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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편지

100만 원 짜리 다섯 뭉치는 누가 포장했을까?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할까? 살다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말라”는 농담 섞인 충고를 많이 받게 됩니다. 저도 간혹 신참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동네 무당에겐 영험이 없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도 있을 겁니다. 나사렛에서 태어나고 자란 예수는 갈릴리 호수에서 시작한 수많은 기적들을 통해 전 이스라엘에 그의 이름이 알려집니다. 하지만 명성을 얻은 뒤 찾아간 고향 마을 나사렛에서 그는 뜻밖에 냉담한 반응을 겪습니다.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마을 사람들은 "저게 누구야? 목수 요셉의 장남 예수가 아닌가?"라며 예수를 별로 신뢰하지 않았고, 도리어 갖은 모욕과 조롱을 쏟아댑니다. 이런 일을 겪은 뒤, 예수는 “예언자들은 자신의 고향에서 배척 받는다”.. 더보기
깊고 푸른 것이 어디 몸에 물든 멍뿐이겠습니까? 깊고 푸른 것이 어디 몸에 물든 멍뿐이겠습니까? - 내 마음의 모래바람에게 보내는 여섯 번째 편지 혹시 내가 하고 있다는 문화망명지에 가보았을 테지. 그곳에 가면 망명신청이라고 회원가입을 위한 게시판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밝혔듯이 난 긴 글이 좋아. 만약 세상이 책이라면 난 세상을 벌써 다 읽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해두자. 아주 어렸을 적에 나는 세상을 다 알아버렸어. 건방진 얘기라고 해도 하는 수 없다는 거, 그대가 뭐라 하건 세상의 바닥을 이미 보아버렸다는 내 느낌, 조금도 변함이 없을 거라는 거 그대도 이미 알겠지. 그래서 그래, 긴 글을 원하는 건. 내가 아직 읽지 못한 것이 있다면 당신이니까. 내게 그것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고, 그것이 아니라면 난 이미 다 읽었으니 네가 읽은 걸.. 더보기
사랑하라! 희망도 없이, 말도 없이... 오늘(2008. 1.17.) 망명지를 살펴보니 1,634,035명의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카운터에 기록되어 있더군요. 처음 홈페이지를 만든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 하루도 빠짐없이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제 이야기를 하며 살았습니다. 인터넷 공간에 작으나마 사람들과 소통할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던 건 지난 2000년 8월 1일의 일이었으니까, 햇수로는 올해가 9년, 다가오는 8월이면 만 8주년이 됩니다. 홈페이지 이름이 왜 하필이면 ‘망명지’일까? 때로는 스스로에게 반문합니다. 뭔가 대단한 고민이 있었다기 보다 점점 새로운 해몽을 저의 꿈에 덧대어갔던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꿈보다 해몽이었던 거죠. 아니면 최인훈 선생이 어디선가 들려주었던 말이 오래도록 제.. 더보기
"유리병편지"에 대하여 저는 어떻게든 살아가는 일이 인생에서 가장 큰 몫이란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리고 가끔 현재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실천 없는 반성을, 사유 없는 실천을 반성하고 또다시 실천 없는 일상을 되돌아 보며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곤 합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생활에 대해 의문을 가지곤 합니다. 어째서 나는 흙을 일구고 생명을 기르는 일을 택하지 않았을까,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아늑한 집을 짓는 일을 택하지 않았을까, 이른 새벽 아직 사람들이 거리에 나서기 전에 길을 닦고, 청소하는 일을 택하지 않았는지 반문해보곤 합니다. 어째서 글을 읽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책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택했는지, 종이를 만들기 위해 제 속살 다 내어 바치는 세상 나무들에게, 그렇게 만들어진 책을 읽게 될 사람들에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