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문학 썸네일형 리스트형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 - 잊혀진 여자 잊혀진 여자 - 마리 로랑생 권태로운 여자보다 더 불쌍한 여자는 슬픈 여자 슬픈 여자보다 더 불쌍한 여자는 불행한 여자 불행한 여자보다 더 불쌍한 여자는 버려진 여자 버려진 여자보다 더 불쌍한 여자는 떠도는 여자 떠도는 여자보다 더 불쌍한 여자는 쫓겨난 여자 쫓겨난 여자보다 더 불쌍한 여자는 죽은 여자 죽은 여자보다 더 불쌍한 여자는 잊혀진 여자 잊혀진다는건 가장 슬픈 일 * 최승자의 을 읽고 생각난 김에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 여성 화가, 프랑스)의 를 읽는다. 마리 로랑생은 잊혀진 여자가 가장 슬프다고 말했는데,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많이 남아있는 구절이지만 마리 로랑생, 스스로가 염려했던 것처럼 정작 이 말을 했던 것이 그녀였다는 사실은 제대로 기억되지 못하는 편이다. '권태-> .. 더보기 옥타비오 파스 - 서로 찾기 서로 찾기 - 옥타비오 파스(Octavio Paz Lozano) 나의 몸에서 너는 산을 찾는다 숲 속에 묻힌 산의 태양 너의 몸에서 나는 배를 찾는다 갈 곳을 잃은 밤의 한중간에서 * ◀ 1937년 무렵의 옥타비오 파스(1914~1998) 나는 정신의 사랑보다 몸의 사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랑의 유물론'쯤이라고 해두자. 이 말은 지금 그대가 내 곁에 없어도 여전히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난 지금 그대가 내 곁에 없어 미칠 것 같고, 죽을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사랑이 의심받고 엄살로 치부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사랑Eros의 완성체, 진정한 종결자는 결혼, 생식 - 이건 과정일 뿐 - 이 아니라 죽음Thanatos이다. 같은 의미에서 옥타비오.. 더보기 고트프리트 벤 - 혼자 있는 사람은 혼자 있는 사람은 - 고트프리트 벤 혼자 있는 사람은 또한 신비 속에 있는 사람, 그는 언제나 이미지의 밀물 속에 젖어 있다. 그 이미지들의 생성, 그 이미지들의 맹아, 그림자조차도 불꽃을 달고 있다. 그는 모든 층을 품고 있고 사색에 충만하며 그것을 비축해 두고 있다. 그는 파멸에 강하며 남을 부양하고 짝을 맺어주는 모든 인간적인 것에 강하다. 대지가 처음과는 다른 것으로 바뀌는 것을 그는 아무 감동 없이 바라본다. 더는 죽을 것도, 더는 이루어질 것도 없이 조용한 형식의 완성이 그를 지켜 보고 있을 뿐. * 종종 혼자 있을 수 있다면 하는 상상을 해보지만, 혼자 머무는 시간 동안엔 절대 그걸 꿈꾸지 않는다. "혼자 있는 것이 조용한 형식의 완성이 될 수 있다." 고 시인은 말한다. "더는 죽을 것도,.. 더보기 미겔 에르난데스(Miguel Hernandez) - 투우(鬪牛)처럼 투우(鬪牛)처럼 Como el toro - 미겔 에르난데스(Miguel Hernandez) 투우(鬪牛)처럼 죽음과 고통을 위해 나는 태어났습니다. 투우처럼 옆구리에는 지옥의 칼자국이 찍혀 있고 서혜부에는 열매로 남성(男性)이 찍혀 있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이내 가슴 전부는 투우처럼 보잘 것 없어지고 입맞춤의 얼굴에 반해서 그대 사랑 얻기 위해 싸우겠습니다. 투우처럼 나는 징벌 안에서 자라나고, 혀를 가슴에 적시고 소리 나는 바람을 목에 걸고 있습니다. 투우처럼 나는 그대를 쫓고 또 쫓습니다. 그대는 내 바램을 한 자루 칼에 맡깁니다. 조롱당한 투우처럼, 투우처럼. 출처 : 미겔 에르난데스, 양파의 자장가, 솔 * "라틴" 하면 어째서 먼저 '태양'이 떠오르는 걸까. 그 뜨거움이 먼저 내 몸을 달아오르게.. 더보기 앙리 미쇼 - 바다와 사막을 지나 바다와 사막을 지나(A travers Mers et Desert) - 앙리 미쇼(Henri Michaux) 효력 있다 숫처녀와 씹하듯 효력 있다 효력 있다 사막에 물이 없듯 효력 있다 내 행동은 효력 있다 효력 있다 죽일 준비가 되어 있는 부하들에게 둘러싸여 따로 서 있는 배반자처럼 효력 있다 물건을 감추는 밤처럼 효력 있다 새끼를 낳는 염소처럼 조그맣고 조그맣고 벌써 비탄에 잠긴 새끼들 효력 있다 독사처럼 효력 있다 상처를 낸 단도처럼 그걸 보존하기 위한 녹과 오줌처럼 강하게 하기 위한 충격, 추락, 동요처럼 효력 있다 내 행동은 효력 있다 결코 마르지 않는 증오의 대양을 가슴에 심어주기 위한 모멸의 웃음처럼 효력 있다 몸을 말리고 넋을 굳히는 사막처럼 효력 있다 내팽개쳐 논 시체를 뜯어 먹는 하이에나.. 