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 미취학 아동 시절에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송창식의 <피리부는 사나이>였습니다. 1969년 한대수와 트윈 폴리오가 나타났고, 김민기가 <아침이슬>을 발표한 것이 1971년이니까, 아마 제 운이 좀더 좋았거나 시대가 좀더 좋았다면 저는 어린 시절을 그들의 포크 음악을 들으면서 자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포크 음악의 전성기는 대마초 파동을 비롯한 여러 시대적 금기들로 인해 제동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1975년 긴급조치 9호 이후 대중음악에 대한 권력의 폭력은 한대수에게 <고무신>이란 앨범 한 장을 내고 미국으로 떠나게 만들었고, 김민기를 비록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손발을 묶어 놓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그 시절을 풍미했던 여러 포크 송 중에서 특이하게 이스라엘 노래 한 곡을 함께 들어보고자 합니다. 이쯤 이야기하면 여러분들도 대개는 짐작했듯이 존 바에즈의 Dona Dona입니다. 원래 이 곡은 세쿤다 숄롬(Secunda Sholom, 1894-1974)이라는 유태인 작곡가가 만든 곡인데 원래 가사는 이디시(Yiddish)어로 아론 자이틀린(Aaron Zeitlin)이 썼습니다. 이디시어란 중부 및 동부유럽 출신 유태인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로 유태인들이 살고 있는 사회라면 어디서나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헤브라이어·아람어와 함께 유대 역사상 가장 중요한 3대 문어이지요. 이디시어는 독일어 사용 지역에서 처음 생겨나 동부 유럽의 전역으로 퍼졌고, 이곳에서 슬라브어 성분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디쉬어를 들어보면 슬라브 계열의 언어와 발음이 상당히 유사하게 들립니다. 이디쉬어는 특히 18-19세기에 일어난 하시디즘(Hasidism, 유대교의 경건주의적 신비운동)에 자극을 받아 발전하고, 더욱 널리 퍼졌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 치하에서 극심한 탄압을 받았고, 소련에서도 이디시어 사용자를 공식적으로 탄압했습니다. 이디시어의 모국이라 할 수 있는 이스라엘조차 근대 헤브라이어를 보호하고 이디시어 사용을 되도록 줄여나가려고 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디시어는 극단적 정통파 하시디즘 유태교도들과 세계의 주요대학에 유학하고 있는 유태계 학생들의 언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진 영어 가사는 A. 케비스(Arthur Kevess)와 T. 슈월츠(Teddi Schwartz)가 가사를 붙였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박인희와 이필원이 듀오로 활동했던 '뚜아에무아'가 우리말로 번안해 부르는 등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곡입니다. 중동권 특유의 구슬픈 멜로디에 시장으로 팔려가는 한 마리 송아지가 하늘을 나는 새를 바라보며 새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한다는 내용의 이 노래는 유태인들뿐만 아니라 긴급조치 시대를 살아간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처지를 노래한 것으로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을 적으로 규정하고, 팔레스타인 지역을 배타적 군사 지역으로 선포했다고 합니다. 배타적 경제 수역이란 말은 들어봤어도 배타적 군사 지역이란 말은 저로서도 처음 듣는 말인데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준전시상황이 선포되며 소집된 이스라엘 예비군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배치되는 것을 거부했다는 소식입니다.
평화를 지킨다는 것, 자신의 개인적 양심을 지킨다는 것은 때로 병역의 의무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보내드리는 음악 파일은 이디쉬어로 부르는 Dona Dona로 Chava Alberstein이 부릅니다.
