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 Am Fenster
그룹 City는 특이하게도 동독의 록그룹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은 "Am Fenster"였다. 내 개인적으로 고등학생 시절 성시완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처음 들어보고 너무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탓에 이후 언젠가 한 번은 다시 이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해주리란 기대를 품고, 나와 비슷한 세대라면 누구나 경험해 봤음직한 일을 나도 했다. 작은 워크맨 라디오에 카세트 테잎을 꽂고 이 음악이 방송되기만을 목을 빼고 기다리는 일 말이다. 결국 그렇게 해서 City의 Am Fenster를 녹음하는데 성공했고, 그 다음엔 그 테입이 늘어질 때까지 반복해서 듣고 또 듣고는 했었다.
내 세대의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이는 전영혁을 통해, 어떤 이는 성시완을 통해 새로운 록음악의 경계를 넘어갔으리라. 물론 많은 이들이 두 사람 모두의 영향권 아래 있었지만 내 경우엔 전영혁도 전영혁이었지만 특히 성시완의 팬이었다. 나는 그 덕분에 아트록과 프로그레시브, 그리고 월드뮤직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두루 섭렵할 수 있었다. 특히 성시완은 시완 레코드라는 별도의 음반사를 힘겹게 꾸려 나가며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악들을 소개했다. 시완 레코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대표적인 아티스트가 안젤로 브란두아르디(Angelo Branduardi)일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그가 만든 영화 '모모(MoMo)'의 OST는 영화음악 베스트를 꼽으라면 반드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다.
다시 City의 Am Fenster로 돌아와서 1991년 국내에서 LP음반으로도 발매된 적이 있다(고 하지만 아무리 구해보려 해도 서울 변두리 소년이 구할 수 있는 건 아니었고, 게다가 내가 처음 이 음악을 접했던 것이 1987년을 전후한 무렵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더더군다나 구할 방법이 없었다). 나중에 시일이 좀더 흐른 뒤에야 CD로 발매된 것을 구할 수 있었다. 당시 동독에도 이런 그룹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지금도 인상적인 이야기는 그들이 동베를린에서 공연을 할 때면 반대로 서베를린 시민들이 동베를린으로 넘어가는 일들이 벌어졌다는 일화였다. 아트록에 입문하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이 그룹과 이 곡을 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으리라....
전체 17분짜리 대곡이라 라디오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었던 그 음악이다. ^^
Am Fenster
Einmal wissen dieses bleibt für immer
ist nicht Rausch der schon die Nacht verklagt
ist nicht Farbenschmelz noch Kerzenschimmer
Von dem Grau des Morgens längst verjagt
이것이 영원히 남아있을 거라는 걸 한번 아는 일은
이미 밤을 잊게 만든 마약과 같은 것도 아니네
그건 색채의 (아름다운) 혼합과 같은 것도 아니며
새벽의 어스름에 오래전에 쫓겨난 흔들리는 촛불도 아니네
Einmal fassen tief im Blute fühlen
Dies ist mein und es ist nur durch Dich
Nicht die Stirne mehr am Fenster kühlen
Dran ein Nebel schwer vorüber strich
핏속 깊숙히 느껴지는 것을 한번 만져보는 일
이건 나의 것 그리고 단지 너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
그건 이마를 창에 대고 식히는 느낌도 아니네
안개가 무겁게 지나가는 것같은 느낌.
Einmal fassen tief im Blute fühlen
Dies ist mein und es ist nur durch Dich
Klagt ein Vogel ach auch mein Gefieder
Näßt der Regen flieg ich durch die Welt
핏속 깊숙히 느껴지는 것을 한번 만져보는 일
이건 나의 것 그리고 단지 너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
새가 탄식하고 나의 날개도 탄식하네
이슬비가 내리고 나는 세상을 날아가네
(가사는 강태호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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