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 - 존 스토리 | 박만준 옮김 | 경문사(2002)




우리에게 현실문화연구에서 출간된 "문화연구와 문화이론"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존 스토리의 책 "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은 문화연구가 실제로 어느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가를 실질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문화연구는 여러 분야의 학문들에 기대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연구에서 논의되는 인물들은 그 자체로 서구의 근현대 사상사를 옮겨온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롯해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사상가들, 알튀세르, 그람시, 벤야민 등등이 이야기된다. 그 못지 않게 문화연구가 건드리고 있는 분야도 폭넓은데(도대체 어느 것이 문화연구고, 어느 것이 문화연구가 아닌지조차 헷갈릴 정도로) 존 스토리의 이 책은 그 가운데 어느 것이 그래도 문화연구가 주로 건드리고 있는 분야이고, 그 분야를 어떻게 연구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문화연구에서 말하는 지금껏 우리가 "문화"라면 고정관념처럼 떠올리게 되는 고급예술(high art)을 말하진 않는다(물론 이 분야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는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리의 일상생활의 텍스트와 문화적 실천행위로서 이해될 수 있는 문화이다. 대개의 문화연구 관련 서적들이 문화에 대한 그들의 이런 입장을 설명하고 정의하는 것으로 출발하는 까닭은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고 싶다는 의도와 달리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우리에게 문화는 뭔가 우리의 일상과 다른 고급한 것을 향유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그만큼 뿌리깊게 박혀있음을 늘 의식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존 스토리는 이 책을 통해 문화연구에서 말하고자 하는 문화는 일상적인 것, 문화엘리트들이나 지배계급층이 향유하는 것들이 아닌 일반 대중들이 향유하고 일상 속에서 실천(이때의 실천이란 컨텍스트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행위를 그 대상으로 한다. 이 때 문화연구의 방법은 레이몬드 윌리엄스, 스튜어트 홀, 알튀세르의 입장 중 어느 하나를 택하는 것을 의미한다기 보다 문화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사회적/역사적 상황에 입각해서 문화를 분석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문화연구에서의 문화는 거의 반드시 역사와 결부되는 과정을 거친다. 다른 하나는 문화란 그람시가 말하고 있는 "헤게모니"의 개념처럼 끊임없이 텍스트 생산자와 소비자(수용자) 사이에서, 다른 말로 하자면 지배계급이 퍼뜨리고자 하는 지배이데올로기와 그것을 수용하고 거부하는 피지배계급이 벌이는 치열한 투쟁의 전장이란 것이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 존 스토리는 문화연구가 (대중)문화의 여러 영역들 - 텔레비전, 소설, 영화, 신문과 잡지, 대중음악, 일상생활의 소비 - 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으며, 지배계급이 제공하는 문화 이데올로기들을 어떻게 해체하고 재구성해낼 것인가. 문화연구자들이 어째서 문화실천행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가를 설명한다. 문화연구란 정치경제학적인 토대 위에서 새롭게 쓰여지는 문화정치학적 실천행위이다. 문화연구자들은 그 자신의 세계에 대한 의미(저항)를 만들기 위해 전개하는 독자들의 투쟁과 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연관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중문화의 전장에서 독자들과 함께 이 세계에서 자신을 위해 더 나은 터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는 동지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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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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