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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CY/WORK

한미FTA, 그만두기 바라노라 - 2007년 03월 16일자 <경인일보> 한미FTA, 그만두기 바라노라 올 들어 한 달에 한 번꼴로 칼럼 쓰는 날이 다가오면 어떤 주제로 이야기 하는 것이 좋을지 여러 생각들이 난마(亂麻)처럼 갑자기 밀려든다. 몇 가지만 나열해보면 작년 한 해 뜨거웠던 인터넷 UCC 돌풍이 있었고, 창조자이자 동시에 소비자인 프로슈머들이 만든 동영상과 블로그 등 사이버 공간의 저작권 문제가 있다. 최고의 IT강국을 자부하지만 정작 지적재산권 문제 앞에만 서면 오금이 조여드는 대한민국이다. 지적재산권 문제만 하더라도 FTA를 비껴갈 수 없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찬송가나 소책자는 물론 교회 홈페이지의 배경화면, 선교 동영상도 FTA와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다. 한미FTA가 체결되면 미국의 기독교 음악저작권업체인 기독저작권협회(CCLI)가 한국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 더보기
魂이 없는 명품도시엔 시민도 없다 - 2007년 02월 16일자 <경인일보> 魂이 없는 명품도시엔 시민도 없다 '신은 천국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발명했다. 도시는 인간이 만든 천국'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1945년 해방 무렵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12.9%였으나 1990년을 기점으로 80%대를 넘어 현재까지도 증가 추세에 있다. 1949년까지 전체 국민의 82.8%가 농촌에 거주했으나 1990년대부터는 반대로 그 정도 비율의 사람들이 도시에 거주한다. 이는 달리 말해 오늘날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국민의 대다수는 시민이며, 우리 사회에 가장 일반화된 정주 형태가 도시 속의 삶을 의미한다는 걸 뜻한다. 그러므로 도시에 거주하는 다수의 시민들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꿈꾸는 것은 인간이 천국을 꿈꾸는 것 만큼이나 당연하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많은 지자체에서 도시재개발 사업 혹은 .. 더보기
이 모든 무수(無數)한 반동(反動)이 좋다 - 계간 『황해문화』, 2007년 봄호(통권 54호) 권두언 이 모든 무수(無數)한 반동(反動)이 좋다* 버드 비숍여사(女史)를 안 뒤부터는 썩어빠진 대한민국이 괴롭지 않다 오히려 황송하다 역사(歷史)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歷史)라도 좋다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 나에게 놋주발보다도 더 쨍쨍 울리는 추억(追憶)이 있는 한 인간(人間)은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 ― 김수영, 「거대한 뿌리」 중에서 입춘 지나 따뜻한 남쪽에는 철모르는 목련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는 깊은 밤, 문득 일어나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를 읽는다. 시인 김수영(金洙暎, 1921. 11. 27~1968. 6. 16)은 밤새 술을 마시고 깨어나는 아침, 뱃속으로 시냇물이 졸졸 흘러가는 그 느낌을 사랑했던 시인이었다. 그는 공복상태에서 오는 정신의 맑음, 답답했던 머릿속을 헤집고, 맑은 물.. 더보기
바람구두가 선정한 2006년의 책 - 월간 <함께사는길>, 2006. 12월(통권162호) 바람구두가 선정한 2006년의 책 (2005. 10월부터 2006년 10월까지) 우리에게 2006년은 어떻게 기억될까? 그 질문에 답하기 전, 우리는 잠시 20년 전의 오늘을 떠올려보는 것이 좋겠다. 1986년은 아시안게임이 있던 해이고, 한동안 “86, 88”은 번영을 이룩해줄 마법의 주문이었다. 그 시대의 우리들은 지금보다 암울했을까? 이 무렵 한국의 노동자들은 주당 52.4시간 노동으로 세계1위를 차지했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이 잇따라 발표되었다. 미국의 전폭기들은 리비아의 트리폴리와 벵가지를 폭격했고, 소련에서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고 7월에는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이 터졌다. 과거를 기억하는 서로 다른 방식 양극화와 비정규직의 양산, 정치개혁실패가 잇따르면서 권위주의 독.. 더보기
