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편력기 / 홍디자인 / 1999년
가끔 TV식, 비디오식 영화작명 법을 보면 유명 배우의 이름을 앞에 들이대면서 "누구누구의 어쩌구"하는 제목의 작품들이 있는데, 이런 제목의 영화는 십중팔구는 개판이었다. 오죽 내용에 자신이 없으면 그런 식의 작명법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 했겠는가? 그런 점에서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편력기>는 그런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의혹으로부터 행복한 경계 긋기에 성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이 책은 제목으로부터 책 내용에 대한 절반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이명석"이라는 한 개인의 만화읽기에 관한 책이며, 다른 어느 나라도 아닌 세계최대의 만화왕국 일본의 만화에 대한 것이다. 이제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가 유쾌하기만 하다면 이 만화는 제목 그대로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제공하는 데 성공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 필자의 이름이 들어간 것처럼 이 책은 이명석이라는 한 개인의 캐릭터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전반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있는 저자. 이명석은 누구인가?
알라딘의 저자 소개를 살펴보니 나랑 동갑인 1970년생인데다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이건 아주 중요한 약력이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다니... 흐흐)했고, <이매진> 기자, 웹진 <스폰지> 편집장을 역임, 현재 웹사이트 <마나마나>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그의 사이트를 가본 적이 있었던 듯도 싶다. 게다가 이 책의 부제라고 할 수 있는 "만화 칼럼니스트 이명석이 파헤친 현대 일본 만화의 50가지 스펙트럼"이란 말도 과장 많은 아닌 듯 싶다. 평론가가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만화 칼럼니스트라는 겸양을 보인 것도 흡족하거니와 50가지 스펙트럼이란 말이 약간 과장이 섞이기는 했으나 "애생낙소투활사인환사초(사랑, 삶, 즐거움, 웃음, 싸움, 모험, 역사, 인간, 환상, 대재앙, 초월)"라는 11가지의 주제 속에 각기 다른 50편의 만화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보자면 과장만은 아닌 것이다.
"이명석의"라는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이명석 개인의 - 따지고 보면 어느 책은 또한 개인의 그것이 아니던가 - 지적이고 자유로운 만화 편력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는 책 표지로부터 맘 편하게 먹고 첫장을 열면 될 터이다. 그런데 첫장부터 범상치 않다. 우선 중구난방식 소개가 아니라 11가지의 주제 구분이 그럴듯하고, 처음 소개하고 있는 것이 한때 우리나라 소녀들을 울고 웃기던 만화 <캔디캔디>의 소개가 아닌가.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다 보면 이 책이 단순히 만화에 대한 소개나 정보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각 아래 개인의 시각을 차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우 보편적인 시각과 기준 속에서 엄선된 것들임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는 저자 이명석이 펼쳐놓은 유쾌한 편력을 따라 걷다보면 일본만화의 다양한 내용, 뛰어난 기법, 고유의 미학 등을 함께 분석해 갈 수 있다. 이런 책을 읽다 보면 부분적으로 지적인 갈증을 느끼기 쉽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접근법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상당 부분 보완해주는 장치들을 갖추고 있다. 미약하나마 "시간의 스펙트럼"과 "테마의 스펙트럼"이라는 부록 성격의 연대기를 수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한 권으로 일본 만화 역사 50년을 꿰뚫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책은 그 50년 역사를 꿰뚫기 위해 시도한 어떤 책보다 튼실하다. 그것은 아마도 이명석이란 한 개인의 역량에 기대고 있는 바가 또한 커보인다. 그런 탓에 이 책의 제목에 저자의 이름이 박혀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나는 이명석을 따라 일본만화를 편력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 본 것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미처 읽지 못했던 것들도 그가 추천해주는 권유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여러분들에게 일독을 권유하고 싶다. 굳이 만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읽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가끔 TV식, 비디오식 영화작명 법을 보면 유명 배우의 이름을 앞에 들이대면서 "누구누구의 어쩌구"하는 제목의 작품들이 있는데, 이런 제목의 영화는 십중팔구는 개판이었다. 오죽 내용에 자신이 없으면 그런 식의 작명법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 했겠는가? 그런 점에서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편력기>는 그런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의혹으로부터 행복한 경계 긋기에 성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이 책은 제목으로부터 책 내용에 대한 절반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이명석"이라는 한 개인의 만화읽기에 관한 책이며, 다른 어느 나라도 아닌 세계최대의 만화왕국 일본의 만화에 대한 것이다. 이제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가 유쾌하기만 하다면 이 만화는 제목 그대로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제공하는 데 성공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 필자의 이름이 들어간 것처럼 이 책은 이명석이라는 한 개인의 캐릭터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전반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있는 저자. 이명석은 누구인가?
알라딘의 저자 소개를 살펴보니 나랑 동갑인 1970년생인데다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이건 아주 중요한 약력이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다니... 흐흐)했고, <이매진> 기자, 웹진 <스폰지> 편집장을 역임, 현재 웹사이트 <마나마나>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그의 사이트를 가본 적이 있었던 듯도 싶다. 게다가 이 책의 부제라고 할 수 있는 "만화 칼럼니스트 이명석이 파헤친 현대 일본 만화의 50가지 스펙트럼"이란 말도 과장 많은 아닌 듯 싶다. 평론가가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만화 칼럼니스트라는 겸양을 보인 것도 흡족하거니와 50가지 스펙트럼이란 말이 약간 과장이 섞이기는 했으나 "애생낙소투활사인환사초(사랑, 삶, 즐거움, 웃음, 싸움, 모험, 역사, 인간, 환상, 대재앙, 초월)"라는 11가지의 주제 속에 각기 다른 50편의 만화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보자면 과장만은 아닌 것이다.
"이명석의"라는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이명석 개인의 - 따지고 보면 어느 책은 또한 개인의 그것이 아니던가 - 지적이고 자유로운 만화 편력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는 책 표지로부터 맘 편하게 먹고 첫장을 열면 될 터이다. 그런데 첫장부터 범상치 않다. 우선 중구난방식 소개가 아니라 11가지의 주제 구분이 그럴듯하고, 처음 소개하고 있는 것이 한때 우리나라 소녀들을 울고 웃기던 만화 <캔디캔디>의 소개가 아닌가.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다 보면 이 책이 단순히 만화에 대한 소개나 정보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각 아래 개인의 시각을 차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우 보편적인 시각과 기준 속에서 엄선된 것들임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는 저자 이명석이 펼쳐놓은 유쾌한 편력을 따라 걷다보면 일본만화의 다양한 내용, 뛰어난 기법, 고유의 미학 등을 함께 분석해 갈 수 있다. 이런 책을 읽다 보면 부분적으로 지적인 갈증을 느끼기 쉽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접근법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상당 부분 보완해주는 장치들을 갖추고 있다. 미약하나마 "시간의 스펙트럼"과 "테마의 스펙트럼"이라는 부록 성격의 연대기를 수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한 권으로 일본 만화 역사 50년을 꿰뚫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책은 그 50년 역사를 꿰뚫기 위해 시도한 어떤 책보다 튼실하다. 그것은 아마도 이명석이란 한 개인의 역량에 기대고 있는 바가 또한 커보인다. 그런 탓에 이 책의 제목에 저자의 이름이 박혀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나는 이명석을 따라 일본만화를 편력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 본 것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미처 읽지 못했던 것들도 그가 추천해주는 권유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여러분들에게 일독을 권유하고 싶다. 굳이 만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읽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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