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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공연/음반

피에르 앙타이(Pierre Hantai) - 골드베르크 변주곡(Goldberg Variations)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골드베르크 변주곡(Goldberg Variations)"은 "첼로무반주모음곡(Bach suites for solo cello No.1)"과 더불어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바흐의 음악일 것이다. 아마도 바흐의 기악곡들 가운데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것은 '오르간곡'들이라고 생각하지만,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에게 친숙한 곡들은 "G선상의 아리아"를 제외하고는 앞서 말한 두 개의 곡이 아닐까 싶다. 첼로무반주모음곡과 파블로 카잘스에 얽힌 일화에 대해선 내 홈피(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 파블로 카잘스 편)에 소개되어 있으니 넘어가기로 하자. 첼로무반주모음곡의 경우엔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라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 더보기
크로노스 쿼텟(Kronos Quartet) - Pieces Of Africa 크로노스 쿼텟(Kronos Quartet) - Pieces Of Africa 어제는 편집자문회의가 있었던 데다가 편집위원들이 모두 귀가한 뒤에 한홍구 교수님이 차나 한 잔 하자고 하셔서, 여인들이 있는 카페에 가서 드립커피를 마셨다(정말 드립이더라. 보리차처럼 맑고 투명한, 커피만 마셨다. 믿어라~ 제발!). 요즘 시국 이야기로 시작해 현재의 상황이 지식인(사회)의 소멸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까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집에 돌아가니 12시였다. 만약 예전처럼 파주에 살았다면 더 걸렸을 테지만 지금 우리 집은 인천이니까~ ㅋㅋ 집에 가서 '크로노스 쿼텟(Kronos Quartet)'의 초기 앨범 중 하나인 "Pieces Of Africa"를 오랜만에 들었다. 크로노스 쿼텟(Kronos Q.. 더보기
라 마르세예즈와 임을 위한 행진곡 오늘날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는 세계 여러 나라 국가들 가운데 가장 잔인한 가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프랑스 혁명 이후 프랑스를 혁명 이전의 국가로 되돌려 놓기 위해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프랑스를 침공했고, 프랑스는 혁명을 사수하기 위해 때로는 전파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오스트리아와의 전쟁이 결정된 후인 1792년 4월 25일 스트라스부르에 주둔하고 있던 공병대 대위 루제 드 릴은 스트라스부르 시장인 디트리슈 남작으로부터 군인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노래를 하나 작곡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애국심에 충만해 있던 그는 하룻밤 사이에 노래 하나를 작곡하는 데 그 곡이 바로 라 마르세예즈이다. 그런데 스트라스부르에서 작곡한 이 노래에 갑자기 마르세이유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2개월 후 몽벨리에 .. 더보기
도어즈(The Doors) - In Concert(Live) In Concert - Live 도어즈(Doors) 노래 / 워너뮤직코리아(WEA) / 1991년 5월 아버지, 난 당신을 죽이고 싶어. 어머니 난 당신을 밤새도록 사랑하고 싶어. 그건 가슴시리도록 당신을 자유롭게 하지. "도어즈"란 그룹의 이름은 종종 "짐 모리슨"과 동격으로 다뤄지곤 한다. 그럴 경우 가장 손해를 입는 그룹 멤버는 역시 "레이 만자렉"이다. 짐 모리슨이 그룹에 카리스마를 부여했다면, 레이 만자렉은 그룹의 음악에 골격을 세워줬다. 도어즈 특히 짐 모리슨은 당시 팽배해 있던 마약과 깊이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애시드 록(acid rock)의 느낌이 강하다. 거기에 클래식 음악 교육으로 단련된 레이 만자렉의 신서사이저 연주의 반복적인 리듬과 멜로디는 청중을 사이키델릭한 환상 속으로 끌고 들.. 더보기
Elvis Presley - Elvis 30 #1 Hits Elvis Presley - Elvis 30 #1 Hits - BMG 플래티넘 콜렉션 (수입) 엘비스 프레슬리 (Elvis Presley) 노래 / SonyBMG(수입) / 2002년 12월 영화 "MIB"엔 이런 대사가 있다. "엘비스가 죽었다구? 천만에 그는 고향 별로 돌아갔어." 1935년 1월 8일 소위 미국의 딥 사우스(deep south)인 미시시피주 미시시피 주 투펠로에서 태어나 1977년 8월 16일 숨질 때까지 엘비스 프레슬리는 살아있는 신이었다. 에드가 모랭은 그의 저작 "스타"를 통해 스타됨의 미덕이랄까, 스타의 조건을 다음의 네 가지로 규정했는데, 그것은 ‘미모,젊음, 착한 이미지,초인격적 행위' 이다. 스타가 반신반인(半神半人)의 존재란 것을 "MIB"의 대사는 그들을 외계인으로 .. 더보기
