력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050612171
3) <골방환상곡>, 「엄친아」편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15441&no=9&menuType=&weekday=
4) <골방환상곡>, 「우아친」편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15441&no=218&
5) 2009년 현재 한국은 OECD국가들 중 복지분배지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6) 신동립, 「신동립의 잡기노트-대한민국 웃긴 '영원한 바보' 故 배삼룡」, <뉴시스 아이즈>, 제167호, 2010, 3. 8.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3&aid=0003115102
7) 이종범, 「무한도전 유재석-성실함으론 부족하다. 백조처럼 움직여라」, <미디어스>, 2010.6.23. -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872
8) ‘겉절이 중의 으뜸’이란 뜻으로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주요캐릭터가 아니며 늘 핵심에서 빗나간 멘트를 날린다는 이유로 동료 박명수에 의해 붙여진 별명이다.
9) ‘싼티테이너’란 ‘싼티+엔터테이너’의 줄임말로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안면몰수 퍼포먼스와 시키면 무조건 다하는 저자세 등 ‘싼티나는 행동을 주특기로 삼는 연예인’을 말한다.
10) 노홍철의 이름을 출연자들이 ‘노홍칠’로 호명하다가 그의 빠른 입놀림을 흉내내어 부르면서 발음하기 쉽고 편한 ‘노찌롱’이 되었다. 최근 ‘쩌리짱’과 ‘노찌롱’이란 단어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유행어 “빵꾸똥꾸”와 마찬가지로 방송언어를 순화한다는 명목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방송금지용어가 되었다.
11) MBC의 간판 연예 프로그램이었던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오빠밴드>는 3%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3개월 만에 조기종영되었다. <오빠밴드>는 2007년 개봉된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과 흡사한 컨셉으로 출발했지만 출연진들의 면면이 지나치게 화려해서 대중과 호흡하는데 실패한 사례이다.
12) MBC, 『2010 트렌드 웨이브 - MBC컬처리포트』, 2009, 74쪽.
13) 김청환, 「루저, '88만원 세대'의 문화코드」, <주간한국>, 2009.2.11.
- ttp://weekly.hankooki.com/lpage/coverstory/200902/wk20090211093127105430.htm
14) 김난도․․이준영․권혜진․전미영․김희정, 『트렌드 코리아 2010』, 미래의창, 2009, 45쪽.
15) 2008년 3월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미네르바’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경제 이슈를 다룬 글들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짧은 시간 안에 화제가 되었던 인터넷 논객이다. 특히 그해 8월에 세계적 투자회사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한 달 전에 예측해 눈길을 끌었다. 그 외에도 환율과 증시의 변동,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정확하게 예측하자 가장 영향력 있는 논객으로 떠오르며 ‘온라인 경제 대통령’이란 호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실물 경제와 거시 경제에 관한 그의 분석력, 종합력, 예측력은 외국의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온 국민의 관심을 모으던 그는 결국 두 편의 글이 문제가 되어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1월 9일 검찰에 구속되었으나, 지난 4월 20일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16) 2010년 월드컵 16강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이동국 선수가 부진했다는 이유로 DC인사이드의 구성원들은 동국대 게시판을 집단적으로 도배하는 형태로 공격했는데, 동국대가 공격대상이 된 이유는 이동국 선수와 이름이 같다는 것이었다.
출처 : 2010 상하이-서울 청년학자 포럼
동아시아에서의 위기, 사회, 그리고 문화
때 : 2010년 7월 10일(토)
주최 :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 루저(loser)문화의 재현 양상과 특징을 중심으로
니가 들으면 십중팔구 불쾌해질 얘기를 들려주마
오늘 밤 절대로 두 다리 쭉뻗고 잠들진 못할거다
그게 뭐냐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 장기하와 얼굴들, <별일 없이 산다> 중에서
1. 청년세대 루저(Loser)문화 등장의 경제적 배경
분단과 전쟁 이후 1980년대 후반기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자랑하던 한국은 1997년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외환위기를 맞으며 좌초하고 말았다. 이후 살인적인 구조조정과 기업매각 등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부채를 조기 청산하는데 성공한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의 졸업을 선언한다. 그러나 선언 이후 한국의 경제 구조는 외환위기 이전의 상태로는 도저히 돌아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외환위기는 근본적으로 정부와 대기업의 잘못으로 초래된 결과였지만 대중의 금모으기 운동이 상징하듯 고통은 분담되지 않았고, 대부분 중소기업과 가계에 전가되었다.
한국 경제는 수출 4,000억 달러를 돌파하고, 수십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고는 2010년 4월말 현재 2788억7000만 달러로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1)이 되는 등 외견상의 경제지표는 크게 호전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구조는 내수가 더욱 취약해지고, 수출과 대기업에 크게 의존하는 형태로 왜곡되었고, 자본시장의 해외의존도 역시 갈수록 커져 외국자본의 유출입에 따라 한국금융시장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는 위험이 상존하게 되었다. 외환위기를 통해 몸집을 키운 대기업들은 글로벌 판매시장을 개척하는 데서 더 나아가 글로벌 생산기지를 통해 국민경제로부터 더욱 멀어져 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출 100조원, 수익 10조원이란 좋은 성과를 냈지만 이것이 실제 체감경기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국민경제와 괴리된 경제구조는 수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고용불안을 심화시켰고, 대기업에 편중된 정부의 금융지원과 노동정책은 노동안정성을 크게 흔들며 800만 비정규직을 구조화시켜 20대 80의 사회양극화가 심화되었다.
2. 루저들의 표상 :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와 우아친(우리 아들 친구)
지난 2010년 5월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08년을 기준으로 15~24세 청소년 가운데 24.1%가 ‘직업’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답해 ‘공부’(38.5%)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대학에 가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50.9%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라고 답해 취업이 쉽지 않은 세태를 반영했다. 2002년 조사에서는 ‘직업’이 고민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9%에 불과했다.2) 이들 세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모세대의 실직과 빈곤 등을 통해 장기화된 경제위기를 내면화한 세대이다.
