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찾기
- 옥타비오 파스(Octavio Paz Lozano)
나의 몸에서 너는 산을 찾는다
숲 속에 묻힌 산의 태양
너의 몸에서 나는 배를 찾는다
갈 곳을 잃은 밤의 한중간에서
*
◀ 1937년 무렵의 옥타비오 파스(1914~1998)
나는 정신의 사랑보다 몸의 사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랑의 유물론'쯤이라고 해두자. 이 말은 지금 그대가 내 곁에 없어도 여전히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난 지금 그대가 내 곁에 없어 미칠 것 같고, 죽을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사랑이 의심받고 엄살로 치부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사랑Eros의 완성체, 진정한 종결자는 결혼, 생식 - 이건 과정일 뿐 - 이 아니라 죽음Thanatos이다.
같은 의미에서 옥타비오 파스의 "서로 찾기"가 말하는 사랑은 '에로스'다.
몸의 사랑. 여자는 남자에게서 산을, 남자는 여자에게서 배를 찾는다. 여자는 남자를 만나 머무를 곳을 찾고 남자는 여자를 만나 떠날 곳을 찾는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애타게 찾지만 만남(절정)은 잠시이고 엇갈림은 영원히 반복된다.
'POESY > 외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 - 잊혀진 여자 (0) | 2011.05.12 |
---|---|
켄트 M. 키스 - 그럼에도 불구하고(The Paradoxical Commandments) (0) | 2011.04.13 |
푸쉬킨 -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0) | 2011.03.19 |
미야자와 겐지(宮澤賢治) - 바람에 지지 않고 (0) | 2011.02.17 |
베르톨트 브레히트 - 악한 자의 가면 (0) | 2011.01.29 |
고트프리트 벤 - 혼자 있는 사람은 (0) | 2011.01.17 |
미겔 에르난데스(Miguel Hernandez) - 투우(鬪牛)처럼 (0) | 2011.01.04 |
앙리 미쇼 - 바다와 사막을 지나 (0) | 2010.12.30 |
아리엘 도르프만 - 둘 곱하기 둘 (0) | 2010.12.15 |
로버트 블라이 - 사랑의 시 (0) | 2010.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