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광규 - 달팽이의 사랑 달팽이의 사랑 - 김광규 장독대 앞뜰 이끼 낀 시멘트 바닥에서 달팽이 두 마리 얼굴 비비고 있다 요란한 천둥 번개 장대 같은 빗줄기 뚫고 여기까지 기어오는데 얼마나 오래 걸렸을까 멀리서 그리움에 몸이 달아 그들은 아마 뛰어왔을 것이다 들리지 않는 이름 서로 부르며 움직이지 않는 속도로 숨가쁘게 달려와 그들은 이제 몸을 맞대고 기나긴 사랑 속삭인다 짤막한 사랑 담아둘 집 한칸 마련하기 위하여 십 년을 바둥거린 나에게 날 때부터 집을 가진 달팽이의 사랑은 얼마나 멀고 긴 것일까 * 이제 내년 4월이면 아내와 한집살이, 한몸살이 한 것이 만 4년이 된다. 서로 30여년 가차이 다른 환경, 다른 인생을 살아왔으나 우리는 또 얼마나 가깝고도 먼 사이냐? 시인 김광규는 사랑, 그것도 부부관계, 살림살이, 집을 달팽..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