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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것 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것 -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 제이 월재스퍼 (엮은이) | 박현주 (옮긴이) | 검둥소 | 2013-02-28 | 원제 All That We Share (2010년) 미국의 발명가이자 철학자인 벅민스커 풀러는 "존재하는 현실과 싸우는 것으로는, 결코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뭔가를 변화시키기 위햐서는, 현존 모델을 쓸모 없게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세워라"라고 말했다. 정확히 요즘 한국의 현실을 말하는 듯 하다. "우리교육"에서 서평을 부탁해서 읽고 있는데, 제목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개럿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이란 오래되었으나 현재까지 보수주의, 신자유주의 논자들의 강력한 근거가 되는 사회과학 논문이었다. 1968년 12월 13일자 『사이언스』에 실렸던 하딘.. 더보기
백척간두진일보 百尺竿頭進一步 十方世界現全身 100척(尺)이나 되는 장대 끝에 서 있더라도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시방세계와 내가 한몸이 되어 현하리라. '백척간두진일보'란 말은 당나라 때 고승(高僧) 장사(長沙) 스님의 말이다. 1척은 대략 30.333...cm이므로 백척이란 330m 높이다. 이 높은 대나무 장대 끝에 서 있는 사람이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디디면 새로운 세계가 보일 것이라는 의미다. 조선시대 거상으로 알려진 임상옥이 중국에 갔을 때 그가 팔려고 가져간 조선 인삼을 헐값에 사려고 상인들이 서로 담합해 구입하지 않고 간만 보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위기에 처한 임상옥은 함께 갔던 추사 김정희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추사는 붓으로 '百尺竿頭進一步'라고만 썼다. 여기에서 큰 .. 더보기
달의 떨림 "어떻게 시인이 되셨어요?"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감상해보게." "그럼 은유를 쓸 수 있게 되나요?" "물론, 틀림 없이." 달에는 영원히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인간의 말에도 영원히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우리가 지구에 있는 한 영원히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듯 내가 그의 마음이 되어보지 않는 한 한 인간의 말은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달은 지구의 적도면에 대해 경사져 있고, 타원형 궤도를 운행하는 달의 속도는 일정하지 않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달은 자기 중심으로부터 미세하게 떨고 있다. 이처럼 지구에서 본 달의 중심이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을 달의 칭동(秤動)이라 한다. 달의 떨림을 느.. 더보기
대한민국은 물부족국가가 아니다. 최재천 교수의 한 칼럼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세 차례나 방문한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는 음식점에 들어가 앉기 무섭게 얼른 물컵부터 뒤집는다. 그러곤 물을 따르러 온 종업원에게 물은 꼭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사람에게만 따라주라고 신신당부"하곤 했다고 한다(이 대목을 읽고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제인 구달이 방문한 식당은 아마도 고급 식당이었으리라 추측해보았다. '김밥천국' 같은 셀프서비스 식당이라면 어차피 자기 손으로 물을 따라마실 테니 문제 될 게 없을 테고, 보통 식당에선 물병을 가져다주긴 하지만 아주머니든, 알바 생이든 물컵에 물까지 따라주는 법은 거의 없으니까. ㅋㅋ 별걸 다 추측해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부분은 제인 구달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다지 한국적으.. 더보기
아프가니스탄을 생각해볼 수 있는 몇 권의 책 지난 금요일 울산 선생님들 모임에서 강의를 마친 뒤 몇몇 선생님들과 저녁 식사를 했어요. 그 자리에서 각자 궁금한 걸 제게 물었는데 한 선생님이 제게 "연을 쫒는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와 관련해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해 참고할 만한 자료나 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을 하셔서 ... 몇몇 책을 추천해드렸어요. -------------------- 일단 아프가니스탄을 다룬 영화로는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칸다하르"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벌써 보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이슬람, 특히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우리나라는 지역학 연구가 아직 미진한데다 지역학 연구의 대부분이 경제 중심적이거나 아니면 문학 작품 소개 위주라서 사실 아프가니스탄을 다룬 본격적인 저작을 찾기.. 더보기