한국사회의 높은 교육열과 신분상승의 열망은 해방 이후 절대빈곤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었지만 이후 과열현상까지 띄게 된 자녀교육 광풍은 2008년 현재 대학 진학률이 83.8%에 이르는 ‘대졸자주류사회’, ‘학벌사회’를 만들었다. 부모세대는 자신들이 이룩한 신분을 유지하고, 물려주기 위해 자식세대를 유년 시절부터 조기교육으로 내몰았다.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서 좋은 직업이란 안정적인 미래와 고수익이 보장된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업 성적은 선망하는 직업을 갖기 위한 가장 오래되고, 기본적인 ‘스펙’이었으며, 경제위기 이전까지는 이른바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만으로도 졸업 후 취업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조건을 갖춘 이들을 가리켜 이른바 ‘엄친아(엄마친구아들)’3)라 부른다.
‘엄친아’란 용어는 ‘엄마 친구 아들’의 줄인 말로, 비슷한 뜻의 ‘엄친딸(엄마 친구 딸)’이란 표현도 있다. 이 말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되는 웹툰 <골방환상곡> 8화 「우월한 자」(2005/12/12)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작중에 표현되는 ‘엄친아’는 ‘잘 생겼고, 최고 명문대에 다니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취업난과 무관하게 연봉 2억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와 반대의 경우로 ‘우아친(우리 아들 친구)’4)이 있는데 이 말 역시 <골방환상곡> 제200화 「원인」에서 ‘머리 좋은 우리 집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는 원인’을 제공하는 인물로 ‘똑똑한 우리 아이를 타락시키는 악의 근원’으로 ‘우리 아들 친구’를 지목한 데서 나온 용어이다. 이 용어들에 숨겨진 의미 가운데 하나는 자녀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켜 온 부모세대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식세대(루저)를 훈계할 때 부모세대 자신의(혹은 가상의) 친구 자식들을 예로 들어가며 비교했던 스트레스를 표출한 결과이다. 부모세대는 자식세대에게 입시와 취업을 강조하면서 친구들을 잠재적 경쟁자로만 여기도록 강요하는 등 성장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습득해야 할 사회관계망 형성을 방해한다. 불과 17~18세의 청소년들이 경험해야 하는 대학입시경쟁은 수많은 열패자(loser)를 조기 양산하는 결과를 빚어왔다.
한편으로 경제위기의 장기적인 지속은 청년세대와 그들의 부모세대가 동시에 갈망해 오던 ‘엄친아(엄마친구아들)’의 실체와 물질적 풍요를 쌓은 것으로 보이는 부모세대의 허상을 백일하에 드러나게 해주었다. 2007년 기준으로 한국의 연간노동시간은 2,316시간으로 OECD국가 중 1위(연평균노동시간 1,770시간), 2010년 현재 10만 명당 산업재해 사망자수 24명으로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사망률 1위(OECD국가 평균 5.1명에 비해 5배)라는 무시무시한 노동 강도에 시달리지만 그들(엄친아와 부모세대) 역시 언제라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루저(loser)’가 될지 모른다는 열패감에 사로잡혀 있다.5) ‘엄마 친구 아들’ 혹은 ‘우리 아들 친구’들은 부모세대의 요구대로 학원에 가고, 교실에선 친구도 없이 경쟁에 전념한 결과 명문대학에 입학했지만 그들이 꿈꾸었던 안정적인 미래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학벌사회의 전통은 부모세대의 자본이 감당해주는 ‘사교육’을 통해 강화되고,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선망하는 직업을 가짐으로써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경제위기 이후 기업들은 고용을 증대하지 않았고, 설령 취업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구조적으로 취약해진 노동안정성은 정년을 보장하지 않는다.
‘토폐인(토익이 만병통치약인 줄 알고 토익만 공부했다가 취업도 못하고 폐인이 된 족속)’, ‘낙바생(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듯이 어려운 관문을 뚫고 취업한 사람)’, ‘38선(민간 사기업 체감 정년 38세)’,‘ 조기(조기퇴직자)’,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가 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사오정(사기업 정년은 45세)’, ‘오륙도(사기업에서 56세까지 다니면 도둑놈)’ 등의 신조어들은 이들이 겪고 있는 취업과 노동조건의 악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사회적 양극화가 구조화되면서 이른바 사회적 열패자를 지칭하는 ‘루저(loser)’가 일반화되었다.
3. 대중문화 속에 표상되는 루저문화
- “그런 편견을 버려! 그건 나를 두 번 죽이는 거야.”
입시경쟁, 취업경쟁, 신분상승경쟁에서 자발적으로든, 사회구조에 의해서든 도태되거나 소외된 취업실패자(청년실업현상)들이 일반화되면서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로서 루저문화는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2007), 임정연의 『스끼다시 내 인생』(2006),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2003) 등의 문학작품은 물론 상업화된 대중문화 속에 여러 형태로 표상되고 있다. 특히 상업화된 대중문화 속에 가장 두드러진 양상으로 드러나는 것은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TV의 버라이어티 예능토크쇼, 리얼 버라이어티 쇼 등의 연예 프로그램이다.
