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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SY/한국시

오규원 - 無法

無法

- 오규원

사람이 할 만한 일 가운데
그래도 정말 한 만한 일은
사람 사랑하는 일이다

-- 이런 말을 하는 시인의 표정은
   진지해야 한다

사랑에는 길만 있고
법은 없네

-- 이런 말을 하는 시인의 표정은
   상당한 정도 진지해야 한다

사랑에는 길만 있고
법은 없네

출처 : 오규원,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 문학과지성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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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해야 한다", "상당한 정도 진지해야 한다"는 시인의 말씀은 스승의 말씀이다. "사랑에는 길만 있고/ 법은 없네"라는 시인의 말씀은 곧 스승의 말씀이다. 고로 나는 "사랑에는 법이 없고 오로지 길만 있다"고 상당한 정도 진지하고 진지해야만 하는 자세로 말하고 있다. 사랑은 무법이다. 하여 아무렇게나 사랑해도 좋은 것은 아니다. 난 너에게 가는 길을 열어야 하며, 내가 곧 길이어야 하며, 그 길은 또한 진지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