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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CY

내가 캠핑을 즐기는 까닭 내가 캠핑을 즐기는 까닭 요즘 나는 이중고, 아니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 일만 해도 종류별로 서너 가지가 넘는 데 6주마다 고정으로 돌아오는 칼럼 쓰는 일이 있고, 쓰기로 약속만 해놓고 제대로 시작도 못한 일거리가 서너 가지다. 거기에 내년엔, 내년엔 하면서 역시 마무리짓지 못한 논문이 남았다. 하나는 밥벌이용으로 꼭 필요한 일이니 절대로 줄일 수 없고, 칼럼 쓰는 일은 지역사회의 공익근무요원으로 차출된 셈이라 원고료가 거의 없다시피 한 일인데 그렇기 때문에 더욱 거절할 수가 없었다. 못 하겠다고 하면 마치 적은 원고료 때문에 피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단 염려가 들었다. 한편으론 일을 줄여야 한다고 끊임없이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당장 처리해야 할 스케줄들이 줄지어 달려온다. 참다못해 탈출을 꿈꾼 것.. 더보기
[내 인생의 특별한 영화] 허공에의 질주 내 안, 옛 친구를 바라본다 [내 인생의 특별한 영화] 허공에의 질주 어떤 사람이던 감추고 싶은 비밀 한 가지쯤은 다들 가지고 있다. 그것은 아픈 치부이기도 하고, 부끄러운 상처이기도 하다. 내 나름대로 그런 상처 아닌 상처가 하나 있는데, 셰익스피어는 청춘이란 세상 어디에 반항할 곳 하나 없어도 반항하는 것이라고 했다지만 1980년대를 살아왔던 우리 세대에겐 그 시대 자체가 반항의 대상이자 저항의 상대가 아니었을까 싶다. 1987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서울지역고등학생운동협의회’라는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해 12월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공정한 선거와 교육민주화’를 주장하며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과 함께 명동성당에서 농성시위를 이끈 적이 있다. 선거 결과는 누구나 아는 것처럼 보통사람들의 .. 더보기
안철수와 윤여준 오늘 아침, 안철수 교수가 자신에게 있다고 하는 300여 명의 멘토 중 하나(?)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현재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을 초대해 아침대화 조찬강연을 진행했다. 윤여준 원장을 9월 아침대화 강사로 초청한 것은 이번 해프닝이 있기 이미 한 달여 전에 이루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그를 추천하고 섭외하기로 결정한 누군가(아마도 나)가 대단한 선견지명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주변의 흥미를 더했지만 정작 나 자신은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를 반드시 긍정적인 현상으로만 보지는 않았기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어쨌든 누군가의 표현대로 요 며칠 동안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기분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한 편의 정치드라마를 바라보듯 숨가쁘게 현장의 변화를 주목해야만 했다. 오세훈 前 서울시장의 묻지마 막가파 주민투.. 더보기
기호학으로 본 스타시스템의 변화 - <My Prime Club:동양증권 사보>, 2011, 02 기호학으로 본 스타시스템의 변화 현대의 일상세계에 존재하는 무수한 신화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은 『스타』(문예출판사)를 통해 스타를 통해 본 대중문화를 읽고 다시 사회를 해석하고자 했다. 그에게 있어 스타란 사회를 해석하는 상징이자 기호였다. 에드가 모랭은 “스타는 확실히 하나의 신화인데, 그것은 단지 몽상(夢想)일 뿐만 아니라, 힘 있는 관념”, 다시 말해 세상을 구축하고,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기적 서사란 뜻이다. 우리는 이 말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스타(Star)가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 기능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신화를 뜻하는 미토스(mythos)란 말은 본래 고대 그리스어에서 온 용어인데 이 말은 ‘서사(敍事)’를 뜻한다. 서사란 작은 의미에서의 ‘이야기(story)’가 아니라 보다 큰.. 더보기
경제위기와 청년세대의 하위문화 - 루저(loser)문화의 재현 양상과 특징을 중심으로 경제위기와 청년세대의 하위문화 - 루저(loser)문화의 재현 양상과 특징을 중심으로 니가 들으면 십중팔구 불쾌해질 얘기를 들려주마 오늘 밤 절대로 두 다리 쭉뻗고 잠들진 못할거다 그게 뭐냐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 장기하와 얼굴들, 중에서 1. 청년세대 루저(Loser)문화 등장의 경제적 배경 분단과 전쟁 이후 1980년대 후반기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자랑하던 한국은 1997년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외환위기를 맞으며 좌초하고 말았다. 이후 살인적인 구조조정과 기업매각 등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부채를 조기 청산하는데 성공한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의 졸업을 선언한다. 그러나 선언 이후 한국의 경제 구조는 외환위기 이전의 상.. 더보기