제프 버클리(Jeff Buckley) - 그레이스(Grace) 1966년 11월 17일에 태어나 1997년 5월 29일에 세상을 떠난 뮤지션이 있다. 세상에 수많은 노래가 있듯 세상엔 별 만큼이나 수많은 가수가 있다. 그러니 단 한 장의 정규 앨범을 내고 세상을 떠나버린 30살의 뮤지션이 계속해서 기억에 남으리란 기대는 허망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기 한 명의 가수가 기억에 남는다. 제프 버클리.... 그의 노래에는 알 수 없는 힘이 있다. 알 수 없다는 형용은 얼마나 무책임한가? 그렇다면 우리 그의 목소리를 무책임하다고 해두자. 제프 버클리의 목소리는 무책임하게 고막을 후벼 판다. 들판을 헤매는 미친 고아 소녀를 그린 들라크루아의 그림이 있다. 맨발에 헝클어진 머리 카락, 반쯤 벌려진 입, 허공을 가르는 희멀건 눈동자. 제프 버클리의 음성에서는 그런 고아의 느.. 더보기
CITY - Am Fenster CITY - Am Fenster 그룹 City는 특이하게도 동독의 록그룹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은 "Am Fenster"였다. 내 개인적으로 고등학생 시절 성시완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처음 들어보고 너무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탓에 이후 언젠가 한 번은 다시 이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해주리란 기대를 품고, 나와 비슷한 세대라면 누구나 경험해 봤음직한 일을 나도 했다. 작은 워크맨 라디오에 카세트 테잎을 꽂고 이 음악이 방송되기만을 목을 빼고 기다리는 일 말이다. 결국 그렇게 해서 City의 Am Fenster를 녹음하는데 성공했고, 그 다음엔 그 테입이 늘어질 때까지 반복해서 듣고 또 듣고는 했었다. 내 세대의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이는 전영혁을 통해, 어떤 이는 성시완.. 더보기
크리스토퍼 파크닝(Christopher Parkening) - Bach, Prelude 크리스토퍼 파크닝(Christopher Parkening) - Bach, Prelude 고등학교 때 친구 중에 클래식 기타를 정말 잘 치던 친구 한 명이 있었다. 학교에 클래식기타 써클이 있었음에도 그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그 써클에 들지 않고, 혼자서만 기타를 쳤다. 축제 기간에 그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서 연주회를 갖게 되면 꼭 이 친구를 불러 게스트로 초대한 것으로 보아도 그 녀석의 기타 솜씨는 터부나 아집이 세다면 셀 수 있는 아마추어 동호회 모임에서도 인정해줄 만한 정도였던 거다. 그런 그가 어째서 그렇게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나랑 더 잘 어울렸던가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긴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 친구의 집에 갔다가 내 기억에 클래식 기타만 서너대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더보기
김영동 - 바람의 소리 김영동 - 바람의 소리 부끄럽지만 나는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도 없다. 노래방에 가도 탬버린으로 리듬 맞추는 일조차 내가 하면 영 흥이 나질 않기 일쑤다. 악기를 배워보고 싶었던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어려서는 주변 여건이 그러했고, 중학교 이후부터는 그것이 내게 사치라는 마음이 나로 하여금 악기 다루는 일에 등한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렇게 철 따라 나이 먹는 것이 일이 되어 나는 그저 듣는 귀동냥이나 열심히 하자는 축이 되었을 뿐 악기는 지금까지 단소 시험에 응하느라 중학교 때 단소를 배워본 일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요새는 그저 거문고를 다뤄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것도 욕심일 뿐 실제로 배우기 위해 떨치고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빈말인 셈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거문고냐?.. 더보기
Jacqueline Du Pre - The Very Best Of Jacqueline Du Pre(EMI) 어느새 자클린느 뒤 프레가 세상에 온지도 60년이 넘어 버렸구나. 그녀가 살아 있었다면 올해로 만 60환갑이었을 텐데 불행히도 그녀는 지난 1987년 세상을 떠났다. 나는 87년에 대한 몇 가지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상하게 87년은 내게 짙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지도... 아마 97년의 요맘 때였을 거다. 연립이라기 보다는 다세대에 가까운 곳에 나는 원룸 자취방을 얻어 생활하고 있었다. 7년을 사귀던 여자와 헤어진 남자에게 세상은 220V전기 콘센트에 연결된 110V전구이거나 선풍기이다. 그것은 순간 지독한 빛을 발하거나 맹렬한 속도로 뜨거운 바람을 쏟아내다가 한순간 퍽하고 나가버리고, 매캐한 연기를 내뿜는다. 세상이 맹렬하게 빛을 내다가 어느 순간 마치 매트릭스의 그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