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산천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동엽 - 진달래 산천 진달래 산천 - 신동엽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꽃 펴 있고, 바위 모서리엔 이름 모를 나비 하나 머물고 있었어요. 잔디밭엔 장총(長銃)을 버려 던진 채 당신은 잠이 들었죠. 햇빛 맑은 그 옛날 후고구렷적 장수들이 의형제를 묻던, 거기가 바로 그 바위라 하더군요.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산으로 갔어요 뼛섬은 썩어 꽃죽 널리도록. 남햇가, 두고 온 마을에선 언제인가, 눈먼 식구들이 굶고 있다고 담배를 말으며 당신은 쓸쓸히 웃었지요. 지까다비 속에 든 누군가의 발목을 과수원 모래밭에선 보고 왔어요. 꽃 살이 튀는 산허리를 무너 온종일 탄환을 퍼부었지요.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꽃 펴 있고, 바위 그늘 밑엔 얼굴 고운 사람 하나 서늘히 잠들어 있었어요. 꽃다운 산골 비행기가 지나다 기관포 쏟아 놓고 가 버리더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