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그리움

- 함민복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

시인. 함민복!
오늘까지 날 울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인이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솔직히 말해서 가끔 이 사람 시를 혼자 읽다가 운다. 남자의 눈물은 가끔 부끄럽다.(그렇게 세뇌 교육 받은 탓에.) 그러나 이 시인의 시는 그런 갑옷 사이의 빈틈을 예리한 비수처럼 단번에 찔러 들어온다.

한 1년 반 정도 함민복 형과 함께 직장 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는 회사에 출근하는 날보다 아파서 병원에 누워 있는 날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가 출근하는 날은 여지없이 사무실엔 웃음꽃이 피었다. 그는 행복을 전염시킬 줄 아는 시인이었다. 그와 함께 <행복분식>에서 메밀 국수를 나눠 먹던 때가 지금도 가끔 그립다. 그리고 그의 눈물과 어눌한 목소리도....

당신과 나의 심장을 한데 포개어 우리는 그 심장고동을 나의 심장고동 위로 느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선천적으로 서로를 그리워 할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그것은 어쩌면 하늘과 땅 사이의 간격만큼이나 멀 수도 있고, 당신이 내가 그리워 번개로 내려오더라도 나는 그 사랑에 놀라고, 그 소리에 놀라 다시 날개를 푸득이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당신의 사랑에 대한 나의 응답은 그렇게 해서 선천성 그리움이 된다.


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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