1)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성공 비결
TV의 등장 이래 어느 사회든 ‘찌질이’ 혹은 사회적 루저로 분류되는 바보 캐릭터는 항상 존재해 왔다. 1960년대 배삼룡의 ‘비실비실 삼룡이’, 1970년대의 ‘못 생겨서 죄송한 이주일’, 1980년대 심형래의 ‘영구’, 1990년대 이창훈의 ‘맹구’가 대표적인 찌질이 캐릭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고, 또한 이들은 당대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적 아이콘으로 표상되어왔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배삼룡은 ‘도시화되어가는 한국의 촌뜨기, 공업화되어가는 세상의 농사꾼, 서구화되어가는 서울의 바지저고리, 근대화되어가는 한국 사회의 모든 변화의 국면에서 언제나 시대에 뒤처진 낙오자’6)로 변신해 대중을 웃기고 울리는 당대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한국의 대중문화에는 이처럼 한 사람의 단일한 상징으로 존재할 만큼 부각된 찌질이 캐릭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무수히 많은 연예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찌질이 캐릭터를 표방하는 <무한도전>, <1박2일>, <천하무적야구단>, <남자의 자격> 등과 같은 프로그램이 출현하여 루저들의 무한도전기로 인기를 얻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국민MC’로 불리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재석이지만 개그맨 시절의 그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다. 문화평론가 이종범은 “촌스러운 외모로 카메라 울렁증이 심하던 유재석은 메뚜기를 닮았다는 것만 강조한 채 그저 그런 개그맨에 불과”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시조라 할 수 있는 <무한도전>의 메인 MC를 맡기 전부터 MC가 되기 위해 준비해 왔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백조’처럼 피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7)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대명사가 된 <무한도전>이지만 메인MC를 맡은 유재석을 비롯해 나머지 출연자들 역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이들이었다. <무한도전>의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호명하는 별명을 살펴보면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출해낸 캐릭터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유재석의 별명은 그의 외모를 빗댄 ‘메뚜기’, MC로서의 출연자들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과 배려로 인해 만들어진 ‘유반장’ 등이 있고, 박명수는 출연진 가운데 고령이고, 상대적으로 약한 체력으로 인해 ‘찮은이형, 하찮은 몸, 아버지’ 등으로 불리고, 역시 그의 신체적 약점인 머리숱과 관련해 ‘흑채개그맨’ 등이 있다. 8년여의 혹독한 무명 시절을 거친 정준하는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채 주변부만 겉돈다는 뜻의 ‘쩌리짱’8), 식탐, 대식 등과 관련해 ‘식신, 뚱뚱보, 동네바보’, 하동훈(하하)는 오늘날 루저의 대표적인 신체적인 조건 중 하나로 지목되는 작은 키에 빗댄 ‘단신, 꼬마’, 개그맨으로 비교적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정형돈은 ‘어색한 뚱보, 건방진 뚱보’, 변화한 시대 분위기를 타면서 뭔가 부족하고,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싼티테이너’9)의 대명사가 된 노홍철은 ‘외국인, 돌+아이, 퀵마우스, 노찌롱10)’ 등의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도 과거의 바보 캐릭터처럼 실수하고, 분위기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해서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주눅 들거나 움츠러드는 대신 도리어 버럭 소리를 지르고, 성질을 부리며 자기 나름의 논리를 당당하게 주장한다는 점에서 자기표현에 능숙한 청년세대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무한도전>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얻은 <1박2일>, <천하무적야구단>, <남자의 자격>, <오빠 밴드>11) 등은 대부분 <무한도전>처럼 루저 캐릭터들을 활용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주요 출연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중들의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이 맞긴 한데 어딘지 모르게 ‘찌질’하다. 전성기는 한참 전에 지났고, 나이 때문인지 체력은 저질이며 외모도 썩 훌륭하지 않다. 모아놓으면 다 큰 어른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속이 좁으며 자주 투덜댄다. ‘오합지졸’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12) 물론, <1박2일>의 이승기 같이 ‘엄친아’ 캐릭터인 출연자도 있지만 <1박 2일>에서 그는 ‘범생이’이자 귀여운 막내 동생으로 도리어 ‘찌질한’ 형들의 괴롭힘과 놀림을 받는 캐릭터이다. 야생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캠핑이 테마인 프로그램에서 이승기는 언제나 형편없는 요리솜씨로 동료들의 놀림감이 되곤 한다. 이처럼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과거처럼 대중이 스타를 따라가려는 것이 아니라 좀더 대중적으로 보이려고 애쓰는 스타들, 다시 말해 ‘스펙’이란 측면에서 완벽하지 못하고, 어딘가 모자라지만 대중에게 호감을 주는 연예인이 스타가 된다는 것이다. 이들 루저 캐릭터의 연예인들은 마치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잘나고 멋진 사람만 스타가 된다는 “그런 편견을 버려! 그건 나를 두 번 죽이는 거야”라는 루저들의 소망을 담아내고 있다.
2) 루저들의 반란 - 인디밴드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이 물질적 풍요 속에 성장하며 기성세대의 문화와 결별하고 자신들만의 문화를 일구어가겠다고 선언했다면 2000년대 후반에 등장한 인디밴드의 서태지라고 평가받는 <장기하와 얼굴들>은 풍요가 거품처럼 사라진 시대, 88만원 세대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들이 서태지에게서 물려받은 음악성이 있다면 자기 세대의 정체성과 자의식을 노래에 담아낸다는 점이다. 20세기 말 밀리언셀러 음반들을 연이어 탄생시키며 연예기획사의 매니지먼트 사업을 출범시키는 계기가 된 서태지 이후에 등장했지만 장기하의 노래들은 도리어 과거 가난했던 시절(1970년대), 풋풋한 가수의 수공업 작업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들린다. 장기하를 대중에게 널리 알린 싱글앨범 「싸구려 커피」는 최신 트렌드에서 벗어나 30년쯤 전의 <산울림> 시절로 돌아간 듯 단조로운 리듬과 소박한 연주가 담겨 있다. 그러나 장기하 특유의 유유자적(悠悠自適)한 보컬에 실려 전달되는 가사는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노동이 일상화된 당대 백수청년의 ‘꼬찔꼬질’한 일상을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롯한 인디밴드들은 홍대를 중심으로 시작해 어느덧 기성 가수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유머러스한 멜로디에 패배자로서의 자기정체성을 풍자적이고 비관적인 가사에 담아내고 있다. 가수 이장혁은 「스무살」이라는 곡에서 “내가 알던 형들은 하나 둘 날개를 접고 아니라던 곳으로 조금씩 스며들었지. (중략) 귀찮은 숙제 같은 그런 나를 보면서 더 이상 어떤 말도 넌 하기 싫었겠지.(중략) 밖으로 밖으로 널 잡고 싶었지만 안으로 안으로 나는 취해만 갔어”라거나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은 「시실리아」란 노래에서 “내 사랑 시실리아. (중략) 함께 가줘요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내가 쏘리라”라고 노래한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스끼다시 내 인생>이란 노래에 “스포츠 신문 같은 나의 노래. 마을버스처럼 달려라. 스끼다시 내 인생”이란 가사를 집어넣었다.13)
4.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로 뿌리내린 루저문화의 특징
대중문화 속에 표상되는 루저문화는 청년세대, 루저들 스스로의 목소리이기 보다는 자신은 명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자발적으로 인디밴드를 선택한 장기하나 주류에 이미 편입되었다고 할 수 있는 연예인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리되는 경향이 강하다.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로서 그들 자신이 주체적으로 형성하는 루저문화의 본령은 값싼 초고속인터넷 망을 이용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주로 형성된다. 어려서부터 취업경쟁에 대비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외국어연수를 받는 등 높은 스펙을 쌓았지만 정작 사회에 나와서는 쓸모없는 잉여인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사회와 접촉가능한 면은 주로 인터넷 공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청년세대에게 제2의 현실이 된 온라인공간은 자기표현과 연출을 통해 현실 보다 나은 자신을 드러내는 최적의 공간이다. 이들은 미니홈피, 블로그, 카페, 트위터 등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가치를 드러낸다. 그 중에서도 DC인사이드는 청년세대 하위문화의 성지(聖地)라 할 수 있다.
