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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김남주 - 시인은 모름지기 시인은 모름지기 - 김남주 공원이나 학교나 교회 도시의 네거리 같은 데서 흔해빠진 것이 동상이다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고 나 이날이때까지 왕이라든가 순교자라든가 선비라든가 또 무슨무슨 장군이라든가 하는 것들의 수염 앞에서 칼 앞에서 책 앞에서 가던 길 멈추고 눈을 내리깐 적 없고 고개 들어 우러러본 적 없다 그들이 잘나고 못나고 해서가 아니다 내가 오만해서도 아니다 시인은 그 따위 권위 앞에서 머리를 수그린다거나 허리를 굽혀서는 안되는 것이다. 모름지기 시인이 다소곳해야 할 것은 삶인 것이다 파란만장한 삶 산전수전 다 겪고 이제는 돌아와 마을 어귀 같은 데에 늙은 상수리나무로 서 있는 주름살과 상처자국투성이의 기구한 삶 앞에서 다소곳하게 서서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도둑놈의 삶일지라도 그것.. 더보기
김남주 -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 김남주 내가 심고 가꾼 꽃나무는 아무리 아쉬워도 나 없이 그 어느 겨울을 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땅의 꽃은 해마다 제각기 모두 제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늘 찾은 별은 혹 그 언제인가 먼 은하계에서 영영 사라져 더는 누구도 찾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오늘 밤처럼 서로 속삭일 것이다. 언제나 별이 내가 내켜 부른 노래는 어느 한 가슴에도 메아리의 먼 여운조차 남기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의 노래가 왜 멎어야 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무상이 있는 곳에 영원도 있어 희망이 있다. 나와 함께 모든 별이 꺼지고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내가 어찌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가. * 가수. 안치환의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 그리고 가장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