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 썸네일형 리스트형 요절 - 조용훈 | 효형출판(2002) 『요절』 - 조용훈 | 효형출판(2002) ◀ 이중섭 "요절(夭折)" 짧게 끊어서 발음해본다. 단지 두 음절에 불과하다. 그러나 입 속 어딘가를 베어문 것처럼 찌릿한 피맛이 살며시 배어나온다. 이 단어에서는... 어릴요(夭)자는 아이가 머리를 가누지 못하고 뒤로 살며시 젖혀진 모습을 형상화한 한자다. 아직 하늘 아래 제 머리를 제대로 가눌 수도 없을 만큼 어린 사람의 꺽어짐. 그것이 요절의 순수한 의미다. 아직 어릴 때 꺽이는 것, 그것이 요절이다. 얼마전 나는 한 어린 친구에게서 "나, 다음에 만나면 구두에게 지금 구두가 가진 꿈이 무엇이냐고 묻고 싶어졌습니다."란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아주 먼 이방의 낯선 땅을 영원히 떠도는 순례자를 흠모한 적이 있었다. 그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이란걸 내 오늘날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