2005년의 책과 사건 5 - 월간 <함께 사는 길>, 2005년 12월호(통권 150호) 1. 이건희와 비정규직 노동자 첫번째는 “이건희와 비정규직 노동자”로 상징되는 노동과 자본 그리고 국가의 위기이다. 이와 관련해 강준만의 『이건희 시대─우리는 정말 이건희를 알고 있는가?』(인물과사상사, 8월)와 최장집 외 여러 학자들이 참여한 『위기의 노동─한국 민주주의의 취약한 사회경제적 기반』(후마니타스, 3월)을 놓고 고민한 끝에 『위기의 노동』이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노동의 위기,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 문제에 본질적으로 더 중요한 접근을 보여준다고 생각해 선정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저변에 흐르는 감정의 기저는 ‘불안’이다. 나, 가족, 민족, 국가라는 정체성이 과도하게 강조되어온 사회에서 국가부도위기는 ‘나’라는 개인의 존립과 정체성 자체를 위협하는 사건이었기에 철부지 .. 더보기
판도라의 호기심을 통해 발견한 희망, 금서(禁書) 판도라의 호기심을 통해 발견한 희망, 금서(禁書) 우리가 흔히 ‘문화’라고 부르는 일상의 공간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 지배적 문화가 대중에게 널리 유포되는 장이자, 동시에 이에 대한 대중의 저항이 병존하는 공간이다. 문화(일상)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피지배계급의 다양한 정체성, 저항력과 지배계급의 통합력 사이의 투쟁의 장(battle field)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일상문화란 이와 같이 미시적인 영역에서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지배적 문화)와 대중(다중)이 매일 반복적으로 벌이는 투쟁과 타협이 서로 ‘타협적 평형(compromise equilibrium)’을 이룬 결과물이다. 그런 점에서 금서, 혹은 판금도서란 지배계급이 허용할 수 없는 금지된 지식 - 타협적 평형을 붕괴시킬 수도 있을 만한 파괴력.. 더보기
21세기 미국의 새로운 기획, 네오콘 프로젝트 21세기 미국의 새로운 기획, 네오콘 프로젝트 - 네오콘 프로젝트 / 남궁곤 편집 / 사회평론 / 2005년 3월 7월 4일/ 내 나라가 영혼을 대기업의 권력에 팔았기 때문에/ 보수주의가 내 나라의 국교(國敎)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들 자신이 자유의 참뜻을 잊었기 때문에/ 그리고 애국심이 현 대통령에 동의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나는 나의 의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 그리고 내 나라를 되찾을 것을. 세계적 문화운동 네트워크인 ‘애드버스터스 미디어 재단’은 지난 2003년 “언브랜드아메리카”란 캠페인을 통해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제국(미국 혹은 미국 문화)에 저항하는 표시로 맥도날드, 나이키, 스타벅스 등의 상점 간판은 물론 같은 신문가판대마다 저항하는 의미에서 검은 점을 남기자는 운동을 벌였다. 애드버스.. 더보기
지금 평택이 의미하는 것 - 월간 <함께 사는 길>, 2006년 7월호(통권157호) 지금 평택이 의미하는 것 과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1년 6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은 제5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이 영화는 1980년대 말 기지촌을 배경으로 주한 미군과 ‘양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창국(양동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의 첫 장면은 미군기지 맞은편의 조용하고 아름다운 마을에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고, 미군 공군기지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 소음이 마을의 평온을 깨뜨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마을 입구에는 빨간 버스가 있고, 그곳 편지함에는 수취인불명 도장이 선명하게 찍힌 편지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어디에 있을지 모를 사랑을 찾아 편지를 보내지만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다. 그 마을엔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사랑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