1) 셀프홀릭(Self-Holic)
청년세대는 핵가족 시대의 귀한 자식으로 태어나 부모세대의 경제적 혜택 속에서 성장했지만,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타인과의 유대, 사회적 공동체 의식을 습득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했다. 학창시절 봉사활동마저 대학진학을 위한 수행평가 점수의 일환으로 경험한 이들에게 사회는 경쟁의 장이며, 주변의 친구들은 잠재적 경쟁자였다. 어려서부터 가족의 기대와 희생을 통해 ‘주목받는 삶’으로 성장한 청년세대의 주요 관심사는 ‘오직, 나를 위해, 좀 더 나은 나를 위해(for me, better me, only me)’이다. 이들은 부모세대가 획득한 경제적 풍요와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유년기부터 훈련받아온 세대로 스펙을 쌓고, 자기계발을 해왔다. 이들은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의식 속에 자기표현에 충실하고, ‘셀카(셀프카메라)’와 같은 자기연출을 하나의 유희로 즐긴다.
대중문화 역시 이들의 욕구를 충실히 반영한다. 2009년 인기를 얻은 노래들은 “난 변했어. 넌 내게 매달릴 거야”(브라운 아이드 걸스, Abracadabra), “나도 어디서 꿀리진 않아. 아직 쓸만한 걸. 죽지 않았어.”(지드래곤, Heartbreaker), “난 남자 울리는 bad girl, 이젠 눈물 한 방울 없이 널 비웃어.”(2NE1, I don't care), “날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싫진 않아, 나는 예쁘니까.”(씨야, 여성시대)14)와 같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당당한 자기애’를 과감히 표현하고 있다.
2)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는 이전의 어느 세대보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이해가 높고, 보다 높은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면서 얻은 전문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50만 개 이상의 광고, 20만 개 이상의 이메일과 인스턴트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휴대폰과 비디오 게임에 각각 1만 시간 이상을 사용하고, TV를 2만 시간 이상 시청한 세대다. 청년세대에게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공간은 후천적인 학습의 공간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몸에 밴 본능처럼 편안한 공간일 수밖에 없다. 이들 세대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트위터 등을 활용하며 전문가들을 능가하는 탁월한 정보수집 ․ 가공 ․ 유통 능력을 자랑한다.
한국 사회에서 종종 커다란 이슈가 되는 사건들은 2009년의 미네르바 사건15)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주류언론과 정부의 발표를 넘어서는 네티즌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미네르바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한 달 전에 예측하며 ‘온라인 경제 대통령’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주류언론은 ‘미네르바’란 인물로 알려진 ‘박대성’이 구속되자 그가 실제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 까닭은 잘 알려진 대로 미네르바가 그간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경제전문가로서의 학벌, 학력, 경력을 갖추지 못한, 다시 말해 그들의 예상보다 격이 떨어지는 공고 졸업의 전문대 학력이 고작인 청년백수였기 때문이었다.
3) 냉정과 열정의 극단을 오가는 루저문화
세계적으로 구조화된 경제위기의 일상화는 청년(대학생)들의 미래를 예비노동자에서 잠재적 실업자로 만들었다. 최근 2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잉여인간(剩餘人間)’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 말은 ‘쓰고 남는 인간, 남아도는 인력’이란 뜻이다. 장기하의 노래 속 주인공은 경제능력이 없어 ‘싸구려 커피’를 마시고, 하루 종일 바깥출입도 없이 ‘축축한 이불’ 속을 뒹구는 존재로 표상된다.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외출이란 곧 지출과 동의어로, 얼마 전 유행했던 광고 카피처럼 ‘집 떠나면 개고생’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마음고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청년백수로 지내는 이들 대부분은 대학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있는 고등교육 이수자들로, 대학 졸업 후 한두 해는 취업의 관문을 뚫어보기 위해 노력하지만 취업재수생, 삼수생이 양산되면서 취업과 미래에 대한 투자를 포기한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을 가리켜 세상은 ‘캥거루족’이라 부른다. 자발적 외톨이가 되어 주요 생활 근거로서 부모세대의 경제적 도움 없이는 자립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인 ‘캥거루족’들은 부모세대(이른바 ‘386세대’)에 대해 이중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 육체적 ․ 연령적으로는 이미 성인이 되었지만 경제적인 자립을 성취하지 못한 청년세대는 부모세대의 경제력(풍요=유능)과 자신(실업=무능)을 끊임없이 대비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대 80의 양극화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취업의 관문을 통과해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사이의 간극을 더욱더 깊고 넓게 만들어가고 있으며 한편으론 자신들에게 보금자리를 선사하고 있는 부모세대가 점차 노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부모세대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자기계발에 열중했던 만큼 취업실패의 원인 역시 자신일 수밖에 없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가 노래하듯 ‘몇 년간 세숫대야에 고여 있는 물’로 자신의 인생이 썩어가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이거는 뭔가 아니다’ 싶어지는 분노가 쌓이지만 이런 분노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 이들이 온탕과 냉탕 사이를 오가는 동안 청년세대의 감수성은 한편으론 같은 사회적 약자, 소수자, 루저에 대한 연대와 동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팬덤(fandom) - 때때로 이와 같은 팬덤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찬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을 구축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보다 못한 루저에 대한 과도한 공격성을 표출하기도 하다. 청년세대의 팬덤은 이전 세대의 ‘오빠부대’ 수준을 넘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홍보에 직접 나서는가 하면 자신들이 판단하기에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사안(예를 들어 불공정계약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인권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적극적이고, 집단적인 대처에 나선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이들은 ‘된장녀, 개똥녀, 루저녀, 개념녀’ 등 사회적 이슈가 된 일반인(특히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여성이 주요 대상)의 개인 신상을 인터넷을 이용해 낱낱이 파헤쳐 공개하는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때로는 비판의 방향을 상실16)하거나 그 도가 지나쳐 흉악범들의 팬카페(살해짱 유영철 팬카페, 연쇄살인범 강호순 팬카페, 유괴살인범 김길태 팬카페 등)를 만들어 이들을 찬양하는 형태를 엇나가기도 했다.