더보기 아리엘 도르프만 - 둘 곱하기 둘 둘 곱하기 둘 - 아리엘 도르프만(Ariel Dorfman) 동지여, 감방에서 그 방까지 몇 걸음 걸리는지 우리 모두 알고 있다오. 스무 걸음이라면 화장실로 그대를 데려가는 게 아니라오. 마흔다섯 걸음이라면 운동하라고 그대를 데리고 나가는 건 절대 아니라오. 여든 걸음을 세고 나서 장님처럼 고꾸라지듯이 층계를 오르기 시작하면 오, 여든 걸음이 넘는다면 오직 한 군데가 있을 뿐이오 그들이 그대를 끌고 갈 수 있는 곳은. 오직 한 군데가 있을 뿐이오 오직 한 군데가 있을 뿐이오 그들이 그대를 끌고 갈 수 있는 곳은 이제는 오직 한 군데밖에 없다오 출처 : 아리엘 도르프만, 이종숙 옮김, 『싼띠아고에서의 마지막 왈츠』, 창작과비평사, 1998. * 내 주변엔 감옥에 다녀온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러다보니 주변 .. 더보기 로버트 블라이 - 사랑의 시 사랑의 시 로버트 블라이 사랑하게 되면 우리는 풀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헛간도, 가로등도 그리고 밤새 황량한 작은 중앙로도 Love Poem Robert Bly When we are in love, we love the grass, And the barns, and the lightpoles, And the small mainstreets abandoned all night. * 어릴 적 사랑에 빠졌을 땐 그것이 가능하리라 믿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더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라거나 혼자라는 느낌 같은 거 갖지 않게 되리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외롭거나 혼자라는 느낌이 지독하면 지독할수록 사랑은 더욱더 강력한 구원의 약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사랑이 깨어졌을 때, 그리고 다음의 사랑이.. 더보기 베르톨트 브레히트 -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 베르톨트 브레히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되겠기에 *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를 듣는 아침... 불현듯 브레히트의 이 시가 읽고 싶어졌다. 가끔 전혜린이 잘 이해되는 밤이 있고, 그리고 아침이 있고, 또 한낮이 있다. 과거 자연과학자들은 남성이, 백인이 타인종, 여성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었다. 여성은 생태학적으로 남성보다 열등하며, 본래 자연계의 다른 생물들을 살펴보더라도 여성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식의 그런 것들을 입증해 내기 위해 노력했다. 흑인종은 어째서 대뇌가 백인 남성에 비해서도 작은가? 혹은 백인 여성에 비해서도.. 더보기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 미들클래스 블루스 미들클래스 블루스 -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우리는 불평할 수 없다. 우리는 할 일이 있다. 우리는 배부르다. 우리는 먹는다. 풀이 자란다. 지엔피가 자란다. 손톱이 자란다. 과거가 자란다. 거리는 한산하다. 종전 협상은 완벽하다. 방공경보는 울리지 않는다. 다 지나갔다. 죽은 이들은 유언장을 썼다. 비는 그쳤다. 전쟁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 그것은 급할 것이 없다. 우리는 풀을 먹는다. 우리는 지엔피를 먹는다. 우리는 손톱을 먹는다. 우리는 과거를 먹는다. 우리는 감출 것이 없다. 우리는 늦출 것이 없다. 우리는 할 말이 없다. 우리는 있다. 우리는 무엇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가?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상황은 정돈되었다. 접시는 씻겼다. 마지막 버스가 지나간다. 버스는 비어있다. 우리는 불평할 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