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썸네일형 리스트형 하종오 - 지옥처럼 낯선 지옥처럼 낯선 - 하종오 서른 줄 사내는 골목에서 이불을 주워 왔다 마흔 줄 사내는 폐차장에서 담요를 주워 왔다 오십 줄 사내는 쓰레기 하치장에서 카펫을 주워 왔다 그리하여 세 사내는 밤마다 온몸에 말고 지하도에 누워서 잠들고 낮마다 접어서 옆구리에 들고 역전에서 어슬렁거리고 아무리 담배가 당겨도 한 사람에게서 한 개비만 얻어 아끼며 맛나게 피웠다 서른 줄 사내는 꼭 한 번 카펫을 덮고 싶어했다 마흔 줄 사내는 꼭 한 번 이불을 덮고 싶어했다 오십 줄 사내는 꼭 한 번 담요를 덮고 싶어했다 그러면 세 사내는 꿈에 먼 집으로 돌아가 뜨거운 아랫목에 누워서 식구의 다리를 사타구니에 끼고 달게 잠자겠다고 말했지만 서로서로 바꾸어가며 한 번도 덮지 않고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다가 날씨가 더워졌다 서른 줄 사내는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