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인문학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화 -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지음 | 안성찬 옮김 | 해냄(2001) 신화 -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지음 | 안성찬 옮김 | 해냄(2001) 해냄에서 출간하고 있는 "클라시커50" 시리즈 중 현재까지 출간된 전권을 구입했다. 알게모르게 이런 류의 책들은 재미있다. 책을 만들 때 주요 독자층에 대한 계산은 실내 수영장에서 물 밑으로 깊이 잠수하여 떠오르지 않고, 중간 지점에 머무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적당한 무게 추를 몸에 달지 않고는 부력의 저항에 못이겨 계속 떠오르게 된다. 해냄의 클라시커50 시리즈가 앞으로 얼마나 진행될지 모르겠으나 지금의 내 관심이 지속되는 한 아마 계속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이유는 이 시리즈가 내 수준에서 보았을 땐 적당한 심도로 잡학에 대한 내 관심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처음 "클라시커"란 말을 접했을 때 이게 무슨 말인지 몰.. 더보기 교양으로 읽어야 할 절대지식 - 사사키 다케시 지음 | 윤철규 옮김 | 이다미디어(2004) 교양으로 읽어야 할 절대지식 - 사사키 다케시 지음 | 윤철규 옮김 | 이다미디어(2004) 세상에 제 아무리 좋은 책이 널렸다 하더라도 그 책을 읽지 않는다면 그건 그저 인쇄된 종이에 불과하다. 영화 "투모로우"에서 도서관으로 대피한 청년들이 얼어죽지 않기 위해 벽난로 불쏘시개로 쓰는 것도 책이다. 그 도서관의 사서 역시 살아남기 위해 책을 불태운다. 이 때의 책이란 아무리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은 아니다. 하지만 사서는 한 권의 책만큼 자신의 품에 꼭 품은 채 내놓지 않는다. 쿠텐베르크가 인쇄한 고인쇄물인 "성서"였다. 이 책이 "성서"라 불태우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인류의 문명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 할지라도 세상에 인류의 흔적으로 남기고 싶은 유물이었기 때문이.. 더보기 30분에 읽는 프로이트 - 루스 베리 | 이근영 옮김 | 중앙M&B(2003) 30분에 읽는 프로이트 - 루스 베리 | 이근영 옮김 | 중앙M&B(2003) 남들 앞에서 잘난 척 주워섬기기 위해 굳이 이런 류의 책을 볼 필요는 없다. 나의 경험상 적당히 어려운 말 한 두 마디를 하고 난 뒤,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면 분명 대화 상대는 당신이 실제로 알고 있는 것 이상을 알고 있으리라 믿어줄 테니까 말이다. "30분에 읽는 ~" 시리즈 전편을 읽어볼까 생각 중이다. 돈이 썩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편하게 정리된 요약본을 읽는 유익함이란 것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러는 편이 낯선 길을 헤매는 것보다 확실히 나은 선택이다. 그러니까 이런 책을 본다는 건 꼬시고 싶은 여자 친구를 태우고 드라이브 나갔다가 모르는 길 앞에서 자신있게 아는 척 하다가 땀 삐질삐질.. 더보기 30분에 읽는 마르크스 - 질 핸즈 | 이근영 옮김 | 중앙M&B(2003) 30분에 읽는 마르크스 - 질 핸즈 | 이근영 옮김 | 중앙M&B(2003) 이런 류의 책들을 접할 때마다 늘 하는 말이지만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다. 그러나 이 책의 경우엔 기대해도 괜찮다. 사실 이 시리즈의 제목은 맞지 않는다. "30분에 읽는 마르크스"라니 그게 가능하다면 누가 골머리를 앓겠나. 비록 이 시리즈가 150쪽 내외의 짤막한 반토막짜리 책일지라도 30분에 읽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필경 과장광고에 속하리라. 그보다는 이 책의 영어 원제명인 "Marx : A Beginner's Guide(마르크스: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가 적합하다. 30분만에 읽는 건 불가능하지만 2-3시간 투자하면 간략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마르크스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므로.. 더보기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2006)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2006)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은 성행위를 위한 69가지 체위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간혹, 책 제목만으로 그런 오해 내지는 사랑에 대한 방법론적인 기술(skill)로 착각할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한때 에리히 프롬은 국내에서 나름대로 주목받는 위치를 차지한 사회사상가였으나 최근의 조류는 그를 한물간 혹은 예전의 중요도에 비해 명성이 많이 하락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여전히 중요한 데도 불구하고).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일원으로 에리히 프롬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마르크스주의 비판이론에 프로이트를 접목시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학파는 192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설립된 사회과학.. 