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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네팔·히말라야 문화탐방 01. 내 가슴속의 히말라야 네팔·히말라야 문화탐방 01 -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일번지 포카라에 들어서는 초입에서 바라본 마나슬루 탈출인가, 출장인가? 11월 18일(금) 아침에 네팔 카트만두로 떠나 11월 26일(토)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7박9일 일정의 네팔·히말라야 문화탐방은 새얼문화재단이 기획하고 있는 힌두·불교문화권 탐방 시리즈의 사실상 두 번째 일정이다. 인도는 이미 한 차례 다녀왔고, 아마도 다음 기행의 목적지는 티베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인도 기행은 재단의 다른 분이 수행하고 다녀왔는데 어쩌다보니 이번 네팔 기행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가 수행하게 되었다. 2011년은 개인적으로 무척 힘든 한 해였다. 2009년 8월부터 월간 에 매월 혹은 격월로 「현대일상의 지배자들」이란 연재를 시작했다. 기업문화.. 더보기
황동규 - 몰운대행(沒雲臺行) 몰운대행(沒雲臺行) - 황동규 1 사람 피해 사람 속에서 혼자 서울에 남아 호프에 나가 젊은이들 속에 박혀 생맥주나 축내고 더위에 녹아내리는 추억들 위로 간신히 차양을 치다 말고 문득 생각한 것이 바로 무반주(無伴奏) 떠돌이. 폐광지대까지 설마 관광객이? 지도에서 사라지는 길들의 고요. 지도를 펴놓고 붉은 볼펜으로 동그라미 하나를 치고 방학에도 계속 나가던 연구실 문에 자물쇠 채우고 다음날 새벽 해뜨기 전 길을 나선다. 2 영월 청령포를 조심히 피해 31번 국도를 탄다. 상동 칠랑에서 국도를 버리고 비포장 지방도로로 올라선다. 중석 걸러낸 크롬 옐로우 물이 길 옆 시내 가득 흘러오고 저단 기어를 넣은 `프레스토'가 프레스토로 떤다. 차 고장 없기만을 길의 신(神)에 빌며 망초꽃이 모여선 길섶을 지나 아다.. 더보기
도종환 - 책꽂이를 치우며 책꽂이를 치우며 - 도종환 창 반쯤 가린 책꽂이를 치우니 방안이 환하다 눈앞을 막고 서 있는 지식들을 치우고 나니 마음이 환하다 어둔 길 헤쳐간다고 천만근 등불을 지고 가는 어리석음이여 창 하나 제대로 열어 놓아도 하늘 전부 쏟아져 오는 것을 * 나는 도종환 시인의 이 시가 머리로 꾸민 시가 아니라 정말 일상에서 시인이 직접 대면한 그 순간의 일부를 시로 옮긴 것이라 생각한다. 신혼 살림을 13평 짜리 방 두개의 작은 연립에서 시작했다. 방 하나는 부부 침실,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책창고였다. 우리 부부가 가장 먼저 생각한 혼수는 책꽂이였는데, 좋은 책장을 들일 수 없어 동네 가구점에 부탁해서 책장 여섯 개를 맞췄다. 책장 여섯 개가 작은 방으로 들어가니 작은 유리창 하나도 허락할 수 없으리만치 책으로.. 더보기
위로의 편지 오랜만이구나. **아! 그간 어려운 일들이 많았구나. 너에게 위로를 주고 싶지만, 나 역시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이곳에서 희희낙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동안에도 내 영혼은 계속 굶주림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랜 벗들에게는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나오는 절교의 말들을 가다듬고 있다. **아, 이런 경우 대개의 위로란 이런 식으로 출발하기 마련이다. 내가 살면서 겪어왔던 여러 어려움들을 너에게 들려주면서 나는 이렇게 살았고, 그것들을 이렇게 극복했다고 말하는 방식 말이다. 그러나 현재의 나는 너와 같은 어려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너와 같은 괴로움을 안고 있다 해서, 같이 삶의 진구렁 속에서 뒹굴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어찌 서로에게 위안이 되겠느냐? 그래서 나는 네게 내가 과거에 .. 더보기
인천, 어디까지 가봤니? <인천발전연구원 웹진 아뜨리에 - (2010.01월)> 인천, 어디까지 가봤니? 지난 해 TV를 보면서 심심찮게 맞닥뜨렸던 대한항공(KAL)의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광고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우리와도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이고, 이민, 유학생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오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광고가 참신하게 느껴졌던 것은 그동안 미국하면 먼저 떠올리게 되는 뉴욕이나 LA,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의 풍광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잘 알지 못했던 미국의 작은 소도도시들을 찾아 소개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광고 덕분에 『오즈의 마법사』가 만들어진 배경이 되었던 캔자스 주의 와메고(Wamego), 『톰 소여의 모험』을 탄생시킨 한니발 같은 미국의 여러 곳들을 새롭게 인식하게 .. 더보기
