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아웃사이더 - 세상을 바꾼 지식인 70인의 수난과 저항/ 김삼웅 지음 / 사람과사람 / 2002년 10월

인류가 지구상에서 '사회'라는 이름의 공동체를 이룬 이래 오랫동안 인류 공동체를  지배해 나간 것은 분명 소수의 사람들이었다. "민중"이나 "인민"의 개념을 중요시 여기는 이들조차 선뜻 이런 말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좌파적 입장에 서 있는 사람도, 세상은 이름없는 무수한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만들어 나갔다고 열변을 토할 순진한 우파들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다수가 참여하는 민주주의적 제도를 완비했다고 하는 서구 선진국에서조차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해 회의하는 까닭은 결국 지배기구를 장악한 이들 손에 다수의 민의가 성실하게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반성에서 출발하는 것일게다.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 시작된 귀족들의 사회 지배는 중세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일부 국가에서는 그대로 답습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프랑스 혁명을 거치며 프롤레타리아트 계급과 연합한 부루주아지들이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악하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바야흐로 '대중사회'로 전이되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 속에서 새로운 얼굴의 합리적인(?) 지배 엘리트들을 만나게 되는데 우리들은 그들을 가리켜 "지식인"이라고 부른다.

지식인이란 용어에 대한 개념을 '일정한 수준의 지식과 교양을 갖춘 사람 또는 지식층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식의 사전적 정의만으로 그친다면, 우리들이 끊임없이 지식인론을 입에 담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는 그런 사전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사유의 힘, 나아가 시대적 요구를 저버리지 않는 양심과 용기에 대한 기대가 함께 녹아있기 때문이다. 저자 김삼웅은 그렇게 시대를 움직인 지식인 상을 "아웃사이더"에서 찾았다. 아웃사이더라는 것은 시대의 주류에서 한풀 빗겨난 사람들, 즉 마이너리티성을 말한다. 마이너리티란 이유만으로 아웃사이더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들은 자발적인 국외자이기 때문에 "아웃사이더"의 명칭을 획득한다.

역사적으로 등장하는 혁명가들의 계급적 분포를 보았을 때, 기층 민중에서 출현한 예는 극히 드물다. 그 이유는 그들은 당장의 삶에 급급하여 교육이나 기타 세상의 문제에 미처 눈돌릴 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는 한다. 지배 계급의 권력에 대항하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때때로 민중의 의식에서 비롯되기도 하겠지만, 그것을 정교하게 다듬고 이끌어내는 집단이 바로  "이너써클'에 들 수 있는 역량이 있음에도 스스로 국외자의 길을 선택한 지식인들인 것이다. 지식인을 참된 지식인으로 이끄는 것은 결국 그들이 자발적으로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고, 자신의 욕망을 공동체의 이익에 부합시킬 때 가능해진다. 여기 역사적으로 이름난 70명의 반항적인 지식인들이 그려져 있다. 물론 대단히 깊이있는 서술이 녹아든 책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지식인의 면모들을 발견하는데는 매우 좋은 책이다. 때때로 평이한 서술이란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또 이만한 책도 찾아보면 흔치 않은 것이 현실이고 보면 일독을 권할 만하다.
Posted by 바람구두 windsho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