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 - 한 잎의 女子
한 잎의 女子 - 오규원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의 한 잎같이 쬐그만 女子, 그 한 잎의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女子만을 가진 女子, 女子 아닌 것은 아무 것도 안 가진 女子, 눈물 같은 女子, 슬픔 같은 女子, 病身 같은 女子, 詩集 같은 女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女子, 그래서 불행한 女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女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女子. * 세상의 모든 시는 기본적으로 연애시이고, 연애시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소위 참여냐, 비참여냐, 순수냐, 참여냐로 나..
더보기
황동규 - 조그만 사랑 노래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도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참, 사랑이란..... 오나가나 애물단지다. 나이와 상관없고, 성별과 상관없고, 국적과 상관없이 사랑은 온천지에 공평하게 번진다. 바이러스처럼... 수많은 변종을 품은 채.... 사랑한다고 혼자서 열번만 되뇌인 뒤 처음 만난 사람을 쳐다보면 사랑에 빠지게 될까?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