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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CY

대체 일본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단 말인가 - 『왕도의 개』 1~4(완결) | 야스히코 요시카즈 『왕도의 개』 1~4(완결) | 야스히코 요시카즈 (지은이) | 미우(대원씨아이) | 2012 대체 일본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단 말인가 일본을 가리켜 우리는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부릅니다. 한일 양국의 역사는 상고시대(上古時代)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지만, 해방 68년, 한일국교 정상화 48년이 지나도록 양국은 아직도 과거사를 둘러싼 불신을 완전히 씻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우경화와 맞물린 잇따른 망언으로 그간 양국이 쌓아왔던 신뢰마저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일본 시민사회의 일반적인 역사 인식은 아니며 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장이 되었던 오키나와 사람들은 이런 움직임에 우려를 표.. 더보기
하시모토의 망언을 통해 본 국가와 군대 그리고 성폭력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4) 오사카 시장이자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일본내 극우정당)는 이른바 '일본 정치의 젊은 피'로 얼마전까지도 유력한 차기 총리감으로 물망에 오르던 사람이다. 그가 얼마전 "(군)위안부는 군의 복지를 위해 필요했다"는 망언을 해서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하시모토 시장은 13일 오사카(大阪)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해 "그 정도로 총탄이 오가는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강자 집단에 위안부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수 있는 일"이라고 말해서 또다시 지탄을 받고 있다. 그의 주장들을 살펴보면 "일본의 종군 위안부 제도만 문제가 되느냐"며 "다른 나라도 전시에 위안부와 비슷한 체계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더보기
<인천교사신문>(119호) - "바람의 검심"으로 본 동아시아의 근대화 바람의 검심 1~28(완결) - 와츠키 노부히로 지음 / 서울문화사(만화) 올해 초(2013년 1월) 개봉된 영화 은 만화가 와츠키 노부히로(和月伸宏)가 지난 1993년 일본 만화잡지 《소년 점프》에 처음 발표하여 1999년쯤인가에 전 28권으로 완결된 동명의 만화를 실사 영화로 제작한 것입니다. 일본 만화는 먼저 잡지에 연재를 시작한 뒤 그것을 단행본 시리즈로 출간하고,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면 이것을 다시 OVA(Original Video Animation)으로 제작하는 방식인데, OVA는 대체로 공중파나 애니메이션 전문 케이블 방송국 등을 통해 방영된 뒤 DVD로 제작됩니다. 이것이 흥행에 성공하면 일종의 외전(外傳)이랄 수 있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거나 처럼 실사 영화로 제작되는 과정을 거.. 더보기
백척간두진일보 百尺竿頭進一步 十方世界現全身 100척(尺)이나 되는 장대 끝에 서 있더라도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시방세계와 내가 한몸이 되어 현하리라. '백척간두진일보'란 말은 당나라 때 고승(高僧) 장사(長沙) 스님의 말이다. 1척은 대략 30.333...cm이므로 백척이란 330m 높이다. 이 높은 대나무 장대 끝에 서 있는 사람이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디디면 새로운 세계가 보일 것이라는 의미다. 조선시대 거상으로 알려진 임상옥이 중국에 갔을 때 그가 팔려고 가져간 조선 인삼을 헐값에 사려고 상인들이 서로 담합해 구입하지 않고 간만 보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위기에 처한 임상옥은 함께 갔던 추사 김정희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추사는 붓으로 '百尺竿頭進一步'라고만 썼다. 여기에서 큰 .. 더보기
달의 떨림 "어떻게 시인이 되셨어요?"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감상해보게." "그럼 은유를 쓸 수 있게 되나요?" "물론, 틀림 없이." 달에는 영원히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인간의 말에도 영원히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우리가 지구에 있는 한 영원히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듯 내가 그의 마음이 되어보지 않는 한 한 인간의 말은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달은 지구의 적도면에 대해 경사져 있고, 타원형 궤도를 운행하는 달의 속도는 일정하지 않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달은 자기 중심으로부터 미세하게 떨고 있다. 이처럼 지구에서 본 달의 중심이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을 달의 칭동(秤動)이라 한다. 달의 떨림을 느.. 더보기
