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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SY/한국시

마종기 - 낚시질

낚시질

- 마종기

낚시질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평생을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
문득 온 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중년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

나도 중년인가 보다. 이 시를 읽고 문득 눈물이 났다.
물고기 같아서....
물고기 처럼 입을 뻐끔거리며 눈물 흘리려고 했는데
슬픈 눈물 대신 늘어져라 하품이 나와서 슬펐다.

왜 먹먹한 거냐? 인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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