5. 루저들의 마지막 비상구를 희망하며
루저문화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든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국경제가 최고의 활황을 누리던 1980년대에도 루저들은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루저들은 실패 뒤에도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데 비해 현재의 루저들에겐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기 어렵다. 현재의 장기화된 경제위기와 청년실업, 비정규직, 양극화 문제는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 전환 없이는 해소될 수 없기 때문이다.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로서 루저문화는 기존 사회의 권위에 일정하게 도전하는 경향과 안착하려는 경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루저문화가 자신들을 루저로 만드는 현실적인 토대에 주목하여 발전적인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면 청년세대의 하위문화는 새로운 문화와 현실을 창조하는 동력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그것만이 루저들의 마지막 비상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金融危机与青少年一代的亚文化
- 以败者(loser)文化的表象及特征为中心
跟你说点你听了十有八九会不爽的事情
保证你今晚不能舒展两腿就睡着
要问是什么 也就是我无所事事的活着 无所忧虑
我无所事事 没什么忧虑
- 选自张基河和那些脸, “无所事事的活着”歌词
1. 青少年一代败者文化出现的经济背景
朝鲜战争及南北分裂后,直至上个世纪80年代初,韩国的经济持续增长。然而1997年,在亚洲金融风暴的冲击下,韩国遭遇了史上最大的外汇危机。此后,金大中政府通过一系列经济结构调整和制度改革,提前偿还了国际货币基金组织(IMF)的借款,宣告了金融危机在韩国的结束。尽管如此,韩国的经济结构却再难恢复至金融危机前。1997年的金融危机虽然由政府与大财阀企业的过失而引发,其恶果却像民众聚金运动所显示的一样被转嫁到中小企业和普通民众身上。
今日韩国的经济状况看上去大大好转:不仅出口额突破4,000亿美元,彼时不过几十亿的外汇储备到2010年4月也增至2788亿7,000万美元,是世界第六大外汇储备国。但金融危机以后,韩国的经济结构却呈现出内需弱化、过分依靠出口与大企业的畸形状态,而资本市场对外资的依赖程度也越来越高,外资的流入与流出甚至可以动摇韩国金融市场的根基。金融危机中发展壮大起来的大型企业借助全球化生产基地,大力开拓全球销售市场,却也与国民经济越走越远。如三星电子这样全球知名的韩国企业虽创造出销售额高达100兆亿、盈利达10兆亿韩元的惊人成果,在改善普通老百姓实际感受的经济状况上却并多大建树。这便是韩国社会的现状。与国民经济相关的经济结构即使在出口业好转的情况下,仍不能避免雇佣危机的深化;政府倾斜于大企业的财政资助与劳动政策动摇了韩国劳动市场的稳定性,造成800万人次非正规职大军的存在以及韩国社会20比80的两极分化。
2. 败者的表象 : 母友儿(母亲友人的儿子)与 我儿友(我儿子的朋友)
据2010年5月4日韩国统计厅发布的《2010青少年统计》记载,以2008年为准,年纪在15-24岁间的青少年中,有24.1%的人回答“就业”是他们最大的苦恼,仅次于“学习”(38.5%)选项。而当被问到上大学的理由时,50.9%的青少年回答“是为找份好工作”,充分显示出韩国当下严峻的就业形势。而2002年的同类问卷调查中,以“就业”为最大苦恼的青少年应答者比例不过才6.9%。这一代是亲身经历并体验1997年金融危机后父母失业与贫困,并已将长期的经济危机内化的一代。
韩国社会对教育的关注与人们对身份上升的渴求曾是解放后普通民众摆脱绝对贫困的驱动力。但随着教育风潮越演越烈,父母对子女教育的投入与支出节节攀升;截止2008年,韩国的大学入学率高达83.8%,如今的韩国社会已成为“大学生主流社会”,成为讲求大学出身的“学阀社会”。父母一代为了守住自己辛苦创下的基业并将之传承给子女,从幼年起便对子女实施早期教育。金融危机后,韩国社会所谓的好职业就是指收入高且稳定的公务员或大型企业员工,而学业成绩则是获取理想职业最基本的评选条件。金融危机前,据说只要进入名牌大学就等于是为毕业后的就业找到了保障。具备如此条件的人,被称为是“母友儿”。
“母友儿”是“母亲友人儿子”的缩略语,与其意思相近的还有“母友女”(母亲友人之女)。这个用语最早出现在韩国门户网站NAVER上的网络漫画《小屋幻想曲》第8集“优越者”(2005/12/12)中,作品里的“母友儿”被描绘成“人长得帅,念一流名牌大学,孝敬父母,不受就业难影响获得年薪2亿韩元职位”的出色人物。而与此相对的用语则是“我儿友”(我儿子的朋友)。这个用语最早也出现在《小屋幻想曲》中,第200集“原因”里“我儿友”被描绘为导致“头脑聪明的我家儿子不用功念书的原因”,是“将我聪明的儿子拖向堕落的罪恶根源”。为了子女成功而牺牲自我的韩国父母在子女不尽如人意时,常会用自己(或假想)的朋友子女为例来教训并鼓励子女,而上述这些用语正体现了不成功的子女一代(败者)在父母的这种比较里所承受的压力。韩国的父母在对子女就高考与就业进行强调时,无形之中让子女把朋友当作为潜在的竞争者,也因此妨碍了青少年在成长中,学会发展正常的社会关系网络。这些不过十七、八的青少年,在高考竞争中失利便大批地沦为社会定义的败者(loser)。
但另一方面,长期持续的经济危机也让父母与子女都渴求的“母友儿”实体与父母们积累物质财富的幻想赤裸裸地表现出来。以2007年数据为准,韩国的年劳动时间为2,316小时,居所有经济合作与发展组织(OECD)国家(平均年劳动时间为1,770小时)之首。2010年的韩国每10万人中就有24人在工业灾难中丧失,是OECE国家中工业灾难死亡率最高(为OECD国家平均值5.1人的5倍)的地方。这些数据显示的韩国劳动强度虽高,他们(“母友儿”与父母一代)却仍处于不知何时就会因为结构调整而成为“败者”的恐慌中。“母亲友人之子”和“我儿子的朋友”遵循父母要求,出没于各种补习学院,在没有朋友只有竞争的教室里苦读并最终考取名牌大学,然而他们所梦想的安稳的未来却依然得不到保障。学阀社会的传统则通过以父母资金为支撑的“私教育”得到强化,并因年轻的一代从名牌大学毕业后能够获取理想职业的机制而得到维持和延续。但是,金融危机以后的韩国企业却不曾大量招聘,即使就业成功,结构上愈发恶化的劳动稳定性也无法保障正常的退休年纪。
