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모어 레너드(Elmore Leonard) - 글쓰기의 10가지 규칙
지금까지 50편에 가까운 소설을 펴낸 엘모어 레너드(Elmore Leonard)가 87세의 나이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범죄소설의 대가, 디트로이트의 찰스 디킨스라는 별명을 가졌던 그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로부터 비롯된 '하드보일드'한 문체를 더욱 끌어올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는 생전에 "작가는 투명인간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작가는 쓸데없는 말이나 생각을 최대한으로 줄여 독자가 이야기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게 해야 한다"는 독특한 문체관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저 세상 사람이 되었지만, 이런 대가(?) 아니 베테랑 작가의 충고를 무시할 필요는 없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 뉴욕타임스에 '레너드의 10가지 작문규칙(Elmore Leonard's Ten Rules of Writing)'이란 것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그의 글은 김연수가 옮긴 책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에도 실려 있다(책을 소장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애써 찾아볼 필요는 없다. 시중에서 이 책을 파는 곳은 한 군데도 없으니까).
솔직히 나는 작가 엘모어 레너드의 작품을 하나도 읽어본 적이 없으므로 그가 얼마나 대단한 작가인지 모른다. 요즘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모르는데 별로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것이겠지만 세간의 평을 옮겨오면 "그의 문장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문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위해 가끔은 문법을 무시할 때도 있다. 독자는 글의 주인공들과 함께 호흡하며, 레너드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작가로서 '투명인간'이 되는 데 성공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 다음은 그가 말한 "글쓰기의 10가지 규칙"이다. 위키피디아를 인용했다.
이것들은 내가 책을 쓸 때 (독자들에게) 내가 안보이게 만들어주고, 뭔가를 말해주는 게 아니라, 뭐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도록 도와주는 몇 가지 원칙들이다. 만일 당신이 특별한 언어나 상상력을 갖고 있다든가, 당신이 남이 듣기에 좋은 목소리를 갖고 있다면 자신을 '안보이도록' 하는 것에 대해 별 관심이 없을 것이고, 그럼 안 읽어도 좋다...........10가지를 모두 합쳐서 한 가지로 만든다면, 만일 쓴 것처럼 보일 때는, 다시 쓴다는 것이다.
1. 날씨얘기로 시작하지 말 것.Never open a book with weather.
2. 사건의 발단을 쓰지 말 것. Avoid prologues.
3. '말했다'외에 다른 동사를 쓰지 말 것. Never use a verb other than “said” to carry dialogue.
4. '말했다'는 말을 수식하는 부사를 쓰지 말 것.Never use an adverb to modify the verb “said”
5. 감탄 부호를 절제할 것. Keep your exclamation points under control.
6. '갑자기' 따위의 말을 쓰지 말 것. Never use the words “suddenly” or “all hell broke loose.”
7. 특유의 방언을 쓰되 아낄 것. Use regional dialect, patois, sparingly.
8. 자세한 인물묘사를 피할 것. Avoid detailed descriptions of characters.
9. 장소나 사물에 대한 지나치게 세밀한 묘사를 피할 것. Don’t go into great detail describing places and things.
10. 독자가 건너뛸 부분이라면 아예 쓰지 말 것. Try to leave out the part that readers tend to skip.
* 그리고 이건 "바람구두가 말하는 글쓰기에 대한 단 한 가지 충고"다.
"글쓰기에 있어 유일하게 유효한 충고는, 지금까지 들어왔던 글쓰기에 대한 모든 충고를 잊어라. 그럴 시간에 입 닥치고, 지금부터 당장 써라! 남들이 네 이야기를 모두 써먹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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