대한민국은 물부족국가가 아니다. 최재천 교수의 한 칼럼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세 차례나 방문한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는 음식점에 들어가 앉기 무섭게 얼른 물컵부터 뒤집는다. 그러곤 물을 따르러 온 종업원에게 물은 꼭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사람에게만 따라주라고 신신당부"하곤 했다고 한다(이 대목을 읽고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제인 구달이 방문한 식당은 아마도 고급 식당이었으리라 추측해보았다. '김밥천국' 같은 셀프서비스 식당이라면 어차피 자기 손으로 물을 따라마실 테니 문제 될 게 없을 테고, 보통 식당에선 물병을 가져다주긴 하지만 아주머니든, 알바 생이든 물컵에 물까지 따라주는 법은 거의 없으니까. ㅋㅋ 별걸 다 추측해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부분은 제인 구달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다지 한국적으.. 더보기
한중미 관계 - 만패불청을 경계하라 예전에도 몇 차례 말한 바 있지만 미국의 무력 과시보다 두려운 것이 나로서는 현재 중국의 침묵이다. 중국이 무서운 이유는 그들의 무력이나 경제력, 외교력 보다 미국과 중국이란 힘센 두 나라의 암묵적 동맹시스셈의 성립이 한반도 평화에는 더 큰 위협이 되어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 미국은 호주, 일본, 한국, 필리핀 해군 등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태평양 해상 작전 훈련인 림팩에서 중국을 배제해 왔는데, 중국은 이에 대해 대중국 봉쇄 훈련이라며 강하게 항의해 왔다. 그런데 2년마다 한 번씩 전개되는 림팩 훈련에 내년부터 중국도 참여하기로 되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중국은 또한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채무국으로서 미국 국채를 1조 달러 이상 소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는.. 더보기
아포리즘 01. 아버지로서"란의 '~로서'는 자격격 조사라 무거운 말이지만, "아버지처럼"이란 말은 무겁고, 무섭기까지 한 말이다. '~처럼'이 비교격 조사이기 때문이다. '누구누구의 ~처럼' 비교 대상이 되는 순간 부모든, 자식이든 인생은 비루하고, 피곤해진다. 02. 스스로에게 진실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도 진실하지 말 일이다. 타인에게 진실하기 위해 필히 나를 속여야 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므로... 입을 여는 순간 우리는 누구나 그런 죄를 짓는다. 그러므로 죄인이여, 입을 다물라. 03. 맹세와 비밀은 본질적으로 같은 속성을 지닌다. 흔하면 천해진다는. 04.SNS시대에는 한 사람에게 한 말이 곧 만 사람에게 하는 말이 된다. 05. 좋은 기회를 눈앞에 두고 주저하여 때를 놓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주저하지.. 더보기
연예인에 대한 추억 - 신해철과 서세원 연예인에 대한 추억01 - 대마왕 신해철 한 가지 일을 오래하다보면 쌓이는 추억도 있는 법이다. "황해문화"는 인문계간지라 연예인과 인연 맺을 일이 별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편집위원들이 별난 사람들이라 그런지 가끔 내 입장에선 달걀로 바위치기라고 생각하는데 일단 한 번 청탁해보라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연예인에게 원고 청탁을 했다가 보기 좋게 딱지 맞은 기억이 있다. 한창 헌법에 대한 논의가 많아서 황해문화 기획으로 란 특집을 기획하여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새로운 헌법 정신을 듣는다'는 주제로 청탁했었다. 그런데 그 무렵 무슨 일인지 신해철 씨가 논란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돌아보니 '대마왕'이란 그의 별명답게(나 역시 한동안 A서점에서 이런 별명으로 불린 적이 있었다. .. 더보기
장준하 선생과 오늘의 불안 장준하 선생의 유골 감식결과 타살이 유력하다는 기사가 나오는 걸 지켜보는 마음이 갑갑하다. 솔직히 여태 그걸 몰랐던 사람이 누가 있으랴. 모두가 알고 있던 일이었다. 총리실 민간인 사찰부터 국정원 여론조작이 사실이라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이라고 했지만 이것은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나 맞는 말이고, 한국에서 울화나 불안은 좀더 공적인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란 생각이다.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우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정의롭지 못하고, 무기력하며 우리가 악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