“托废人(以为托业考试是求职的万能灵药便只专注于此却最终因找不到工作而颓废的人)”、“骆针生(如骆驼穿过针眼一样艰难就业的人)”、“38线(民营私企的退休年纪通常为38岁)”、“早期(早期退职者)”、“李太白(与“二殆白”同音,指20多岁的年轻人近一半是没有职业的“白手”)”、“二九白(20多岁的年轻人90%是没有职业的“白手”)”、“十将生(10来岁便要考虑将来会找不到工作)”、“沙悟净(与“四五停”同音,指私人企业的退休年纪为45岁)”、“五六盗(在私人企业工作至56岁的人简直是强盗)”等近来出现的流行语充分体现出他们的就业压力与恶化的工作环境和条件。1997年金融危机以后,韩国经济、社会的两极分化让社会所谓的“败者(loser)”成为一种普遍现象。
3. 大众文化中呈现的败者文化
- “放下那种偏见!那等于是两次将我杀死。”
在高考竞争、身份上升的竞争中,无论是因为自身原因还是因为社会结构被淘汰或边缘化的就业失败者(青少年失业现象)越来越普遍,败者文化作为青少年的亚文化现象不仅出现在金爱兰(音译)的《唾液聚集》(2007)、林贞妍(音译)的《下酒菜 我的人生》(2006)、朴岷圭(音译)的《Sammi Superstars的最后一个球迷俱乐部》(2003)等文学作品中,也以多种形式在商业化的大众文化中屡屡登场。而在商业化的大众文化中最明显的败者现象则主要集中出现在无线与有线电视台推出的各种脱口秀及综艺类(real variety)娱乐性节目中。
1) 综艺类娱乐节目的成功秘诀
自从电视出现在人们的生活中,无论哪个社会的电视屏幕上都不难发现“窝囊废”或是被社会当作失败者的笨蛋人物形象。韩国上个世纪60年代裴三龙的“踉踉跄跄的三龙”、70年代“长得对不起观众的李周逸”、80年代沈炯来的“营九”、90年代李沧勋(音译)的“盲九”等最具代表性的窝囊废形象深受普通民众的喜爱,成为反映各时代氛围的重要文化元素。例如,不久前离世的裴三龙就以“城市化进程中的韩国下泥巴人、工业化进程里的村农、越来越西化的首尔的草包、朝向近代化发展的韩国社会所有变化中总是为时代落下的落伍者”形象让观众时而捧腹大笑,时而心酸流泪,是当代最耀眼的大众文化偶像。但21世纪的韩国大众文化中,却再也找不到这样以一个人为象征的窝囊废形象,取而代之的是“无限挑战”、“2天1夜”、“男人的资格”等若干人同时以窝囊废形象登场的娱乐节目,通过展现败者的挑战经历而为观众喜爱。例如目前在韩国有着“国民MC(主持人)”之称、人气如日中天的刘在锡曾度过一段几乎没什么知名度的喜剧演员生涯。文化评论家李钟范(音译)在评价刘在锡时称,虽然他“长得又土、在镜头前又紧张,只是强调跟蚱蜢长得像”,但却在担任被称为综艺类节目始祖的“无限挑战”主持人之前就为能担纲主持人而不断努力,在大众看不到的地方付出了大量心血。“无限挑战”如今是韩国家喻户晓的综艺类节目的代名词,但以主持人刘在锡为首的所有演员却都有段没什么名气的过去。从“无限挑战”演员在节目中的绰号大致就能了解他们在节目中是个什么形象。首先,刘在锡因外貌被人称为“蚱蜢”,又因身为主持人而照顾并了解其他演员,所以获得“刘班长”的称号。朴明洙是所有演员中年纪最大的,体力相对最差,因而被称为“恹恹兄”、“奄奄之身”、“爸爸”;而他稀疏的头发也为其带来“黑彩(生发剂)演员”的绰号。郑俊浩曾有段8年多的无名经历,因总是游荡在主流之外而被朴明洙叫作“陪衬头”,又因为贪吃、能吃,他也被人称为“食神”、“胖嘟嘟”或“小区傻蛋”。河东勋(HAHA)个子矮,而这是当今社会最明显的败者特征之一,他也因此被叫作“小个子”、“小孩儿”。入行喜剧表演已有不短时间却没有什么建树的郑型墩被人称为“别扭的胖子”、“傲慢的胖子”;喜欢追赶潮流却不能获得正面效果的卢洪哲则成为“劣质娱乐人”的代名词,拥有“外国人”、“疯子(偶)像”、“快嘴”、“卢基笼”(音译)等绰号。这几个演员虽然也都像过去屏幕上的笨蛋形象一样,会因犯错或是说些与气氛不符合的话而挨批,但却不会因此就心虚或退让,反而会更大声、更理直气壮地表明自己的观点和立场,正体现着青少年一代善于自我表现的特点。
与“无限挑战”齐名的“2天1夜”、“天下无敌棒球队”、“男人的资格”、“哥哥乐队”等娱乐节目也都通过演员刻画的败者形象而受到观众喜爱。参加演出这些节目的演员虽然确实是人们喜爱并崇拜的艺人,但却在某个方面让人有种“窝囊”的感觉:他们的事业巅峰期早已成为历史,或许因为年纪大了体力又不济;要是这些人都聚在一起,互相之间总是小气地斗嘴,让人难以相信这是一群成年人,却自然联想到“乌合之众”。虽然“2天1夜”里也有李胜基这样的“母友儿”,但他在节目中却是被“窝囊废”哥哥们欺负的“模范生”和最小的弟弟。这些深受观众喜爱的娱乐节目有个突出的共同点,那就是明星不再像过去那样高高在上的只能让人仰视,反倒是那些具有亲合力、在某一方面有缺陷因而不那么完美的艺人更受观众追捧。这些兼具败者特点的艺人的存在就好像是喊出了败者们“放下那种(以为明星都是完人的)偏见!那等于是两次将我杀死。”的心声。
2) 败者的叛乱 – 独立乐队
上个世纪90年代的“徐太志和孩子们”曾高声宣扬要与物质丰裕的旧时代文化决裂,开创属于自己的文化。2000下半年出现在韩国乐坛的“张基河和那些脸”有着独立乐队的徐太志之称,被评价为是物质富裕如泡沫般破灭后的“(月薪)88万元一代”的代言人。如果说他们与徐太志的音乐有一脉相通的地方,那就是在音乐里充分体现着自己那一代的特性与自我意识。20世纪末的徐太志曾连续发行数张销量过百万的唱片,并成功转型向娱乐企划业发展。张基河虽出现在徐太志之后,他的歌却有过去经济条件困难时(20世纪70年代)期歌手的青涩感。张基河最广为认知的专辑《廉价咖啡》与现代的流行曲风截然不同,却有着30年前“山鸣”乐队一般单调的节奏与质朴的旋律。张基河独特的嗓音和他满不在乎的神情,将直白书写青少年失业与非正规职劳动现状的歌词到位地传达给了每个听众。
像“张基河和那些脸”一样的地下乐队通常以弘大为中心开始他们的表演生涯,经过一些时间的历练便能在民众中获得不亚于主流歌手的声望。他们的音乐旋律幽默,歌词内容则多是对作为失败者的自己的嘲讽。歌手李长赫(音译)在名为《二十岁》的歌里唱道,“我认识的哥哥们一个个都收起翅膀,悄无声息地走进那些他们曾不以为然的地方……看着犹如解不开的难题的我,你已厌烦得说不出话了吧……我想要走出去抓住你,却渐渐醉倒在这里面”。“飞蛾明星香肠俱乐部”(乐队)在《西西里》写道,“我的爱,西西里……一起去吧,乐天利!烤肉汉堡,我请客”。“月光妖精站前满垒全垒打”(歌手)也在《下酒菜 我的人生》中唱道, “体育新闻般的我的歌,像小区巴士一样飞奔吧,下酒菜一样,我的人生”。
4. 青少年亚文化—败者文化的特点
