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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가위 - 중경삼림(重慶森林) 중경삼림(重慶森林) - 감독 : 왕가위 출연 : 임청하, 양조위, 왕정문, 금성무 등 '해가 뜨면 사랑이 끝난다'라는 노래가 있다. 내 심정이 지금 그렇다 어떻게 메이를 잊지? 난 혼자 약속을 했다 바에 제일 처음으로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했다. 란 잡지가 정확하게 언제 창간되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에 내가 몰입하게 된 것은 실연과 함께였다. 7년을 사귀던 여자와 헤어졌을 때 나는 미친듯이 영화를 보았다. 엔 이런 대사가 있다. "실연당한 후 달리기를 시작했다. 한참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땀이 흐른다. 수분이 다 빠져 나가버리면 눈물이 나오지 않을거라 믿기 때문이다." 연애를 해 본 사람들은 안다. 실연당했을 때 가장 견딜 수 없는 건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거다. 그래.. 더보기
올리버 스톤 - 살바도르(Salvador) 살바도르 (Salvador) 감독 : 올리버 스톤 출연 : 제임스 우즈 제작 : 1986 영국, 미국, 122분 올리버 스톤의 실질적 감독 데뷔작 올리버 스톤의 감독 데뷔작은 1981년의 공포영화 이었지만, 그를 할리우드의 이단아, 숨겨진 뇌관으로 만든 데뷔작은 였다. 이 영화가 중요한 것은 그가 앞으로 펼쳐나갈 작업들과 그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문제작이었기 때문이다. 올리버 스톤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들을 조망함으로써 가장 미국적인 감독이자, 미국적이지 않은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올리버 스톤은 미국 현대사의 명암을 정공법으로 파고드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그가 처음부터 그런 감독은 아니었다. 그의 데뷔작인 은 컬트적인 구성이 돋보이긴 했으나 소수의 마니아들에게나.. 더보기
야만의 시대 - 김성진/ 황소자리(2004) 야만의 시대 - 김성진/ 황소자리(2004) 세계의 분쟁지역에 대한 괜찮은 브리핑 "야만의 시대 - 영화로 읽는 세계 속 분쟁"에는 칭찬할 점과 비판할 점이 공존하고 있다. 우선 이 책의 제목 "야만의 시대"는 좀 손쉽게 붙은 제목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이 분명 전쟁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야만의 시대"라는 거창한 제목에 부응할 만한 심도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선 오히려 부제 '영화로 읽는 세계 속 분쟁'이 제목에 좀 더 어울린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대개 "세계의 분쟁"이라고 하지 않나? 세계 속 분쟁이라고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그것이 이 책을 받아든 순간 들었던 첫번째 의문이다. 저자인 김성진, 동덕여대 교수인 그는 연합통신 외신부 기자를 거쳐 시사저널, 중앙일.. 더보기
호랑이와 눈: 비극의 중심에 있지 않은 자의 한계 - FILM2.0 제 353, 354 합본호 호랑이와 눈: 비극의 중심에 있지 않은 자의 한계 로베르토 베니니(Roberto Benigni)의 영화 이 때늦게 개봉된다. “의 뒤를 잇는 두 번째 감동”이란 홍보 문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와 닮은 꼴 영화인 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는 지난해 모 영화잡지의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의 100대 영화’ 중 18위에 당당히 랭크될 만큼 국내 영화팬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지만, 사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로베르토 베니니는 일부 영화 마니아들에게만 인정받는 거의 무명에 가까운 코미디 영화감독이었다. 는 그에게 기대 이상의 명성과 성공을 가져다주었고, 그 결실이 너무 달콤했던 탓인지 이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영화 가 실패하면서 베니니는 또다시 가장 비참한 기억의 현장에서 휴머니티와 사랑의 달콤함을 환기시키는.. 더보기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 문화학교서울 지음, 문화학교서울(1995)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 문화학교서울 지음, 문화학교서울(1995) 요새 소장함을 들춰보며 이것저것들을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 문득 란 책에 눈길이 머물렀다. 아, 1995년 무렵 나는 무얼하고 있었지? 하는 생각에 그 무렵의 일기장을 열어보았다. 나는 매년 일기장에 제목을 붙이는 버릇을 가지고 있는데, 1995년의 일기 제목은 "또 다른 별에서 한 세상을 살고 있는...나!"였다. 아, 너무 비웃지들 마시라. 나는 저무렵 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했다구. 대학을 졸업하고, 나는 무척 아팠었다. 졸업여행 때부터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하더니 졸업한 뒤 거의 6개월 가량을 누워서 지내야 했다. 문제는 허리였는데, 아픈 곳은 머리였다. 졸업한 뒤 아무 하는 일없이 빈둥거리는 백수 생활을 한다는 거, 게다가 기약.. 더보기
