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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윤희상 - 소를 웃긴 꽃 소를 웃긴 꽃 ㅣ 문학동네 시집 90 윤희상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6월 지난 언젠가 화요일에 나는 선배 박형준 시인과 함께 국밥을 먹었다. 지금 한국의 시인들이 처해있는 다소 비극적인 상황에 대해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나는 꾸역꾸역 국밥을 밀어 넣었다. 밥알을 씹으며 한 편으론 한국의 시인들이 현대미술이 처한 난관과 흡사한 난관에 처했다는 생각을 했다. '형, 문학이 문학 그 자체의 힘을 잃고, 자꾸만 철학이 되고, 정치가 되어 가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아직 시 문학은 살아있다. 비록 커다란 변화의 조짐들이 불길한 징조가 되어 연이어 출현하고 있지만. 오늘 아침 출근을 하니 또 한 명의 선배 시인이 새로 시집을 냈다고 시집을 보내주었다. 간만에 읽는 신간 시집이다. 첫 .. 더보기
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 - 존 스토리 | 박만준 옮김 | 경문사(2002) 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 - 존 스토리 | 박만준 옮김 | 경문사(2002) 우리에게 현실문화연구에서 출간된 "문화연구와 문화이론"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존 스토리의 책 "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은 문화연구가 실제로 어느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가를 실질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문화연구는 여러 분야의 학문들에 기대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연구에서 논의되는 인물들은 그 자체로 서구의 근현대 사상사를 옮겨온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롯해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사상가들, 알튀세르, 그람시, 벤야민 등등이 이야기된다. 그 못지 않게 문화연구가 건드리고 있는 분야도 폭넓은데(도대체 어느 것이 문화연구고, 어느 것이 문화연구가 아닌지조차 헷갈릴 정도로) 존 스토리의 이 책은 그 .. 더보기
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학고재 / 2007년 11월 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학고재 / 2007년 11월 앙드레 고르는 내게 있어 마르크스 이후 발견한 가장 매력적인 사상가 중 하나였다. 이반 일리치를 계승한 정치생태학자로서 그의 사상은 산업문명 전반을 반추해보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다만 생태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남성(sex)으로써 태어난 남성(gender)'이 여성주의자(페미니스트)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힘든 일이다. 왜냐하면 ‘생태주의’를 하나의 실천적 이념(정치)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을 규정하고 있는 모든 문명체계(혹은 문화)를 극복하고 매일매일 새로운 인간이 되겠다는 결심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앙드레 고르가 평생의 반려였던 도린에게 보낸 사랑의 메시지.. 더보기
에드가 모랭 - 스타 : 스타를 통해본 대중문화론 / 문예출판사(1992년) 스타 : 스타를 통해본 대중문화론 - 에드가 모랭 / 문예출판사(1992년) 에드가 모랭의 "스타 - 스타를 통해본 대중문화론"은 대학 다닐 때 리포트 제출 참고용 도서로 구입했었다. 책이 여직 깨끗한 것으로 보아 그 무렵 구입해 한 차례 읽고는 오랫동안 책꽂이에 꽂힌 채 다시 읽게 될 날을 기다려 왔던 모양이다. 얼마전에야 나는 이 책을 덮고 있던 오래된 비닐을 뜯어내고 새로 비닐 포장을 했다. 얼마전 원전 반대 어쩌구하면서 생태 이야기를 한참 떠들어댔는데 책을 비닐로 포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뭐냐고 화낼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언젠가 나만의 용도로 이 책들을 재활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서 그러하는 것이므로 널리 양해를 구한다. 에드가 모랭이 이 책을 처음 쓴 것이 1972년의 일이므로 현재.. 더보기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시대 - 이사야 벌린 | 안규남 옮김 | 미다스북스 | 2001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시대 - 이사야 벌린 | 안규남 옮김 | 미다스북스 | 2001 "모든 것을 의심해 보라(De omnibus dubitandum)." 이 말은 칼 마르크스가 가장 좋아했던 좌우명이라고 한다. 모든 것을 의심해보고 이를 다시 재정립했던 사상가 칼 마르크스. 이와 같은 인물에 대해 일대기도 아니고, 평전을 쓴다는 일을 그것도 불과 28세의 나이로 해냈다면, 더군다나 그 책이 60여년이 흐르는 동안 여전히 마르크스에 대한 가장 중요한 평전의 지위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미덕이자 피할 수 없는 난제는 마르크스에 대한 입문자용으로 읽기에는 다소 녹록치 않은 난이도를 지녔다는 점이다. 같.. 더보기
