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환문학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최금진 - 웃는 사람들 웃는 사람들 - 최금진 웃음은 활력 넘치는 사람들 속에 장치되어 있다가 폭발물처럼 불시에 터진다 웃음은 무섭다 자신만만하고 거리낌없는 남자다운 웃음은 배워두면 좋지만 아무리 따라해도 쉽게 안 되는 것 열성인자를 물려받고 태어난 웃음은 어딘가 일그러져 영락없이 잡종인 게 들통난다 계층재생산,이란 말을 쓰지 않아도 얼굴에 그려져 있는 어색한 웃음은 보나마나 가난한 아버지와 불행한 어머니의 교배로 만들어진 것 자신의 표정을 능가하는 어떤 표정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웃다가 제풀에 지쳤을 때 문득 느껴지는 허기처럼 모두가 골고루 나눠갖지 않는 웃음은 배가 고프다 못나고 부끄러운 아버지들을 뚝뚝 떼어 이 사람 저 사람의 낯짝에 공평하게 붙여주면 안될까 술만 먹으면 취해서 울던 뻐드렁니 가난한 아버지의 더러운 입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