작전명 발키리 (Valkyrie) █ 작전명 발키리 (Valkyrie)/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톰 크루즈/ 제작 2008 미국, 독일 난제 - 역사성과 오락성(흥행성적) 그리고 작품성 역사 속에 실존했던 인물과 사건을 영화나 드라마, 소설로 재구성하는 일은 화살 하나로 세 개의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일처럼 어렵다. 역사성과 오락성(흥행성적) 그리고 작품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일이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이겠는가? 언젠가 어느 신문 기자던가, 평론가가 영화 에서 헥토르가 아킬레스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썼다가 인터넷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스포일러를 유포했다고 혹독한 비난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다. 내가 이 일을 기억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무렵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옆 좌석의 젊은 여성 둘이 나누는 대화를 실제로 들었기 때문이다. 두.. 더보기
마지드 마지디 - 천국의 아이들(Children of Heaven) 감독 / 마지드 마지디 출연 / 알리(아미르 파로크 하쉬마인), 자라(바하레 세디키) 간혹 "세상살이가 다 비슷하다"는 말엔 인생의 고단함을 위무받고자 하는 이의 간절한 소망이 묻어있기 마련이다. 그렇다. 세상살이가 다 거기서 거기일 것이다. 혹시 비디오 가게에 가서 이 비디오 테잎을 발견하고 들었다 났다 하며 그냥 골치 아픈 데 액션 영화나 한 편 때리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지 말고 이 영화를 한 번 보도록 권하고 싶다. 거기엔 아주 먼 곳에 살고 있는 알리와 자라, 오누이가 있고 나와 당신의 어린 시절이 있고, 이제는 운동화가 떨어지기 전에 쓰레기통에 버리는 부유함 속에 잊혀져 버린 우리들이 있다. 알리(아미르 파로크 하쉬마인)는 몸이 아픈 엄마의 심부름으로 시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 더보기
꽃섬 - 감독 : 송일곤(2001) 꽃섬(2001) 감독 : 송일곤 출연 : - 혜나(김혜나), 유진(임유진), 옥남(서주희) - "슬픔과 희망 사이 그곳엔 신비한 힘이 있다." 라는 카피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 영화 . 단편 영화들로는 이미 유명한 감독인 송일곤의 첫번째 장편 영화이다. 사실 나는 을 보기 전에 몇 차례 송일곤 감독의 영화들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명성을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었지만 단편 영화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허세 같은 것.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영화는 영화로서의 생명이 절반 이상 뚝 떨어진다는 나의 단견이라면 단견이 그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 속 배우들은 어쩐지 연기를 하는 것 같지 않은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혜나 역을 맡았던 김혜나는.. 더보기
치킨런(Chicken Run, 2000) 치킨런(Chicken Run, 2000) 존재하지 않는 세계 - 유토피아(Utopia) 영국의 인문주의자이며 정치가였던 토마스 모어(Thomas More)가 저술하여 유명해진 - 오늘날엔 읽는 사람보다는 인용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은 기이한 고전이 되어가고 있지만 -『유토피아』는 본래 그 유래가 그리스어의 '아무 데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란 뜻을 담고 있다. 그는 에라스무스와 친교를 맺으며 영향을 받아 이 책을 저술했는데, 책의 내용은 당시의 유럽, 특히 16세기 무렵 영국사회의 여러 병리 현상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회를 꿈꾼 것이지 전혀 실제 할 수 없는 가상의 세계(하기사 공화정제, 전 시민이 교대로 농경에 종사, 노동시간은 6시간, 나머지 여가는 교양시간, 필요한 물품은 시장의 창고에.. 더보기
허진호 -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One Fine Spring Day, 2001) 감독 허진호의 영화는 이로써 두 편을 보게 되었다. 어제 만난 의 제작자 오기민 씨는 "최근 한국영화의 돌풍의 뒤에는 나날이 작아지는 감독들이 있다"고 말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고보니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한국 영화들은 영화 자체의 흥행 성적은 둘째로 하더라도 감독의 이름만큼은 뚜렷이 남았던 것 같은데 최근의 히트한 한국영화의 감독들 이름을 나는 모르겠다. 가령 등등. 어쩌면 이제 영화는 정말 감독의 작품이기 전에 그저 상품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자동차를 만든 이의 이름을 모르듯이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허진호 감독은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연출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의 이름 석자는 나의 기억에 또렷이 새겨질 것이다. 그의 첫번째 영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