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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06 정현종 - 말하지 않은 슬픔이
말하지 않은 슬픔이

- 정현종


말하지 않은 슬픔이 얼마나 많으냐
말하지 않은 분노는 얼마나 많으냐
들리지 않는 한숨은 또 얼마나 많으냐
그런 걸 자세히 헤아릴 수 있다면
지껄이는 모든 말들
지껄이는 모든 입들은
한결 견딜 만하리.

*

정현종 시인의 이 시는 딱 요즘 내 맘 같다.
"당신은 내게 평생 말해도 다 말할 수 없을 거야."라고 오래전 그 사람은 내게 말했었지. 그 말 앞에선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많은 말들을 당신에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대는 들어줄 수도 있는 사람이었겠지만 더이상 듣지 않겠노라는 그 완강한 선언 앞에 말은 시들어버렸다. 말하지 못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사이엔 도도한 강물이 흐른다. 넘어설 수 없는... 그 앞에도 여전히 나불대는 수많은 입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그 입들을 견디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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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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