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인문학

'놀이'에 관한 책들...

windshoes 2013. 9. 10. 14:17

* "놀이, 유희, 축제, 카니발, 연희"는 각기 다른 개념이지만 비슷한 개념이며 따로 떼어놓기 어려운 개념들이기도 하다. 장 뒤비뇨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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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주 '놀이와 '축제'를 혼동한다. 놀이는 규칙의 수용을 이야기하며 과격한 근육행위에 기호를 부여하고 자연적인 행위로부터 분리되어 스펙타클(spectacle: 연행적인 방법을 통해서 어떠한 행위를 펼쳐보이며 그것을 보는 이들에게 지각 가능하도록 하는 것)로 통합되는 것이다. 반면에 축제는 규칙을 위반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모든 규칙을 파괴하는 것이다. 위반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축제 때 일반적으로 보이는 '규칙 없음'이나 '방탕'을 의미하는 것과는 다르다.

축제는 기호나 규칙을 파괴하는데, 이것은 축제가 그것들을 인식하면서 침해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탈문화된 세계, 즉 규범이 없는 트레멘덤(tremendum)과 같은 공포의 공간을 생성시키는 세계와 대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중략>... 축제는 문명들이 변화하는 순간에 그 문명들의 틈새에 살며시 끼여든다.
<장 뒤비뇨, 류정아 옮김, "축제와 문명", 한길사,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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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주 놀이와 축제를 혼동한다. 뒤비뇨의 말을 부정하진 않지만 '놀이와 축제, 놀이와 예술, 놀이와 창조, 놀이와 상상력, 놀이와 사회, 놀이와 인간'은 구분되지 않는 가운데 수만 년을 함께 해왔을 것이다. 그래서 축제와 놀이는 종종 문화인류학의 범주 안에서 연구되며, 문화인류학과 사회학은 종종 혼동된다.

다음의 책들은 축제와 놀이 또는 그밖에 혼동되는 것들에 대한 책이다. 만약 누군가 놀이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다고 내게 조언을 구한다면(아마도 그건 내 나름 특별한 인연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지만) 다음의 책들을 추천한다.






 
축제 이론 : 류정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3년 2월
- 류정아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축제 연구의 대가'라고 할 만하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펴내는 커뮤니케이션 관련 총서 중 하나로 매우 실용적인 문고본이다. 이 방면에 관심이 있고, 이제 막 입문하려는 분들이라면 참고할 만한 시리즈로 가치가 높다.

1.아널드 반 제넵: 통과의례
2.마르셀 모스: 증여론
3.에드먼드 리치: 시간의 패러독스
4.빅터 터너: 리미날리티와 코뮤니타스의 창조성
5.하위징아: 호모 루덴스
6.로저 카유아: 놀이와 인간의 정체성
7.바흐친: 반(反) 구조적 카니발과 소통시스템
8.마리안느 메스닐: 민속학에서 민족기호론으로
9.장 뒤비뇨: 문명과 판타지 그리고 자유로움
10.리처드 셰크너: 퍼포먼스와 스펙터클

이중에서 마르셀 모스, 빅터 터너, 하위징아, 로저 카유아, 바흐친, 장 뒤비뇨 등은 국내에 저서가 한두 권 정도는 소개된 적이 있지만 사실 노동중독사회, 과로사회 등으로 호명되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할 수는 없으리라. 나머지는 거의 잘 알려져 있지 못하다. 기초 이론을 다진다는 측면에서 먼저 읽을 만하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6808867)

놀이의 반란 -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 : EBS <놀이의 반란> 제작팀 (지은이) | 지식너머 | 2013년 6월
- 이 책은 EBS에서 방영해서 화제가 되었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긴 것이다. 교육적인 의미에서 '놀이'에 대해 반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실제 교육현장(물론 영유아가 중심에 있긴 하지만)에서 벌어지는 현장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69392)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의 7가지 상상력 프로젝트 : 진중권 (지은이) | 휴머니스트 | 2005년 3
- 이 책이 나온지도 벌써 꽤 되었다. 읽은 사람들도 많고 여전히 잘 팔리는 책이라 별도의 소개가 필요할까 싶기도 한다만 굳이 말하자면 예술 작품 속에 등장하는 20가지 놀이를 7가지 범주로 나눠 미학적으로 사유해본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0331)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 생각하는 인간에서 놀이하는 인간으로 창조와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놀이 탐구 : 스티븐 나흐마노비치 (지은이), 이상원 (옮긴이) | 에코의서재 | 2008년 7월
- 이 책은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 시인, 교사 그리고 컴퓨터 아티스트이며 심리학과 문학을 공부한 저자가 상상력과 창조의 원천으로 '놀이'를 바라본 것이다. 어찌보면 놀이의 기능과 의미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현장에서의 여러 예시들을 통해 놀이가 가지고 있는 창조력의 원천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717113&start=slayer)


플레이, 즐거움의 발견
- 우울한 현대인이 되찾아야 할 행복의 조건

스튜어트 브라운 | 크리스토퍼 본 (지은이) | 윤미나 (옮긴이) | 황상민 (감수) | 흐름출판 | 2010-05-18 | 원제 play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872901)

앞서의 책들 중 첫 번째 책을 제외하고는 이론서라고 하기엔 다소 소프트한 편인데 비해, 지금 소개하는 네 권의 책은 '놀이'와 '축제'에 대한 본격 이론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놀이에 관한 책이 이론서라고 딱딱하기만 하다면 모순일 수 있겠다. 아래의 책들이 쉽냐고 묻는다면 나로선 그렇다고 대답하겠다만, 분명 어렵다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게다. 그래도 어떻게 하겠냐. 필요하면 봐야지. ㅋㅋ

놀이와 인간 - 가면과 현기증 (Le masque et vertige) : 로제 카이와 (지은이), 이상률 (옮긴이) | 문예출판사 | 1994년 4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002335)

호모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 요한 하위징아 (지은이), 이종인 (옮긴이) | 연암서가 | 2010년 3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054057)

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과 중세 및 르네상스의 민중문화 : 미하일 바흐찐(철학자) 저 | 이덕형 역 | 아카넷 | 2001.05.30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9103401)

축제와 문명l 한길컬처북스 21 : 장 뒤비뇨 (지은이) | 한길사 | 1998-05-25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5601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