Dona Dona
Joan Baez
On a wagon bound for market
There's a calf with a mournful eye
High above him there's a swallow
Winging swiftly through the sky
How the winds are laughing
They laugh with all their might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And half the summer's night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Stop complaining, said the farmer
Who told you a calf to be
Why don't you have wings to fly with
Like the swallows so proud and free
How the winds are laughing
They laugh with all their might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And half the summer's night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Calves are easily bound and slaughtered
Never knowing the reason why
But who ever treasures freedom
Like the swallow has leaned to fly
How the winds are laughing
They laugh with all their might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And half the summer's night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장터 가는 마차 위에
슬픈 눈의 송아지야
머리 위로 제비 한 마리
날쌔게 하늘을 나르네
바람들 웃는 것 봐
허리 꺾고 웃어대네
종일 웃고 또 웃네
여름밤이 다가도록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주인이 말했네, 불평일랑 그만해
누가 너더러 송아지가 되랬나
왜 당당하고 자유로운 제비처럼
날 수 있는 날개를 달지 못했니
바람들 웃는 것 봐
허리 꺾고 웃어대네
종일 웃고 또 웃네
여름밤이 다가도록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송아지는 묶이어 죽음을 당하면서
그 이유는 까맣게 모른다네
하지만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자
누구나 제비처럼 나는 법을 배우지
바람들 웃는 것 봐
허리 꺾고 웃어대네
종일 웃고 또 웃네
여름밤이 다가도록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2002/04/02>
오늘은 그 시절을 풍미했던 여러 포크 송 중에서 특이하게 이스라엘 노래 한 곡을 함께 들어보고자 합니다. 이쯤 이야기하면 여러분들도 대개는 짐작했듯이 존 바에즈의 Dona Dona입니다. 원래 이 곡은 세쿤다 숄롬(Secunda Sholom, 1894-1974)이라는 유태인 작곡가가 만든 곡인데 원래 가사는 이디시(Yiddish)어로 아론 자이틀린(Aaron Zeitlin)이 썼습니다. 이디시어란 중부 및 동부유럽 출신 유태인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로 유태인들이 살고 있는 사회라면 어디서나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헤브라이어·아람어와 함께 유대 역사상 가장 중요한 3대 문어이지요. 이디시어는 독일어 사용 지역에서 처음 생겨나 동부 유럽의 전역으로 퍼졌고, 이곳에서 슬라브어 성분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디쉬어를 들어보면 슬라브 계열의 언어와 발음이 상당히 유사하게 들립니다. 이디쉬어는 특히 18-19세기에 일어난 하시디즘(Hasidism, 유대교의 경건주의적 신비운동)에 자극을 받아 발전하고, 더욱 널리 퍼졌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 치하에서 극심한 탄압을 받았고, 소련에서도 이디시어 사용자를 공식적으로 탄압했습니다. 이디시어의 모국이라 할 수 있는 이스라엘조차 근대 헤브라이어를 보호하고 이디시어 사용을 되도록 줄여나가려고 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디시어는 극단적 정통파 하시디즘 유태교도들과 세계의 주요대학에 유학하고 있는 유태계 학생들의 언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진 영어 가사는 A. 케비스(Arthur Kevess)와 T. 슈월츠(Teddi Schwartz)가 가사를 붙였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박인희와 이필원이 듀오로 활동했던 '뚜아에무아'가 우리말로 번안해 부르는 등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곡입니다. 중동권 특유의 구슬픈 멜로디에 시장으로 팔려가는 한 마리 송아지가 하늘을 나는 새를 바라보며 새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한다는 내용의 이 노래는 유태인들뿐만 아니라 긴급조치 시대를 살아간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처지를 노래한 것으로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을 적으로 규정하고, 팔레스타인 지역을 배타적 군사 지역으로 선포했다고 합니다. 배타적 경제 수역이란 말은 들어봤어도 배타적 군사 지역이란 말은 저로서도 처음 듣는 말인데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준전시상황이 선포되며 소집된 이스라엘 예비군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배치되는 것을 거부했다는 소식입니다.
평화를 지킨다는 것, 자신의 개인적 양심을 지킨다는 것은 때로 병역의 의무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보내드리는 음악 파일은 이디쉬어로 부르는 Dona Dona로 Chava Alberstein이 부릅니다.
Dona Dona
Joan Baez
On a wagon bound for market
There's a calf with a mournful eye
High above him there's a swallow
Winging swiftly through the sky
How the winds are laughing
They laugh with all their might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And half the summer's night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Stop complaining, said the farmer
Who told you a calf to be
Why don't you have wings to fly with
Like the swallows so proud and free
How the winds are laughing
They laugh with all their might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And half the summer's night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Calves are easily bound and slaughtered
Never knowing the reason why
But who ever treasures freedom
Like the swallow has leaned to fly
How the winds are laughing
They laugh with all their might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And half the summer's night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a Don
장터 가는 마차 위에
슬픈 눈의 송아지야
머리 위로 제비 한 마리
날쌔게 하늘을 나르네
바람들 웃는 것 봐
허리 꺾고 웃어대네
종일 웃고 또 웃네
여름밤이 다가도록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주인이 말했네, 불평일랑 그만해
누가 너더러 송아지가 되랬나
왜 당당하고 자유로운 제비처럼
날 수 있는 날개를 달지 못했니
바람들 웃는 것 봐
허리 꺾고 웃어대네
종일 웃고 또 웃네
여름밤이 다가도록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송아지는 묶이어 죽음을 당하면서
그 이유는 까맣게 모른다네
하지만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자
누구나 제비처럼 나는 법을 배우지
바람들 웃는 것 봐
허리 꺾고 웃어대네
종일 웃고 또 웃네
여름밤이 다가도록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도나 돈
<200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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