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청춘에 보내는 송가3
- 송경동
충남 서산군 대산면 돗곳리
삼성종합화학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교통사고를 내고는
서산경찰서 대용감방에 들어갔을 때였다
다시 내 인생 좃돼부렀다고 자포자기
신입식을 거부하자 돌주먹들이 날라왔다
두 번을 끌려 나갔다 오자
전라도 깽깽이놈이 벌떼짓 한다고
간수들이 제일 센 방으로 집어넣어버렸다
죽어라는 소리였다
목이 졸렸던가
두 번 기절하고 깨어보니
온몸 근육들을 자근자근 밟아놔 꿈쩍도 할 수 없었다
잘못했다고 빌어라 했지만
침만 한번 뱉어주었다
피가 흥건한데 아무데도 터진 곳이 없었다
쓰라려보니 음경 끝이 찢어져 있었다
그 와중에도 궁금한 건
어떻게 밟아야 거기가 짓이겨 찢어지냐는 것이었다
참 별난 경험도 다 있다라는 생각
서산 조폭들이
땜통님 땜통님 이 새끼 데리고 나가요
이 새끼 미친놈이에요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맞다는 생각
난 미쳤다는 생각
왜 그렇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 2011년 황해문화 겨울호(통권73호)
'POESY > 한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성복 - 편지 (1) | 2017.01.13 |
---|---|
김경미 - 멸치의 사랑 (0) | 2013.07.30 |
곽효환 - 삶 이후의 삶 (2) | 2012.04.12 |
김왕노 -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1) | 2012.04.10 |
고영조 - 맹지 (4) | 2012.04.09 |
송경동 - 지나온 청춘에 보내는 송가4 (2) | 2011.11.30 |
이병률 - 스미다 (0) | 2011.11.03 |
고정희 - 더 먼저 더 오래 (1) | 2011.11.02 |
허수경 - 마치 꿈꾸는 것처럼 (0) | 2011.10.31 |
박재삼 - 울음이 타는 가을강 (2) | 2011.10.28 |