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선생의 유골 감식결과 타살이 유력하다는 기사가 나오는 걸 지켜보는 마음이
갑갑하다. 솔직히 여태 그걸 몰랐던 사람이 누가 있으랴. 모두가 알고 있던 일이었다. 총리실 민간인 사찰부터 국정원 여론조작이
사실이라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이라고 했지만
이것은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나 맞는 말이고, 한국에서 울화나 불안은 좀더 공적인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란 생각이다.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우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정의롭지 못하고, 무기력하며 우리가
악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여전히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받는 그 느낌-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일지 모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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