出现在大众文化里的败者与其说是青少年或失败者们自己发出的声音,不如说是通过毕业于名牌大学社会学专业后自发选择独立乐队的张基河,以及那些已经融入主流的艺人所间接呈现的表象。以青少年一代为主体的败者文化则主要形成于廉价因特网上的各种网络社区。对那些从小就为了能在激烈的就业竞争中取得优势而参加各种资格证考试或外语进修,但到真正进入社会时还是无法证明自己价值而沦为多余者的青少年来说,网络是他们接触社会的最主要渠道。在这个无异于第2现实生活的空间里,他们尽情地表达自我,从而展现出比现实更好的自我。主页、博客、社区、推特等都是他们展现自己色彩、表达自我价值的渠道。其中,DC Inside称得上是青少年亚文化的圣地。
1) 自我沉迷(Self-Holic)
如今的青少年一代是每个小家庭珍贵的宝贝,集父母恩宠于一身;但同时,他们从小就对激烈的竞争耳濡目染,缺乏构建与他人的关系、培养社会共同体意识等方面的经历,哪怕是学生时代的志愿者活动也是为了换取学分的手段。对他们来说,社会就是一个角斗场,身边的朋友都是潜在的竞争者。他们的生活从小就因父母的期待与奉献而成为“备受关注的生活”,“为了自己,为了更好的自己,只为自己 (for me, better me, only me)”是他们人生的哲学。为了守住父母一代创下的基业,青少年们自小就接受各种训练来提升自己的资历。在他们的世界里,“我”是意识的中心,所有的自我表达都以此展开。“自拍”就是他们最喜爱的自我展示的游戏。
大众文化当然也充分体现着他们的要求。2009年的热门流行歌曲中,“我变了,你会离不开我”(褐眼女孩,Abracadabra),“我在哪里都不退缩,还是有些用处的,没被打倒”(G-dragon, Heartbreaker),“我是让男人哭泣的坏女孩,如今不掉一滴眼泪嘲笑你”( 2NE1, I don't care),“我不讨厌人们看我的眼神,因为我漂亮”(see ya, 女性时代)等歌词都体现了如今年轻一代不理会他人看法,“光明正大的自恋”情感。
2) 数码土著民(digital native)时代
在数码土著民时代,人们对电脑和网络的理解以及为增添资历而努力获取的专业知识较以前任何一个时期都高。大学毕业以前,这个时代的人们将接受50万个以上的广告、20万个以上的电子邮件及短信的洗礼,用在手机与电子游戏的时间在1万小时以上,收看电视的时间则在2万小时以上。对青少年一代来说,使用网络空间不是后天习得的能力,却更像是与生俱来的本能。通过网络社区、博客及推特等渠道,青少年一代在搜集、加工与传播信息方面的能力与专家相比也毫不逊色。韩国社会的种种热门话题,如2009年“密涅瓦事件”所显示的一样,除了主流媒体的舆论和政府的公告外,网民也积极参与其中。密涅瓦曾提前一个月准确预言美国雷曼兄弟公司的破产,被网民称作“网络经济总统”。主流媒体在以“密涅瓦”网名活动的朴大成被捕后,宣称其根本不是先知,在韩国社会引起强烈反响。究其原因,不过是因为朴大成并不具备韩国社会普遍认定的经济专家所应具备的学历、学识及能力,而只是一个毕业于专科大学理工专业的待业者。
3) 游走于冷静与热情两端的败者文化
经济萧条的日常化让青年大学生们从未来的预备劳动者,被迫转变为潜在的失业者。新近出现的用语“剩余人”指“用剩的,用不了的人力资源”,在20来岁的年轻人中十分流行。张基河歌曲中的主人公因为没钱,只能喝“廉价咖啡”,整日足不出户,蜷在“湿润的被子”里度日。没有经济来源的支撑,对他们来说外出就等于消费。即使没有不久前某咖啡广告中所说的“出门就遭罪”那么夸张,但他们也知道,难逃精神上的折磨。
青年待业者们大都具有本科或以上学历,毕业后都会花上一、两年时间准备就业。但随着时间的消逝,这些人中不少渐渐沦落为就业复读生、二次复读生,慢慢地就放弃了对未来的投资。人们将这样的青年待业者称为“袋鼠族”。“袋鼠族”自愿与社会脱节,离开父母的经济支援便难以生存,但却对父母一代(所谓的“386一代”)怀有复杂的双重情感。因为这些身体与年龄虽已跨入成人行列,却不能在经济上独立的青少年们总无法回避将父母的财力(富足=能力)与自己(失业=无能)进行比较。20:80的两极分化让骆驼穿针眼般艰难就业并因而得到物质保证的阶层,和在挑战中失败的阶层间的悬殊越来越大。对青少年一代来说,可以当作安稳靠山的父母日渐老去,赡养父母的责任与压力,以及费劲心力还是无法就业的自我怀疑压得他们喘不过气来。
就如张基河歌里所唱,当感到自己的人生像“几年间聚在盥洗池里的水”一般渐渐腐臭时,他们虽然有种“不该是这样”的愤怒,却找不到健康发泄这种愤怒的渠道。青少年一代就这样游走于冷水与热火之间,他们的感受性让他们对同样身为社会弱者、败者及少数群体心时而怀有深切的理解与包容,并通过“痴迷”(fandom)的方式 – 这样的痴迷有时以对社会无法容纳的行为的赞扬形式出现 - 来表达这种理解与包容,时而却又对比自己更不堪的败者进行攻击。少女时代的“迷”比过去的“哥哥部队”更为积极,不仅直接参与宣传自己喜爱的艺人,更将他们认为不当的事情(如不公正的合同条约)直接报告给人权委员会,以群体方式参与各种活动。但另一方面,他们又在网络上查找并公布所谓的“大酱女”、“狗粪女”、“失败女”、“概念女”等引发社会论争的普通人(主要为社会弱势的女性群体)身份,表现出他们极具攻击性的一面。有时,他们甚至还会毫无是非立场的创建罪犯粉丝俱乐部,如杀人王刘英哲(音译)粉丝俱乐部、连锁杀人犯姜浩顺(音译)粉丝俱乐部、诱拐杀人犯金吉泰(音译)粉丝俱乐部等,在网络上赞扬这些罪犯的行为。
5. 寄希望于败者们最后的紧急出口
败者文化存在于任何时代与社会,即使在韩国经济最鼎盛的20世纪80年代,依然有败者的身影。可那时的败者即使倒下还能怀揣希望重新站立起来,如今的环境却让失败者很难对未来再有期待。因为,不改变韩国社会现有结构,便无法解决当前的金融危机、青少年失业、非正规职及两极分化等问题。败者文化作为青少年的亚文化,带有挑战权威与渴望安稳两种倾向。败者文化若能引导青少年一代关注衍生败者的现实环境,并进而推动他们寻求自身发展,则这种亚文化就可能成为创造新文化与现实的推动力。这也许便是败者们可梨生的最后一个紧急出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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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정훈, <머니투데이>, 2010.5.4일 입력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0050321031464137&type=1
