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어 썸네일형 리스트형 공광규 - 나를 모셨던 어머니 나를 모셨던 어머니 - 공광규 늙은 어머니를 따라 늙어가는 나도 잘 익은 수박 한 통 들고 법성암 부처님께 절하러 간 적이 있다 납작 납작 절하는 어머니 모습이 부처님보다는 바닥을 더 잘 모시는 보살이었다 평생 땅을 모시고 산 습관이었으리라 절을 마치고 구경삼아 경내를 한 바퀴 도는데 법당 연등과 작은 부처님 앞에는 내 이름이 붙어 있고 절 마당 석탑 기단에도 내 이름이 깊게 새겨져 있다 오랫동안 어머니가 다니며 시주하던 절인데 어머니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평생 나를 아름다운 연등으로 작은 부처님으로 높은 석탑으로 모시고 살았던 것이다. 출처 : 『황해문화』, 2008년 여름호(통권 59호) * “눈에 밟히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런 말을 흔히 관용구(慣用句)라 하는 데, 관용구란 본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