한중미 관계 - 만패불청을 경계하라 예전에도 몇 차례 말한 바 있지만 미국의 무력 과시보다 두려운 것이 나로서는 현재 중국의 침묵이다. 중국이 무서운 이유는 그들의 무력이나 경제력, 외교력 보다 미국과 중국이란 힘센 두 나라의 암묵적 동맹시스셈의 성립이 한반도 평화에는 더 큰 위협이 되어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 미국은 호주, 일본, 한국, 필리핀 해군 등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태평양 해상 작전 훈련인 림팩에서 중국을 배제해 왔는데, 중국은 이에 대해 대중국 봉쇄 훈련이라며 강하게 항의해 왔다. 그런데 2년마다 한 번씩 전개되는 림팩 훈련에 내년부터 중국도 참여하기로 되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중국은 또한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채무국으로서 미국 국채를 1조 달러 이상 소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는.. 더보기
실비아 플라스 - 아빠 실비아 플라스는 내게는 조금, 혹은 아주 특별한 시인이다. 대학생은 아닌데 남들은 대학생인 줄 착각하던 시절에 나는 노가다 뛰는 젊은 막장 인생이었다. 그 무렵엔 왜 영화들도 하나 같이 그런 부류의 영화들이 많았던 건지 몰라도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의 영화들 중에는 방황하는 청춘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참 많았다. 예를 들어 이문열 원작, 곽지균 감독, 정보석, 이혜숙, 배종옥, 옥소리 주인공의 영화 "젊은 날의 초상"이 그랬고, "걸어서 하늘까지", 박광수 감독, 문성근, 박중훈, 심혜진 주연의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 같은 영화들 말이다. 한 시대를 떠받들던 이념이 무너진 시대에 한국 영화는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던 셈이다. 어쨌든 내가 실비아 플라스를 알게 되었던 시대가 대략 이무렵이었다. 8.. 더보기
김경윤 -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 사마천의 "사기"를 모두 읽는 사람이 있긴 있을까? 드물긴 하지만 간혹 있긴 하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읽어둔 "사기"에 대한 책들을 또 구입한다. 가끔 이런 부류의 열전들을 폄훼하거나 깊이 있는 책이 아니란 식으로서 서평을 써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부류의 독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 부류에 속하는지 미처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어렵게 글을 쓰면 대중적이지 못한 저작이라고 비난하고, 대중적인 수준으로 글을 쓰면 이번엔 깊이가 없다고 비난한다. 예전에 나도 그런 독자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추천하는 책은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이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매우 좋게 읽었고, 저자의 박식함과 깊이에 감탄했다... 더보기
니얼 퍼거슨 - 증오의 세기 간혹 별로 좋아하는 저자도 학자도 아닌 사람이지만 그가 다루고 있는 분야가 흥미로운 탓에 어쩔 수 없이 읽게 되는 저자들이 있는데, 내 경우에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이다. 그에 대한 소개다. "세계사적 전환의 시점에서 최근 경제 위기를 예측하면서 국내외 언론에서 활발한 조명을 받았다. 폴 크루그먼과 조지 프리드먼의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용어로 중국과 미국의 공생관계를 설 명해냈으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관한 수정주의 시각으로 유명하다. 그는 1964년 글래스고에서 태어나 1985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현재 하버드 대학 역사학 교수이자 비즈니스 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옥스퍼드 대학 지저스 칼리지와 스탠퍼드 대학의 후버 .. 더보기
"그러나 필요하다면 나는 이상을 위해 죽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 넬슨 만델라 "그러나 필요하다면 나는 이상을 위해 죽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쿠누에서 태어난 넬슨 만델라는 1944년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합류하면서 정치인이자 법조인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62년 그는 흑인을 차별하는 남아공 백인 정부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 반대하다가 체포되어, 파괴행위와 관련해 네 가지 혐의로 기소되어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전 세계에서 그에 대한 석방 여론이 일면서 1990년 2월 11일 풀려났고, 1993년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F.W.데 클레르크와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흑인과 유색인종들에게 주어진 남아공 최초의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에 대한 가장 큰 업적은 무엇보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협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