2) 이들 청소년세대는 경제위기를 내면화하면서 학교 내 학업경쟁과 스펙 쌓기에 골몰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취업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 역시 간파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부모가 자녀를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98.4%가 대학 교육비를, 86.7%가 결혼 비용(혼수 및 신혼집 마련)을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고, “청소년의 72.2%는 미취업 성인 자녀의 용돈도 부모가 대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답했다. 유승호, <한국경제신문>, 2010.5.7일 입력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050612171
3) <골방환상곡>, 「엄친아」편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15441&no=9&menuType=&weekday=
4) <골방환상곡>, 「우아친」편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15441&no=218&
5) 2009년 현재 한국은 OECD국가들 중 복지분배지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6) 신동립, 「신동립의 잡기노트-대한민국 웃긴 '영원한 바보' 故 배삼룡」, <뉴시스 아이즈>, 제167호, 2010, 3. 8.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3&aid=0003115102
7) 이종범, 「무한도전 유재석-성실함으론 부족하다. 백조처럼 움직여라」, <미디어스>, 2010.6.23. -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872
8) ‘겉절이 중의 으뜸’이란 뜻으로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주요캐릭터가 아니며 늘 핵심에서 빗나간 멘트를 날린다는 이유로 동료 박명수에 의해 붙여진 별명이다.
9) ‘싼티테이너’란 ‘싼티+엔터테이너’의 줄임말로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안면몰수 퍼포먼스와 시키면 무조건 다하는 저자세 등 ‘싼티나는 행동을 주특기로 삼는 연예인’을 말한다.
10) 노홍철의 이름을 출연자들이 ‘노홍칠’로 호명하다가 그의 빠른 입놀림을 흉내내어 부르면서 발음하기 쉽고 편한 ‘노찌롱’이 되었다. 최근 ‘쩌리짱’과 ‘노찌롱’이란 단어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유행어 “빵꾸똥꾸”와 마찬가지로 방송언어를 순화한다는 명목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방송금지용어가 되었다.
11) MBC의 간판 연예 프로그램이었던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오빠밴드>는 3%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3개월 만에 조기종영되었다. <오빠밴드>는 2007년 개봉된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과 흡사한 컨셉으로 출발했지만 출연진들의 면면이 지나치게 화려해서 대중과 호흡하는데 실패한 사례이다.
12) MBC, 『2010 트렌드 웨이브 - MBC컬처리포트』, 2009, 74쪽.
13) 김청환, 「루저, '88만원 세대'의 문화코드」, <주간한국>, 2009.2.11.
- ttp://weekly.hankooki.com/lpage/coverstory/200902/wk20090211093127105430.htm
14) 김난도․․이준영․권혜진․전미영․김희정, 『트렌드 코리아 2010』, 미래의창, 2009, 45쪽.
15) 2008년 3월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미네르바’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경제 이슈를 다룬 글들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짧은 시간 안에 화제가 되었던 인터넷 논객이다. 특히 그해 8월에 세계적 투자회사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한 달 전에 예측해 눈길을 끌었다. 그 외에도 환율과 증시의 변동,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정확하게 예측하자 가장 영향력 있는 논객으로 떠오르며 ‘온라인 경제 대통령’이란 호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실물 경제와 거시 경제에 관한 그의 분석력, 종합력, 예측력은 외국의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온 국민의 관심을 모으던 그는 결국 두 편의 글이 문제가 되어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1월 9일 검찰에 구속되었으나, 지난 4월 20일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16) 2010년 월드컵 16강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이동국 선수가 부진했다는 이유로 DC인사이드의 구성원들은 동국대 게시판을 집단적으로 도배하는 형태로 공격했는데, 동국대가 공격대상이 된 이유는 이동국 선수와 이름이 같다는 것이었다.
출처 : 2010 상하이-서울 청년학자 포럼
동아시아에서의 위기, 사회, 그리고 문화
때 : 2010년 7월 10일(토)
주최 :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