더보기 스티븐 아노트 - 섹스 : 사용설명서 1 / 뿌리와이파리 / 2005년 섹스 - 사용설명서 1 스티븐 아노트 지음, 이민아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5년 7월 큭큭... 책을 받아들고 나는 두 번 웃었다. 한 번은 책 보내준 이의 꾸밈없이 순수한 감정이 읽혔기 때문이고, 다음 한 번은 책을 읽는 과정에서였다. 잠깐 출판사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다. 직업상의 이유로 그리고 책 읽는 경험이 축적되다보면 알게모르게 그 책을 만들어내는 곳과 사람들에 대해 '감정(feeling)'이란 것이 생긴다. 최근에 칼 G. 융에 대한 간략한 개설서를 읽었으니 그를 잠시 호명하여 이야기해보자. 융에 의하면 감정이란 '사고(thinking)'와 마찬가지로 내부의 정신적 과정에 의존하기 때문에 감각이나 직관과 달리 이성적인 기능으로 분류된다. 내가 융을 프로이트보다 좋아하는 이유다. 그는 감.. 더보기 폭력과 싸우고 근본주의와도 싸우기 - 김진석 | 나남출판(2003) 폭력과 싸우고 근본주의와도 싸우기 - 김진석 | 나남출판(2003) 지식인은 무엇인가? 지식인은 누구인가?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를 묻는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있다. 이때 우리가 잊고 있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사람들은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물을 뿐 어째서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지 않는다. 제갈량과 정약용이 살던 시대의 지식인들에게도 '현실 참여'와 '안빈낙도' 사이의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대의 지식인들과 달리 이 시절의 지식인들이 말하는 현실과 이상 사이엔 마르크스가 말하는 그런 류의 "소외 현상"은 없었다. 1880년대 말부터 1920년대 사이 서구 사회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사상 유례없는 대변동의 시대를 경험했.. 더보기 예술의 비인간화 -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 미진사(1988) 예술의 비인간화 -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 미진사(1988) "나는 단순히 난파자(難破者)의 사상을 믿는다. 나는 난파한 극적인 밑바닥에서 태어난 사상을 믿는다." -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15~16년 전의 나는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가 어떤 인간인지 알지 못했다. 다만, 그가 "대중의 반역"이라는 중요한 고전을 토해낸 스페인 출신의 학자라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고, 당시엔 민중의 개념(정치적으로는 평등을 좀더 중요한 개념으로 생각하는)이 머리 속에 제법 확고하게 들어있었으므로 가세트의 이 책들도 그와 관련된 무슨 책들이 아닐까 싶어 구입한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코미디에 가까운 구입동기이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대표적인 반대중주의, 반민중주의의 기수격인 사람으로 엘.. 더보기 연옥의 탄생 - 자크 르 고프 | 최애리 옮김 | 문학과지성사(2000) 『연옥의 탄생』 - 자크 르 고프 | 최애리 옮김 | 문학과지성사(2000) "자크 르 고프"는 아날학파의 대표적인 중세사학자이다. 페르낭 브로델 등을 아날학파 1세대라 한다면 자크 르고프는 망탈리테의 역사, 아날학파 제3세대로 물질적 구조와 더불어 기독교라는 정신적 구조 속을 살아가는 중세인들의 심성을 함께 그려내려 한 인물이었다. 이 책 "연옥의 탄생"은 중세 기독교 사회에 출현하여 16세기 종교 개혁의 가장 격렬한 논쟁거리였던 '연옥(purgatorium)'이란 개념을 통해 중세 사회와 중세인들의 심성을 살피고 있다. 자크 르 고프는 연옥의 개념 발생으로부터 이후 중세인의 망탈리테 속에서 이 개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피기 위해 먼저 다른 문명권을 포함한 "저승의 지리학"을 펼쳐 보인다. 연옥 신앙.. 더보기 에도의 패스트푸드 : 죠닌의 식탁, 쇼군의 식탁 - 오쿠보 히로코 |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2004) 『에도의 패스트푸드 : 죠닌의 식탁, 쇼군의 식탁』 - 오쿠보 히로코 |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2004)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의 『도쿄이야기』를 읽고, 나는 묘한 질투심에 사로잡혔었다. 1921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태어나 컬럼비아·하버드·도쿄 대학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한 벽안의 외국인이 빠져든 '미시마 유키오, 다니자키 준이치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어떤 존재들이었을까. TV에는 종종 한국에 빠져든 외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아직까지 우리 문화의 진수랄까, 내면을 깊숙이 이해하고 그에 대해 책을 쓴 외국 학자의 모습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그뿐이라면 질투심이라고 하기엔 미약한지도 모르겠다. 서양사가 미시사까지 속속들이 이를 수 있는 바탕엔 작은 도시 시청 지하실의 문서고에 저장..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