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 연(鳶)
연(鳶) - 오세영 위로 위로 오르고자 하는 것은 그 무엇이든 바람을 타야 한다. 그러나 새처럼, 벌처럼, 나비처럼 지상으로 돌아오길 원치 않는다면 항상 끈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것, 양력(揚力)과 인력(引力)이 주는 긴장과 화해 그 끈을 끊고 위로 위로 바람을 타고 오른 것들의 행방을 나는 모른다. 다만 볼 수 있었던 것, 갈기갈기 찢겨져 마른 나뭇가지에 걸린 연, 혹은 지상에 나뒹구는 풍선의 파편들, 확실한 정체는 모르지만 이름들은 많았다 마파람, 샛바람, 하늬 바람, 된 바람, 회오리, 용오름…… 이름이 많은 것들을 믿지 마라. 바람난 남자와 바람난 여자가 바람을 타고 아슬아슬 허공에 짓던 집의 실체를 나 오늘 추락한 연에서 본다 출처 : 『학산문학』, 2008년 가을호(통권 61호) * 오세영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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