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 썸네일형 리스트형 정일근 - 묶인 개가 짖을 때 묶인 개가 짖을 때 - 정일근 묶인 개가 짖는 것은 외롭기 때문이다 그대, 은현리를 지날 때 컹! 컹! 컹! 묶인 개가 짖는다면 움찔거리지도, 두려워 물러서지도 마라 묶여서 짖는 개를 바라보아라, 개는 그대 발자국 소리가 반가워 짖는 것이다 목줄에 묶여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세상의 작은 인기척에도 얼마나 뜨거워지는지 모른다 그 소리 구원의 손길 같아서 깜깜한 우물 끝으로 내려오는 두레박줄 같아서 온몸으로 자신의 신호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묶인 개는 짖는 것이다 젊은 한때 나도 묶여 산 적이 있다 그때 뚜벅뚜벅 찾아오는 구둣발 소리에 내가 질렀던 고함들은 적의가 아니었다 내가 살아 있다는 불빛 같은 신호였다 컹! 컹! 컹! 묶인 개가 짖는다면 쓸쓸하여 굳어버린 그 눈 바라보아라 묶인 개의 눈알에 비치는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