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바꾸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임현정 - 가슴을 바꾸다 가슴을 바꾸다 - 임현정 한복저고리를 늘리러 간 길 젖이 불어서 안 잠긴다는 말에 점원이 웃는다. 요즘 사람들 젖이란 말 안 써요. 뽀얀 젖비린내를 빠는 아기의 조그만 입술과 한 세상이 잠든 고요한 한낮과 아랫목 같은 더운 포옹이 그 말랑말랑한 말 속에 담겨 있는데 촌스럽다며 줄자로 재어준 가슴이라는 말 브래지어 안에 꽁꽁 숨은 그 말 한바탕 빨리고 나서 쭉 쭈그러든 젖통을 주워담은 적이 없는 그 말 그 말로 바꿔달란다. 저고리를 늘리러 갔다 젖 대신 가슴으로 바꿔 달다. 임현정, 『창작과비평』, 2009년 봄호(통권 143호)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시(詩)에서 꽃의 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