사진전 <연말정산-2009년 대한민국의 자화상> - 포토텔링기획전 사진전 - 포토텔링기획전 전시기간 : 2009년 12월 31일 - 2010년 1월 20일 참여작가 : 김성헌, 김수진, 이치열, 심현철, 이명익, 정택용, 조재무, 박선주, 한상훈 전시장소 : 사진전문갤러리카페 홈페이지 : www.phototelling.net 사진전문 갤러리 카페 포토텔링(Phototelling)은 사진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다는 모토로 만들어졌다. 이들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준비한 기획전의 제목은 이다. 광학 원리에 의해 사물을 포착해내는 카메라 렌즈에 의해 정착된 사진은 있는 그대로 재현된 광학원리의 결과물이 아니라 카메라를 들고 바라본 이의 시선에 의해 포박된 기호(記號)이다. 사진 기호는 작가에 의해 촬영되고, 현상과 정착, 인화의 과정을 거쳐 비로소 발화(發話)한다. 사진은.. 더보기
김경미 - 나는야 세컨드1 나는야 세컨드1 - 김경미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 ,라고 생각하고자 한다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봄날 드라이브 나가자던 남자든 여자든 그러니까 나는 저들의 세컨드야, 다짐한다 아니, 강변의 모텔의 주차장 같은 숨겨놓은 우윳빛 살결의 세컨드, 가 아니라 그냥 영어로 두 번째, 첫 번째가 아닌, 순수하게 수학적인 세컨드, 그러니까 이번, 이 아니라 늘 다음, 인 언제나 나중, 인 홍길동 같은 서자, 인 변방, 인 부적합, 인 그러니까 결국 꼴찌 그러니까 세컨드의 법칙을 아시는지 삶이 본처인 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놓지 말 것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 것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 속에서라야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움의 흡반, 생의 뇌관은, 가 있게 마련이다 .. 더보기
'반대를 위한 반대’ 라고요? - <경향신문>(2009.11. 30.) '반대를 위한 반대’ 라고요? 이명박 대통령이 TV에 나와 그간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국민과의 대화’로 풀어보겠다고 했을 때,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민주화 이후 대국민 담화 대신 국민과의 대화는 꽤 여러 차례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대통령이 감독, 주연, 조연까지 도맡아서 하는 모노드라마였다. 손석희 교수가 물러난 자리에 대신 주인공으로 나선 이명박 대통령은 1분 질의에 20분간 답변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토해냈다. 물론 그 중엔 대통령도 추운 겨울이면 일반인들처럼 내복을 껴입는다는 새로운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100분간 진행된 ‘대화’는 불도저 대통령의 일방적인 ‘담화’로 채워지고 말았다. 대통령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더보기
성공회대학교 미디어특강 강연 <2009.5.14.> ▶ 좌로부터 김창남(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한홍구(성공회대 교양학부), 권혁태(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님들이다. 오, 이런... 공부하기 싫어하는 사람의 공부법 여러분 안녕하세요.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전성원입니다. 오늘 오면서 보니까 이번 강연을 알리는 포스터에 저를 가리키는 말로 “뚱뚱한 르네상스맨”이란 새로운 별명이 생겼더군요. 이번 강연을 준비하면서 학생 여러분이 얼마나 고심했을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까지 이곳에 다녀갔던 다른 분들처럼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그 분들처럼 여러분이 관심을 가질만한 특정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을 인터뷰하고, 홍보하는 동영상을 만들고 포스터까지 만드는 어려운 과정을 준비해온 팀에게 감사할.. 더보기
죽어서 원망도 할 수 없는 정부 - <경향신문>(2009.10. 19.) 죽어서 원망도 할 수 없는 정부 ▶ 사진 : 이치열 이명박 정부가 지난 16일로 출범 600일을 맞이했다. 대통령 임기 5년(60개월) 중 약 3분의 1이 지난 것이다. 이제부터는 집권 초반기가 아니라 중반기에 들어섰다. 재임 600일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유난히 ‘불(火)’과 인연이 깊었다. 취임 직전에 국보 1호 남대문이 불탔고, 집권 100일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벌어진 촛불시위를 청와대 뒷산에서 바라보아야 했다. 그리고 2009년 1월20일, 용산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세입자와 경찰, 용역직원 간의 충돌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고, 2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용산 참사’가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집권 중반을 준비하며 ‘중도 실용, 친 서민 정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