30분에 읽는 프로이트 - 루스 베리 | 이근영 옮김 | 중앙M&B(2003) 30분에 읽는 프로이트 - 루스 베리 | 이근영 옮김 | 중앙M&B(2003) 남들 앞에서 잘난 척 주워섬기기 위해 굳이 이런 류의 책을 볼 필요는 없다. 나의 경험상 적당히 어려운 말 한 두 마디를 하고 난 뒤,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면 분명 대화 상대는 당신이 실제로 알고 있는 것 이상을 알고 있으리라 믿어줄 테니까 말이다. "30분에 읽는 ~" 시리즈 전편을 읽어볼까 생각 중이다. 돈이 썩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편하게 정리된 요약본을 읽는 유익함이란 것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러는 편이 낯선 길을 헤매는 것보다 확실히 나은 선택이다. 그러니까 이런 책을 본다는 건 꼬시고 싶은 여자 친구를 태우고 드라이브 나갔다가 모르는 길 앞에서 자신있게 아는 척 하다가 땀 삐질삐질.. 더보기
문화연구와 문화이론 - 존 스토리 | 박이소 (옮긴이) |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 1999 문화연구와 문화이론 - 존 스토리 | 박이소 (옮긴이) |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 1999 존 스토리의 "문화연구와 문화이론"은 문화이론을 개괄하는 입문서이다. 이 방면의 개론서로 이 책을 포함해 김정은의 "대중문화읽기와 비평적 글쓰기", 원용진의 "대중문화의 패러다임", 김창남의 "대중문화의 이해"를 포함해 모두 4종을 읽었고 다른 책들에 대해선 차례차례 서평한 바 있으니 문화이론 입문서 가운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들은 대체로 읽은 셈이다. 그러니 혹자는 그렇게 묻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어느 걸 읽는 것이 가장 좋으냔 의문을 품을 법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엇을 읽든 별상관없을 듯 싶다. 대체로 4종의 책이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정은의 "대중문화 읽기와 비평적 .. 더보기
30분에 읽는 마르크스 - 질 핸즈 | 이근영 옮김 | 중앙M&B(2003) 30분에 읽는 마르크스 - 질 핸즈 | 이근영 옮김 | 중앙M&B(2003) 이런 류의 책들을 접할 때마다 늘 하는 말이지만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다. 그러나 이 책의 경우엔 기대해도 괜찮다. 사실 이 시리즈의 제목은 맞지 않는다. "30분에 읽는 마르크스"라니 그게 가능하다면 누가 골머리를 앓겠나. 비록 이 시리즈가 150쪽 내외의 짤막한 반토막짜리 책일지라도 30분에 읽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필경 과장광고에 속하리라. 그보다는 이 책의 영어 원제명인 "Marx : A Beginner's Guide(마르크스: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가 적합하다. 30분만에 읽는 건 불가능하지만 2-3시간 투자하면 간략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마르크스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므로.. 더보기
문화연구(하룻밤의지식여행12) - 지아우딘사르다르 | 이영아 옮김 | 김영사(2002) 문화연구(하룻밤의지식여행12) - 지아우딘사르다르 | 이영아 옮김 | 김영사(2002) 나는 이런 식의 도서에 익숙한 편이다. 그러니까 80년대 말엽에서 90년대 초엽 사이 나름대로 인기를 끌었던 리우스의 만화책들을 말하는 것이다. 당시엔 사회과학 서적을 중심으로 출판하던 "오월"에서 "리우스"(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멕시코의 좌파 만화가)가 이런 식의 작업들을 통해 일련의 만화 책들을 시리즈로 간행했다. 사회과학 이론의 빡빡함에 미리부터 질려버린 까닭으로, 혹은 좀더 쉽게 입문하기 위한 방편에서 이 책을 선택했던 이들에겐 상당한 도움을 준 책이다. 리우스는 "쿠바혁명과 카스트로", "레닌", "체 게바라" 등 혁명가들의 생애와 사상, 그들의 이론을 나름대로 잘 요약해주었다. 김영사에서 펴내고 있는 "하룻.. 더보기
유한계급론 - 토르스타인 베블런 | 김성균 옮김 | 우물이있는집(2005) 유한계급론 - 토르스타인 베블런 | 김성균 옮김 | 우물이있는집(2005)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2005년 초판을 손에 쥐고 있는 감흥은 약간 남다르다. 이 책이 국내에 처음 나온 것은 지난 1978년 “정수용”이 옮기고, “광민사”에서 펴낸 것이었다. 출간되고 얼마 뒤 이 책은 금서(禁書)가 되었고, 1987년 해금되기까지 법적으로는 읽는 것이 금지 당했다. 오늘날엔 경제학 전공자들보다는 인문 ․ 사회학 전공자들에게 더 많이 읽히는 고전이 금서가 될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을 찜찜하게 했던 것은 그런 부분이었다. 내가 너무 둔하여 혹시 이 책에서 금지될 만한 어떤 사유(思惟)들을 읽어내지 못한 것은 아닌가? 존 K. 갤브레이스는 『갤브레이스가 들려 주는 경제학의 역사』(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