슬로우 불릿,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  슬로우 불릿,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 경북 칠곡군 왜관읍은 내게는 그리 낯선 동네가 아니다. 대학 들어가기 전 3년 동안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할 무렵 왜관읍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성 베네딕도 수도원 공사 현장에서 겨우내 일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베네딕도 수도원 공사현장은 제법 규모가 크고, 읍내와 거리도 있는 편이어서 별도의 함바(공사현장노무자를 위한 밥집)집도 있었다. 음식의 질이야 얼마 전 ‘함바 비리 사건’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진 대로 수준 이하였지만 어쨌든 끼니와 군것질거리, 담배 등속은 함바를 통해 해결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왜관읍까지 나갈 일은 별로 없었다. 다만 비 오거나 공사가 없는 날엔 읍내에 나가 단백질을 보충하거나 귤 한 봉지 사서 나눠먹는 일은 종종 .. 더보기
존재하지 않는, 존재를 부정당한 것들의 존재증명 - <청소년문학> 2010년 봄호 존재하지 않는, 존재를 부정당한 것들의 존재증명 2009 용산참사 헌정문집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작가선언 6·9 | 실천문학사 | 2009 2009년 12월 30일, 속보로 전해진 ‘용산참사 협상타결’ 소식을 들었을 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먼저 느껴진 감정은 안도감이었다. 그러나 뒤이어 들었던 생각들은 후련함보다는 갑갑함, 기쁨보다는 서글픔, 그리고 노여움이었다. 장례비용과 보상 문제는 해결되었을지 몰라도 남편과 아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용산 남일당 골목에 나란히 앉아 오열하는 유가족을 바라보는 마음은 편할 수 없었다. 2009년 1월 20일부터 장장 345일이다. 가족의 안위와 생계를 짊어진 채 삶의 터를 지키겠다고 안간힘쓰던 다섯 사람과 경찰 한 사람이 생때같은 목숨을 화염 속에 잃었다.. 더보기
위로의 편지 오랜만이구나. **아! 그간 어려운 일들이 많았구나. 너에게 위로를 주고 싶지만, 나 역시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이곳에서 희희낙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동안에도 내 영혼은 계속 굶주림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랜 벗들에게는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나오는 절교의 말들을 가다듬고 있다. **아, 이런 경우 대개의 위로란 이런 식으로 출발하기 마련이다. 내가 살면서 겪어왔던 여러 어려움들을 너에게 들려주면서 나는 이렇게 살았고, 그것들을 이렇게 극복했다고 말하는 방식 말이다. 그러나 현재의 나는 너와 같은 어려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너와 같은 괴로움을 안고 있다 해서, 같이 삶의 진구렁 속에서 뒹굴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어찌 서로에게 위안이 되겠느냐? 그래서 나는 네게 내가 과거에 .. 더보기
논어(論語)-<위정(爲政)편>01장. 爲政以德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 而衆星共之.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덕으로써 정치하는 것을 북극성에 비유하자면 북극성은 그곳에 그대로 있지만 뭇별들이 북극성을 향하는 것과 같다.” 『논어(論語)』 제2편 「위정(爲政)」은 공자의 말씀 “爲政以德”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1편 「학이(學而)」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위정」편이 되었다. 다만 「위정」편에서 조금 특이한 부분은 『논어』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仁)’이란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학이」편의 처음이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로 시작되었다고 하여도 「학이」의 내용이 모두 배움에 대한 것으로만 채워져 있지 않은 것처럼 「위정」편 역시 정치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정치에 대한 가.. 더보기
인천, 어디까지 가봤니? <인천발전연구원 웹진 아뜨리에 - (2010.01월)> 인천, 어디까지 가봤니? 지난 해 TV를 보면서 심심찮게 맞닥뜨렸던 대한항공(KAL)의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광고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우리와도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이고, 이민, 유학생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오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광고가 참신하게 느껴졌던 것은 그동안 미국하면 먼저 떠올리게 되는 뉴욕이나 LA,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의 풍광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잘 알지 못했던 미국의 작은 소도도시들을 찾아 소개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광고 덕분에 『오즈의 마법사』가 만들어진 배경이 되었던 캔자스 주의 와메고(Wamego), 『톰 소여의 모험』을 탄생시킨 한니발 같은 미국의 여러 곳들을 새롭게 인식하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